그루 터기 2021. 6. 12. 08:00

가방 크다고 공부 잘 하냐?

 

학교 다닐 때 친구들 사이에 자주 하던 이야기입니다. 물론 요즈음도 자주 농담으로 사용하기도 하구요. 제가 생각할 때 이 말은 맞는 말인데 조금은 다르게 생각합니다. 저는 가방이 크면 공부 잘 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희망하고 있습니다.

 

학교 다닐 때 보면, 지독하게 공부하기 싫어하는 친구들은 가방에 책을 한두 권만 넣어가지고 다녔습니다. 매일 똑 같은 책을 몇 권만 넣고 다니다 보니 수업시간 시간표에 맞춰 책이 있을 수 없으니까. 엉뚱한 책을 내 놓고 있다가 선생님께 혼나기도 하고, 책 검사한다거나 자주 혼내는 선생님이 계시면 옆 반에서 빌려오거나 하던 기억이 납니다.

 

공부 잘 하는 친구들은 교재 뿐 아니라, 참고서나 혹은 방과 후에 학원 같은 곳에 갈 교재까지 넣어서 다니다보니 항상 가방이 크고 무거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시골학교의 특성상 새벽에 집에서 나오면 하교 후 집으로 갔다가 다시 나올 수 없고, 모든 것이 끝나야 집으로 가고, 저 같은 경우는 학교와 집까지 8Km 이상 되어 걸어가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통학 기차를 타고 다녔으니 당연히 중간에 집에 갈 수가 없었지요. 그 땐 가방의 무게만큼이나 어깨가 무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요즈음 저는 가방이 크면 공부도 잘한다. 라고 하고 싶어 안달입니다. 새삼스럽게 학교를 다니느라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 건 아니구요. 책상에 있는 노트북과 컴퓨터 모니터 이야기입니다.

저의 책상에는 노트북 두 개와 한 개의 노트북에 연결된 모니터가 하나 있습니다. 내가 사용하는 노트북 두 개를 찍은 사진을 본 친구가 (이 친구는 증권 쪽에 근무 했었습니다) “증권하는 사람은 컴퓨터를 두세 개 켜 놓고 하는 것은 봤는데 집에서 이런 건 처음 봤다고 하네요. 대부분 사람들은 한 개의 컴퓨터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는 회사에 다닐 때 설계를 주로 했었기 때문에 컴퓨터를 대부분 2개의 컴퓨터를 켜 놓고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설계뿐 아니라 영업용 PT자료를 만든다든가, 두 개의 자료를 비교 분석하는 경우 등에는 양쪽 컴퓨터를 켜놓고 작업을 하면 엄청 편리하고, 일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버릇 때문에 집에서도 노트북 2개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컴퓨터를 2개 사용할 때는 꼭 2개가 다 속도가 빠른 신형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메인 컴은 속도가 빠른 것이 좋겠지만 서브로 사용하는 컴은 속도하고는 별로 상관이 없는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요즈음 소방안전관리자 시험문제를 자주 검토하고 정리할 경우에도 블로그에 올려주신 기출문제를 서브 컴퓨터에 띄워놓고, 메인 컴퓨터에서 정리하다가 궁금한 것 있으면 서브컴퓨터에서 인터넷으로 검색도 해보고 하다보면 한 개의 컴퓨터로 화면을 바꿔가면서 하는 것보다 속도도 빠르고 정확도도 많이 높아지기 때문에 많이 흡족해 하고 있습니다.

 

제가 설계를 주로하다보니 컴에서 주요 덕목으로 세가지가 필요한데 그 첫 번째가 메인 CPU가 빨라야 합니다. 이건 누구나 마찬가지겠지요.

두 번째로 컴퓨터 게임하는 사람들처럼 그래픽카드가 좋아야 합니다. 이 두 가지 모두 설계프로그램의 용량이 크고 설계라는게 모두 이미지로 이루어 지다보니 그래픽 용량도 크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로 필요한 것이 넓은 모니터입니다. 제가 도면을 그리는 방식은 도면 하나에 설비 전체를 다 그리는 방식인데요. 이 때 넓은 모니터가 한 몫을 하거든요.

 

얼마 전 큰 아들집에 남는 모니터가 하나 있다고 해서 가져왔는데 이거 정말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3D 작업을 할 때는 필요한 정보를 두 개의 모니터에 띄워놓고 메인 컴에서는 3D작업을 할 수 있어서 무척 좋습니다.

물론 지금처럼 글을 쓰거나 평범한 일을 할 때는 한 개의 컴퓨터로만 해도 충분 합니다.

 

이제 저도 가방 큰놈이 되어 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가방 큰 놈이 일도 잘한다는 말을 믿고 싶은 사람이기도 하니까요.

요즈음 코로나로 컴퓨터 수요가 급증하다보니 컴퓨터 가격이 많이 비싼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급하게 필요한 분들이 다 구매한 다음에는 컴퓨터 가격이 안정이 될 것 같고,

그 때쯤 메인 컴을 최신형으로 하나 장만해야겠습니다. 요즈음 3D 작업을 하다보면 작업하는 시간보다 버퍼링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더 많아 무지 답답하거든요.

항상 그래왔듯이 CPU와 그래픽 카드가 빠르고 좋은 것으로 장만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노트북이 하나는 사람으로 따지면 90이 넘은 것 같고 나머지 하나도 환갑을 지난 것 같거든요. 이제 세대교체를 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면서 금고지기 마누라의 눈치만 슬슬 살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