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취미생활과 일상사/독서 메모

손미나, 『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 , 위즈덤하우스, 2020

그루 터기 2021. 11. 14. 05:09

손미나, 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 위즈덤하우스, 2020

 

가까운 친구들은 알고 있다. 내가 잠시도 시간을 허투루 쓰는 법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얼마나 엄격한 사람인지를. ‘자유로운 영혼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치밀한 계획과 철저한 자기 관리로 단련된 사람이라는 것을.() 그런데 몇 해 전, 이런 나의 성향이 타고난 것이기 보다 환격의 영향을 받은 것이고, 커리어적 성과를 이루는데 도움 되었을지는 몰라도 행복하고 평온한 마음으로 사는 데는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알았다. 지칠대로 지친 내 마음이 어느 날 불행하다고 고백해 온 것이다.

 

살다 보면 종종 우리 앞에 일종의 신호가 나타날 때가 있다. ‘천천히 가’, ‘방향을 틀어’, ‘더 이상 뒤돌아보지 말고 앞을 향해 걸어’. 신호를 알아채고 탄력적으로 삶을 재설정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대부분은 아예 알아채지 못하거나, 무시하거나, 알아도 어쩔 도리가 없어 변화를 도모하지 못하고 지나친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런 일들이 쌓이고 쌓인 끝에 결국 못 본 채 넘어가기엔 너무나 큰 사건이 인생을 강타했고, 꽤 힘겹게 그 수렁에서 빠져나와야 했다.

 

남들에게는 현재의 기쁨을 희생하며 살아서는 안 된다고, 미래 어딘가에 행복이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니라고 강조해 왔건만. 극단으로 치닫지 않고 자신을 돌아보는 법을 설파하는 인생학교를 운영하면서 정작 나는 숨 한 번 돌릴 틈 없이 달려왔다. 타인의 고민을 해결해주느라 내 삶은 뒷전이었다니, 아이러니하기 짝이 없다. 도대체 언제부터 즐거운 놀이나 취미 따위는 사치라 생각하며 살아온 걸까.

 

나는 정말 쿠바로 떠났다. 내 안에 끓고 있던 추메 대한 열정을 아낌없이 분출하겠다는 일년으로, 대단한 목표는 없었다. 그냥 몹시도 춤을 추고 싶었고, 오래 염원한 대로 카리브해의 바람을 맞으며 살사를 춰봐야겠다고 단순하게 생각했을 뿐이다.

 

넘치는 행복감을 만끽할 줄 알았던 그 순간, 털끝만큼도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 벌어졌다. 죽음의 문턱에 다녀온 사람들이 간혹 유체이탈을 경험했다는 증언을 하지 않던가. 바로 그렇게 마치 남의 방 안을 들여다보듯, 제삼자의 눈으로 내 무의식의 세계를 목격한 것이다. 적막함으로 가득한 그곳에는 한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나는 행복하지 않다.’

그 문장의 뜻을 인식하는 찰나, 나락으로 곤두박질치는 기분이 들었다. 거의 반사적으로 자세를 고쳐 앉았다. 심호흡도 해보고 차도 마시고 눈앞의 풍경에 집중하려 애써보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 문장은 점점 또렷하게 커지며 내게로 다가왔다.

 

마음이 원하는 건 성공이나 성취, 바람직하고 모범적인 일과는 거리가 멀어요.

쉽게 만족하는 대신 상처도 잘 받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관심을 표현하고 다정하게 대해줘야 해요.

 

"자책하지 않아도 돼요. 미나 씨 잘못이 아니에요. 정신의 속성이 그렇습니다. 아까도 말했듯 워낙 힘이 센 데다 조금만 여지를 주면 걷잡을 수 없이 강해져서 통제가 어려워요. 진짜 문제는 마음이 하고 싶은 일 따위는 어느 순간부터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거죠. 책임감과 완벽주의에 빠져들어 '성취'와 관계없는 일들은 시간 낭비로 느껴지거든요. 그러다 보면 일주일에 한 번씩 '너 잘 있지?'라며 들여다봐주기만 해도 충분한 마음을 챙기지 못하는 수가 있어요."

 

가슴에 비수가 꽂힌 기분이었다. 깊은 슬픔이 느껴졌고 벼랑 끝에 홀로 선 듯 외로워졌다. 내 몸이 나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내가 내 마음에 상처를 주며 살았다니. 도대체 무슨 말일까.

 

자분자분 어린아이 타이르듯 건네면서도 강인함이 배어 있는 그의 조언들, 내안의 세계가 송두리째 뒤흔들리고 있었다. 상담이 끝나자 그는 나를 따뜻하게 안아 주었다.

