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한비야, 푸른숲, 2020
한비야님의 세 번째 책이다. 도전정신 하면 빼 놓을 수 없는 저자의 매력에 끌러 보기 시작한 책. 몇 달을 기다려 빌릴 수 있었다. 『1그램의 용기』를 보고나서『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을 보니, 다른 내용 비슷한 느낌이라서 망설이다가 읽었다. 대출중이라 예약을 했는데 몇 달을 기다렸다. (몇 달을 기다려서 빌렸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만족스러울 수는 없다)
한비야님이 결혼을 했다. 이 책을 보고 결혼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 결혼하지 않고 세계를 누비며 여행과 결혼하고 사실 줄 알았다. 결혼 방식도 한비야님의 방식이라고 할 만큼 특이하다. <우리 따로 또 같이>로 대변하는 3.3.6 방식의 결혼생활. 늦깍이 결혼(?:결혼에 늦깍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단어일까? 내가 써 놓고도 미안하다)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결혼 방식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최근에 읽은 다양한 결혼방식에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결혼 방식이라는 것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그러면서도 60대에 결혼이란 쉽지 않은 결정을 한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한 공간에서 혼자 있는 시간 확보하기, 잔소리 방지법, 차이 나는 살림법과 시간 관리법, 오전 10시 전 부정적 대화 금지, 단계별 잔소리 방지법, 민망하지 않게 실수를 짚어주는 기술 등 서로의 시간과 공간을 지켜주기 위한 원칙, 싸우지 않기 위해 고안한 슬기로운 대처법등이 이젠 관성에 따라 살아가고 있는 나의 60대 결혼 생활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도 했다.
저자 소개
한비야
산이 많은 나라에서 태어났다. 자가발전기를 부착한 에너자이저. 결혼 3년 차로, 남편 안톤을 만나 미리 하기와 아무것도 안 하기의 기술을 배워가고 있다. 1년에 3개월은 네덜란드에서 산다. 30대에 육로 세계일주를 떠났고, 40대에 한국 월드비전 긴급구호 팀장으로 세계 곳곳의 재난 현장에서 일했다. 50대에 인도적지원학 석사학위를, 60대에 국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1년의 절반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나머지 절반은 국제구호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홉 권의 책을 썼다. 이 책은 열 번째 책이다.
안토니우스 반 주트펀
Antonius van Zutphen
평지가 많은 나라에서 태어났다. 무엇이든 미리 준비하는 원칙주의자. 결혼 3년 차로, 아내 비야를 만나 목표돌진형 삶을 간접 체험하고 있다. 1년에 3개월은 한국에서 산다. 약 40년간 긴급구호 현장에서 일했다. 월드비전 인터내셔널 지역 책임자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아이티 등에서 인도적 지원 사업을 이끌었다. 60대 중반, 자발적 은퇴를 결정했다. 현재 네덜란드의 한 작은 마을에 정착해 봉사활동, 마라톤, 한국어 공부를 하며 바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 책은 한국에서 낸 그의 첫 번째 책이다.
독서 메모
30대에 만나 60년 잘 사는 것도 좋지만, 우리처럼 60대에 부부로 만나 30년 사이좋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가까운 사람들은 우리의 이런 얘기들이 재미있다고 했다. 듣고 나면 많은 것을 생각하며 뭔가를 결심하게 된다고, 젊은 친구들에게도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우리 결혼생활은 ‘336타임’으로 돌아간다. 1년 중 3개월은 네덜란드에서 3개월은 한국에서 같이 지내고 나머지 6개월은 따로 지내는데 따로 있을 때는 문자 보내기가 가장 중요한 소통 방법이자 연결 고리다. p18
하지만 우리가 누구냐. 최대한 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는 구호 전문가 아닌가? 안톤과 나는 구호 현장에서 쓰는 방식을 우리 관계에 적용해보기로 했다. 바로 ‘우선순위’와 ‘최소 기준’ 정하기다. p20
‘오전 10시 전 부정적인 얘기 금지’는 비야가 제안하고 둘이서 합의한 원칙이다 아침 10시 전에는 절대로 무엇에 관해서건 누구에 대해서건 부정적인 얘기를 하지 않는 거다. p40
“Shall we go Dutch?(우리 각자 낼까요?)” 더치레이! 직역하자면 네덜란드식 계산법인데 우리말로는 ‘따로따로 계산하기’ 혹은 ‘자기 몫 자기가 내기’쯤이 되겠다. 보통 여럿이 먹고 자기 밥값을 낼 때 쓰이는 영어로는 ‘go Dutch' 또는 ’Dutch treat'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작 네절란드에선 이 말을 쓰지 않고 ‘Let's pay separately(각자 먹고 마신 만큼 계산하자)’라고 한다. p52
그후, 우리가 한국이나 네덜란드에서 함께 지낼 때 가족 모임, 친구 모임에서 내는 돈은 물론 필요한 선물 구입비나 축의금 일체를 반씩 부담하고 있는데 둘 다 대 만족이다. 앞으로도 어떤 애매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이런 식으로 해결하면 될 것이다. 물론 각자의 가족에게 따로 하는 재정 지원은 상대방에게 물어볼 필요도, 알 필요도 없다. 각자의 돈으로 알아서 하는 거니까.p55
지금까지 안톤이랑 돈 때문에 불편하거나 마음 상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걸 보면 50대50원칙이 우리에게 딱 맞는 방법임이 분명하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각자의 수입과 자산은 각자 관리하고 같이 있을 때 드는 비용은 반반씩 내면서 살 생각이다. p61
