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는 가고 위드 코로나(WITH CORONA)의 시대가 온다.
얼마 전부터 TV나 뉴스 매체에서 포스트코로나라는 말이 슬그머니 사라졌다. 작년까지만 해도 포스트 코로나의 변화된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뉴스 시간마다 코로나 이후에 변화해야하는 우리들의 일상과 준비해야할 사항에 대해 자주 언급하고 했었는데 어느 날부터 그런 이야기는 자취를 감추었다. 아마도 델타 변이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고 부터가 아닐까 생각이 된다.
그렇다. 이제 우리에게 포스트 코로나라는 말은 없어졌다. 아니 없어질 확률이 높아졌다. 샤스나 메리스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고, 치료약도 아직 개발이 되지 않고 있다.
작년 대구에서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 한림대부속병원의 이재갑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이 난다. “이제 우리는 코로나 이전의 세상은 잊어야 합니다. 코로나를 극복하고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에서 살게 됩니다.” 그 땐 그 말의 뜻을 정확히 이해도 못했지만 코로나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라는 뜻으로 간단하게 해석했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정확히 분석한 말이었다.
달라진 코로나 이후의 세상. 처음에는 상상이 가지 않았지만 이젠 슬슬 그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달라질 모습을 일일이 나열하지 않아도 벌써 많은 것이 우리 곁으로 와있다. 그러고 보니 이미 몸에 밴 습관이 꽤 많은 것 같기도 하다. 18개월 손자는 코로나 이전의 세상을 살아본 적이 없다. 엊그제 태어난 손자도 당연히 포스트코로나만 있다. 아니 포스트나 위드코로나란 단어 자체가 없다. 우리가 포스트 천연두나 위드 천연두라고 생각하지 않듯이 말이다.
나는 위드 코로나를 걱정하고 싶지 않다. 우리 인류는 그 무서운 전염성과 치사율 모두 최악 수준이던 천연두는 이미 백신에 의해 오래 전에 퇴치당한 상태다. 무려 수천만 명이 희생된 흑사병과 스페인 독감도 사회구조의 변화 정도는 가져왔을지언정 인류의 생활 방식을 통째로 바꿀 정도로 그 위험성을 계속 유지하지는 못했다. 위드 코로나도 결코 우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태는 아닐 거라는 확신을 갖는다.
흑사병이나 나병도 완전히 박멸된 것이 아니라 현재까지도 이따금씩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이로 인해 일상생활이 아예 바뀌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옛날 스페인 독감은 서 너 번의 대유행 이후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음에도 저절로 독성이 약화되다가 자연스럽게 종식되었다고 한다. 과거 펜데믹(Pendemic) 바이러스 중 박멸을 통한 종식은 거의 없다고도 한다. 인류를 위협하는 수많은 펜데믹이 있었어도 우리는 이렇게 잘 이겨내고 살아가고 있다.
코로나 이후의 생활에 대해 너무 낙관적인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너무 비관적인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포스트코로나가 되던 위드코로나가 되던 우리는 그 생활에 맞춰가며 살아가면 된다. 뜨는 직업이 있고, 사라져 가는 생활 관습이 있겠지만 그런 건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항상 있어왔던 일이다. 비온 뒤 비포장 시골길을 걸어갈 때 물 고인 웅덩이를 피해서 가면 되는 것처럼 조금은 불편한 것들을 우리 몸에 맞춰 가면서 살아가면 될 거라 생각해 본다.
아자 아자!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함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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