 

신기하죠? 아무튼 그 당시엔 몰랐는데 지금 와서 돌이켜 보니 그게 바로 번아웃 증후군이었어요. 대개 에너지와 열정이 넘치는 사람들이 걸리다 보니 평소 알지 못했던 부정적인 감정을 마주하며 느끼는 괴로움이 상당히 크죠.

 

* 번아웃 증후군 :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하여 정신적, 육체적으로 기력이 소진되어 무기력증, 우울증 따위에 빠지는 현상.

 

누나의 버킷리스트는 뭐가 있어요? 설마 영원히 죽지 않을 것처럼 언젠가는!’이라며 모든 일을 미루고 사는 건 아니죠?”

 

언제나 하고 싶은 게 넘쳐났었는데 이제는 뭘 하고 싶은지조차 알 수 없는 사람이 돼 있더라구요.

너무 오랫동안 마음을 무시하고 살아와서 그런가 싶어 몹시 슬펐죠.

 

나를 세 파트, 즉 정신, 마음, 몸으로 나누어 들여다보는 법을 알게 된 후에야 비로소 깨닫게 된 것들이 있다. 정신을 단련하고 정신력으로 어려운 일을 극복하는 일이 늘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것, 균형이 깨지면 정신이 지나친 힘을 휘두르게 된다는 것, 그러면 정신이 폭군처럼 나대는 사이 마음의 존재감은 사라지고 몸은 지쳐버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문제가 심각해진 후에야 이런 상황에 대한 깨달음이 온다는 것.

 

다행스러운 것은 여행을 시작한 이후 가끔씩 들려오는 마음의 작은 응답들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아름다운 것을 봐도 별 감흥이 없었는데,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시장을 지나다 먹음직스러운 과일이 쌓여 있는 걸 발견할 때나 앞니 빠진 이웃집 아이가 아무 이유 없이 웃어줄 때면 마음에 빛이 내렸다. 아바나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면 내 얼굴이 서서히 변해가는 것이 보였다. 애쓰지 않아도 웃음이 났다. 사소한 일로 시간을 죽이는 것이 즐거워졌다.

 

우린 가난하고 이 땅을 벗어나는 건 하늘의 별 따기고,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잘 몰라. 하지만 바로 그 이유로 오늘도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아.

 

가까운 지인들은 잘 알고 있는 바, 나는 유달리 겁이 많은 성격이다. 그래서 어떻게 틀을 깨야 할 때면 남보다 몇 십 배 더 망설인다.

 

워커홀릭(하고잡이) : 뭐든 하고 싶어하고 일을 만들어서 하는 일 욕심이 많은 사람영어로 '워커홀릭(workaholic)', 한자말로 '일 중독자'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한다. 어차피 맞을 매면 얼른 맞고 말 것인가. 더 오래 끌다 맞을 것인가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당연히 전자를 택하겠지만. 아예 매를 안 맞아도 되는 옵션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내 맘에 쏙 드는 선택지가 주어지는 경우는 잘 없다.

 

미래를 안다면 잘못된 선택을 하고 어리석은 행동을 하겠는가. 그러니 과거의 내 결정이나 행보에 대해 자책해 봤자 시간과 에너지만 낭비될 뿐 전혀 도움 되는 건 없다. 이럴 때는 그냥 빨리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인생의 섭리다.

 

다래끼 하나 갖고 인생의 섭리 운운하는 게 과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아주 사소한 일에서 가장 위대한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아주 작은 신호들을 잘 해석하는 사람이 지혜를 얻는다고 믿는다. 인간의 기억 저장고엔 수많은 기억이 얽혀 있는데 가끔은 별거 아닌 사건이나 만남이 단서가 되어 아주 오래전 일을 끄집어 올리기도 한다.

 

더는 너를 이용해서 내 욕심을 채우지 않을게.

널 진심으로 아껴줄게.

아무런 조건 없이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고 잠시 기다리면 다시 원점에 가까운 지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 어떤 실패도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닌 삶의 고정일 뿐이라는 것.

 

젊음이란 것이 모래알처럼 손가락 사이로 스르르 빠져나가는 것만 같아 묘한 서글픔이 느껴질 때가 있다.

 

체력이 떨어지느니 차라리 주름이 생기는게 낫다, 체력이 떨어지면 자신감까지 흔들리기 때문에 피부 관리보다 운동이 백배는 중요하다.

