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취미생활과 일상사/독서 메모

김병만,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실크로드, 2011

그루 터기 2021. 10. 18. 07:20

김병만,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

 

땀은 배신하지 않습니다.’

 

개그맨 김병만님의 자전 에세이이다 글을 읽는 내내 지금까지 쉽지않은 생활들이 그려져서 안타까웠다 그의 말대로 정말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새삼 느낀다.

 

그의 개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노력이다. 그것은 바로 성실이다. 사실 김병만은 달인이 아니다. 그가 달인이라서 사람이 웃고 감동하는 건 아니다. 사람들은 그의 노력에 웃는다. 사람들은 그의 성실에 감동한다. 그가 코너마다 털어 넣었을 온몸과 마음, 그가 이겨냈을 고통과 인내에 박수를 보내다. 또 나 같은 이는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가가 젖어든다.

 

(김병만은 아이디어가 떠 오를 때마다 노트에 적었는데 노트에 빼곡이 적은 아이디어가 몇 백개 나 된다고 한다.)

 

7번의 낙방 만에 KBS 공채 개그맨에 합격한 저자는 무대에서 죽을 각오로 살았다고 말한다. 연기학원 전화번호가 적힌 신문광고와 어머니께 받아낸 30만원을 들고 무작정 고향을 떠나 서울로 올라온 저자는 각 방송사의 공채 개그맨 시험과 백제대, 서울예전 등의 입학 시험에서 모두 떨어지며 좌절했지만 결코 포기는 하지 않았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있는 그대로 내보이며 어떻게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묵묵히 걸어왔는지 하나씩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노력과 인내의 아이콘으로 앞으로 웃음을 넘어 감동을 전할 수 있는 진실한 희극인으로 발전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좌절은 해도 포기는 안 했다.

잘 곳이 없어서 무대 위에서 많이 잤습니다. 공기가 너무 안 좋아서 목이 아플 때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노숙을 했습니다. 공중화장실에서 몸을 씻다가 알몸으로 망신을 당하기도 하고, 계속 되는 오디션 탈락에 수면제도 모으고, 건물 옥상 난간에 서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비참하게 좌절했지만 포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7번의 낙방 만에 KBS 공채 개그맨에 합격을 했습니다.

 

그래. 나는 엉금엉금 기어서 여기까지 왔잖아. 뛰지는 못하지만 쉬지 않고 계속 기어서 왔어. 한순간에 확 뜨는 사람은 중간에 여유를 부릴 수 있겠지. 나는 기어서라도 내 목표까지 가는 거잖아.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봐. 아무리 토끼가 빨라도 결국에는 거북이가 이겼잖아.’ 남보다 많이 배운 것도, 가진 것도, 특별한 것도 없는 사람이 코미디의 한 장면을 위해서 어떻게 참고, 극복하고, 노력해 왔는지 그 과정을 얘기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 책에도 내가 살아온 과정이 가감없이 그려져 있습니다. 부끄럽고, 감추고 싶은 얘기도 있지만 삶에 지친 분들에게 작은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행복하겠습니다. 힘들어서 지치고, 외로움에 비참하고, 좌절하여 포기하고 싶은 분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분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