 

세상 어떤 일도 결국 본인이 깨닫고 체득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서핑도 마찬가지예요. 보드에 올라타는 건 강사가 대신 해줄 수 없거든.” 인생은 결국 자기가 살아내야 하는 것. 좋은 스승과 부모가 있어도 그들이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다.

지금의 나는 인생에서 어떤 타이밍에 서 있는 걸까. 적절한 타이밍에 보드에서 내려온 걸까. 아니면 내게 맞는 잔잔한 파도를 타고 있는 걸까. 그렇다면 언제쯤 내려가야 하고, 앞으로 는 또 어떤 파도를 기다려야 할까. 아직은 모를 일이다.

 

1, 1초를 쪼개 써도 늘 시간에 쫓겼던 이유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무의미한 일이나 관계에 시간을 허비하기 때문이었다.

 

스테파노의 지론은 이렇다. 정신, , 마음이 균형 잡힌 행복을 얻으려면 우선 그 세 아이가 한자리에 있어야 한다. 사이좋게 함께 걸어 나가야 한다. 마음에게는 정신을 따라갈 시간이 필요하고, 정신은 마음의 속도를 존중해줘야 한다. 그 중심에 몸이 있다. 그리고 깊은 호흡을 통해 그 몸과 마음, 정신을 연결하는 것이 요가다. 그렇게 내 숨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인식함으로써 과거의 기억이나 미래 어느 곳이 아닌 '지금'에 그 셋이 완전하게 머물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으로 평화로운 상태에 들어설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몸은 여기에 두고 정신과 마음은 다른 곳을 헤매는 상태로 살아요. 당신의 마음과 정신은 어떤가요? 지금 여기 함께 있나요?

 

인간을 왜 휴먼 빙이라고 하는지 아니? ‘being',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거야. 근데 넌 그거로는 부족해서 자꾸 뭔가를 손에 더 넣어야 한다는 듯이 살잖아. 네 삶엔 너무 여백이 없어. 잠시 쉬면서 너의 존재를 음미할 틈이 없으니 늘 허기가 지겠지. 우린 휴면 워킹잉 아니라 휴면 빙이란 말이야. 그렇게 발버둥 치지 않고 자신의 존재 안에서 의미를 찾을 때 진짜 행복해질 수 있단다.”

 

결국 어디서 살고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인생을 결정하는 건 자기 인생을 대하는 태도다. 행복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이 무엇인지, 자기 삶의 어느 부분에서 욕심과 집착을 덜어내야 할지 아는 것.

 

내가 나 자신이 아니었으면 하고 바란 적이 있나요? 내 몸 대신 저 앞에 있는 사람의 단단하고 날렵한 몸을 갖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은요? 그건 너무나 큰 배신행위나 마찬가지예요. 평생 함께할,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든든한 지원군을 못마땅해하고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까요. 명심하세요.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지 않으면 자신이 만들어놓은 한계의 노예가 되는 겁니다.”

 

나를 가장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완전한 행복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것도 바로 나 자신이다.

 

스트레스가 극심한 상황이 오면 나는 우주를 생각한다. 아무리 커 보이는 일이라도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대부분 별 거 아니라는 위안이 된다. 이날도 황망한 마음을 밀어내며 우주를 떠올렸다.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화장실 문이 없는 것 따위, 먼지만도 못한 문제다.

 

누군가를 마음에 들인다는 것은 서로의 낯설음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견뎌내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를 알아갈 때는 아주 천천히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급하지 않게,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 만큼 조금씩 거리를 좁히는 것. 시간과 정성을 들여 상대와 자신을 서서히 길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큰 차이점을 발견해도 놀라 달아나는 일이 없도록, '여기까지가 전부구나'하는 것을 느껴도 타격이 없도록.

 

대부분의 ᄉᆞᆱ은 여행지에서의 우정을 한 조각의 추억으로 간직하고 살아간다. 그에 따른 허전함은 마음을 더 준 자가 감당할 몫이 된다. 다년간의 경험을 거치면서 나는 길 위에서 만난 인연들과는 서로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우정과 추억을 쌓는 것이 바라직하다는 신념을 갖게 되었다. 대신 그렇게 하면 조금 더 현재의 순간과 상대에 집중하게 되는 장점도 있다.

 

그림에도 여백이 있어야 아름답고, 패션도 한 가지를 덜어내야 세련되어지는 것처럼, 인간관계도 적당한 거리 유지를 하며 조금씩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길들여졌을 때 성숙하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이곳에서 또 한 번 깨달았다.

 

나는 여전히 두렵다. 상처받거나 상처 줄까 무섭고, 누군가와 너무 멀어지는 것도, 너무 가까워지는 것도, 마음을 전부 털어놓는 일도, 누군가가 나를 너무 좋아해주는 것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이런 두려움을 안고서라도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은 아름답다는 것을,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천천히 가면 괜찮다는 것을 이 작은 동네 사람들로부터 배웠다.

 

정말 마음이 잘 통하면 짐도 나누어 들고 아픈 어깨를 주물러 줄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각자 걸어야 한다. 언제든 갈림길이 나오면 헤어져도 좋을 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차가운 돌 바닥에 요가 매트를 깔고 앉아 선풍기 바람을 맞으며 젤라또를 먹다가 별안간 깨달았다. 누군가의 시선 때문이 아니었다. 남들의 평가 때문도, 직업적인 특성 때문도 아니었다. 그냥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못한 것이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내가 온전히 인정했다면, 남들이 뭐라고 평가한들 전혀 문제가 안 되었을 것이다. 살이 오른 몸, 햇볕에 그을린 얼굴, 초라해 보이는 헤어스타일을 감추고 싶어 한 건 나 자신이었다. 내가 자꾸만 나에게 더 완벽해지라고, 더 예뻐지라고, 너 말고 더 아름답고 날씬한 누군가를 원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나는 너무나 일상적으로 내 마음에 상처를 주고 있었다.

 

모든 열정이 고통인 것은 아니나. 모든 고통은 열정이다.

 

결국 나를 살게 하는 것은 돈도 명예도 성공도 아닌, 그 어떤 고통도 감내할 수 있을 만큼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그 무엇이라는 것, 내 힘으로 통재할 수도 없고 못마땅한 일이 수두룩할지라도, 고통을 감수하고 깊이 몰두하고 사랑할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대로 괜찮은 인생 아닐까.

 

그제야 알 것 같았다. 그것은 여행의 끝이 아닌 시작이란 걸. 물리적인 여행은 끝나가고 있었지만 내 안으로의 여행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어쩌면 이제야 비로소 수많은 의문에 대한 답을 얻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내 가슴은 다시금 기대감으로 부풀어 올랐다.

 

어디에 머무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평화란 결국 마음속에서 발견해야 하는 것이다.

 

감정의 중요한 특성은 바로 성장하지 않는다는 데 있어요. 여덟 살 아이에게도 여든 살 노인에게도 똑 같은 감정들이 존재해요.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감정은 늙지 않아요. 아이도 슬픔과 분노를 느끼고 어른도 사랑과 공포를 느껴요. 단지 표현하는 법을 잊었거나 억지로 조절하고 있을 뿐, 우리 안에는 그 모든 감정이 똑같이 존재해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소통하고 관계 맺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은 감정에서 나오거든요. 그러니 감정을 너무 억누르고 가두어두면 교감과 소통 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그것은 인간관계부터 사회생활, 결국은 우리 인생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요. 감정은 모든 인간의 공통분모인 셈이죠."

 

미나 씨의 말은 대부분 어떻게 해야 한다혹은 해서는 안 된다.’로 끝나요. ‘하고 싶다.’, ‘하고 싶지 않다.’라는 표현은 아주 드물게 쓰죠. 거의 들어본 적이 없어요.

 

앞으로는 무엇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자제해 보세요. 그런 생각이 들거나 그런 말이 튀어나오면 곧바로 무엇을 하고 싶다로 바꾸도록 노력해 보세요.

 

오늘 하루 내면아이와 데이트를 하세요.

 

두려움은 과거의 기억을 통제하려는 성질이자 미래에 대한 반응입니다. 우리 인간에게는 놀라운 기억력이 있어요. 보통은 뇌에 있는 기억 창고만을 생각하는데, 사실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어마어마한 양의 기억을 저장하고 있어요. 그렇게 저장된 과거의 기억은 현재를 조종하려는 성향이 있어요, 바로 그게 두려움이란 녀석의 정체지요.

 

"잘 생각해보면 두려움은 모두 상상에서 비롯됩니다. 실제로는 벌어지고 있지 않은 일들에 대한 거죠. 과거는 '기억', 현재는 '경험', 미래는 '상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두려움은 과거의 기억을 통해 미래를 상상해 느끼는 감정인 거죠. 이미 벌어진 일과 일어나지 않은 일 사이에서 느끼는, 실제가 아닌 감정이 그 정체입니다."

 

신체적인 두려움은 그렇게 긍정적인 면이 있어요, 문제는 감정적인 두려움인데요. 이런 것들이죠. 상처받을까, 거절당할까, 사랑받지 못할까, 버림받을까, 실수할까, 보잘 것 없이 느끼면 어쩌나, 실패하면 어쩌나, 남들이 뭐라고 생각할까. …… 어때요. 미나씨의 두려움도 이런 것들이죠?

 

다시 말하지만 자책할 필요는 없어요. 대부분의 사람이 겪는 문제입니다. 본인은 못 느꼈을 정도로 작은 과거의 경험부터 트라우마까지 몸에서 아주 예민하게 기억해두고 있다가 반응하거나, 혹은 반대로 한 번도 실패의 경험이 없는 일에 대해 어마어마하게 끔찍할 거라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보니 두려움을 갖게 되는 거지요.

 

"두려움이 실존하지 않는 것이라는 걸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반은 왔어요. 지금부터 할 일은 두려움을 피하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예요. (중략) 두려움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세요. 내가 어떤 일로 상처 받았고 얼마나 아픈지, 어떤 일에 실패해서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지, 바보 같은 실수를 해서 지탄받아야 할 때나 누군가에게 버림받았을 때에도 그냥 그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해보세요. 두려움은 도망치거나 벗어나려 하면 점점 더 커져서 미나 씨를 덮칠거예요. 하지만 눈을 똑바로 뜨고 마주하는 순간 생각보다 별거 아니라는 걸 알게 되지요. 더구나 현재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요.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두려움보다 ''가 커지고 감정을 인식하고 움직이는 지성이 큰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그것이 소위 말하는 감성지능이란 거지요.

 

외부의 자극을 받았을 때, 우리 뇌 안에서는 이성과 감정을 주과하는 부분이 동시에 반응하게 되는데요. 그 둘을 적절히 활용하고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힘을 감성지능이라고 해요. 그래서 감성지능은 자신을 인지하는 일과 사회적 관계를 맺는 일 모두 영향을 미치죠

 

결국 적절한 휴식을 통해 균형을 맞추며 감성지능을 키우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고 모든 것을 달라지게 한다는 예기인 것 같아요.

 

번아웃을 막으려면 정신에게 휘둘리면 안 되고, 본인 의지대로 정신이 일하거나 멈추도록 제어를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을 맞출 수 있거든요.

 

매일 작은 휴식(미니 휴가)을 취해야 해요. () 중간중간 멈추고 작은 일에 감사하고 즐기고 축하하고 스스로 칭찬하고 격려해줘야 해요, 그러면 잠도 더 잘 주무실 수 잇을 거예요. 질 높은 수면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예기 기억하시죠?

 

마음 챙김은 현재 이 순간, 이 자리에 있는 우리의 의식과 마음을 인식하는 것이지, 자기도 모르게 끼어드는 생각들을 쳐 내거나 어디론가 헤매는 정신을 억지로 이 자리에 데려다 놓는 걸 의미하지 않아요. 오히려 그 반대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지요. 유량하고 헤매는 의식의 흐름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그걸 다 품어 주는 것이 마음챙김이예요.

 

"마음챙김은 마치 어린아이를 대하듯 자기의식, 생각, 정신, 마음 상태를 다루는 걸 말해요. 예를 들어 '어떤 문제가 있어', '어떤 걱정이 있어'라고 했을 때 '걱정하지 마'라고 문을 닫아버리는 게 아니라, 무슨 걱정인지에 관심을 갖는 거죠. , 그것이 나쁘다거나 좋다거나 하는 그 어떤 판단도 해선 안 돼요.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도 말아야 해요. 그냥 있는 그대로 품고 바라보고 흘러가길 기다리는 거죠."

 

어떤 판단도 해선 안 돼요.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도 말아야 해요. 그냥 있는 그대로 품고 바라보고 흘러가길 기다리는 거죠

 

아침 명상은 단순한 숨쉬기가 아니라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바꾸고 인생의 일분일초를 아낌없이 살아내도록 돕는 일이다. 끝날 때가 되니 저절로 두 손이 모아졌다.

 

우주의 모든 것은 내가 존재할 때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존재한다는 것은 바로 지금 이순간과 연결되어 있다. 내가 없으면, 내 삶이 끝나면, 지나간 시간 속의 일이 되어 버리면 세상의 의미를 상실하기에 현재 살아 있는 순간을 느끼고 즐겨야 한다. 아마도 이것이 이번 모험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자기 자신의내면세계입니다. 마음의 평정을 찾으면 바깥세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든, 남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든, 지구상 어디에 있든 진정한 행복 안에서 살아갈 수 있어요. 그리고 그것은 자기 자신에게 조차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놓아주고 바라보면서 사랑하는 일에서 시작 될 수 있습니다. 행운을 빌어요. 곧 또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