이렇게 둘 다 깔끔하고 정리 정돈을 잘하는 공통점이 있는 반면, 일상생활에서 비야와 내가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시간 관리법이다. 비야는 깨어 있는 시간에는 꿀벌처럼 한시도 쉬지 않고 뭔가를 한다. 반면 나는 틈틈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혹은 아무 생각 없이 빈둥거리는 시간을 즐긴다. p63
비야가 내 인생에 들어오면서 드디어 내게도 이 성숙기가 찾아왔다. 그와 더불어 이해, 공감, 신뢰, 평화라는 성숙기의 덕목이 일상생활에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비야도 마찬가지일 거다. 우리는 서서히 ‘자기중심적’인 생각과 행동을 벗어나 ‘우리 중심적’으로 바뀌고 있다. p88
사랑과 초콜릿은 나눌 때 더 달콤한 법, 이걸 나누는 사람이 비야라서 참 좋다.p90
일기장에는 그날 할 일과 동선가 사간대에 다라 ‘오늘의 할 일’로 정리하고, 작은 탁상 달력에는 주간, 월간, 연간 계획을 연필(임시계획), 파란 볼펜(유동성 있는 계획), 빨간 볼펜(바꿀 수 없는 계획)으로 구별해 적는다. p93
그날 밤 특별 과외로 배운 쿠바 칵테일 제조법은 무진장 요긴하게 쓰고 있다. (…) 딱 30분 배운 거로 30년은 써 먹을 수 있으니 뭐든지 배울 기회가 생기면 일단 꽉 자아야 한다. p119
가벼운 마음으로 아침을 먹으면서 우리가 함께 지낼 수 있는 세월이 길지도 않은데 하루라도 이렇게 까먹은 건 너무 아깝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했다. 그리고 만약 다시 이런 일이 생겼을 때, 반드시 지켜야 할 대원칙을 정했다. 아무리 화가 나도 그날의 문제는 그날 꼭 풀고 잘 것! p127
대성당 근처를 지나다가 벤치에 앉아 초라한 행색으로 구걸하는 노인을 지나치게 되었다. 늘 그랬듯이 나는 돈을 줄까 말까 망설였다. 딸에게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이런 상황을 수천 번도 더 겪었지만 아직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자. 께소가 이렇게 말했다. “아빠 돈은 아빠 소유가 아니라 하느님의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요?” 딸의 그 말은 내게 폭탄이 떨어진 듯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 일을 계기로 주는 일이 훨씬 편해졌다. 요즘에는 줄까 말까를 고민하지 않는다. 도와야 하는 사람들을 보는 즉시 돈은 내 주머니를 떠나고, 나는 고맙다는 말을 듣기도 전에 떠난다. p134-135
‘곤궁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건 우리의 임무이며, 이들은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들을 품위 있는 인간으로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 이 명료한 지침은 주는 자와 받는 자가 존재하는 모든 상황에서 적용된다고 믿는다. 일상생활에서도, 구호 현장에서도 도움 받는 사람을 절망적인 대상으로 보거나 그렇게 대우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그들 역시 품위 있는 인간이다. 다만 지금 당장 도움이 필요한 상태에 있을 뿐이다. 이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p136
나는 그동안 비혼 상태였지 비혼주의자는 아니었다. (…) 성인 커플이 같이 사는 삶의 방식 중에서 결혼만이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다.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얼마든지 같이 살 수 있다. 네덜란드에도 결혼, 등록된 관계, 법적 보호를 받는 동거, 혹은 아무런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동거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커플마다 각자의 생각과 상황에 맞는 삶의 방식을 합의해서 선택하면 된다. 그리고 성인으로서 그에 따르는 즐거움과 기쁨은 물론 책임과 의무를 다하면 그만이다. 나 역시 이런 모든 과정을 거쳐 오랜 비혼 상태를 끝내고 결혼이라 삶의 방식을 택한 것이다. p164
이 지역 주민들이 쓰나미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한번이라도 교육이나 훈련을 받았더라면, 동네마다 대피를 알리는 사이렌 확성기만 있었더라면 얼마나 많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까? 그러나 재난이 일어난 후에야 미디어의 관심과 구호 자금이 몰리는 게 현실이다. 나는 늘 그게 안타까웠다. 오랫동안 생각해온 이 문제는 자연스레 내 논문 주제가 되었다. p176
그동안 나와 일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또한 헤아려보게 되었다. 분명 그들은 나름 최선을 다했을 거다. 단지 내가 그들보다 현장 경험이 많아 내 성에 차지 않을 뿐. 그건 내가 몇 달 동안 밤잠을 설쳐가며 쓴 원고가 지도 교수 눈에 차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시는 내 성에 차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의심은 하지 않을 거다. p180
헌법을 보면 제헌 당시 그 나라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무엇인지 알 수 잇다는데, 그렇다면 1948년에 헌법을 만든 우리는 국민의 주권 회복이 절대적인 과제였고 1814년에 헌법을 만든 네덜란드는 평등과 차별 금지가 제1과제였기 대문이 아니었을까? p198
이나라 5대 도시 중 하나인 에인트호번이 있다. 글로벌 전자제품 회사 필립스가 있고 박지성 축구 선수 덕분에 우리에게도 친숙한 이름이다. 작은 이 마을은 놀랍게도 서유럽의 허브다. 벨기에까지는 고작 10킬로미터. 자전거로는 30분, 레인더 숲길 따라 천천히 걸어가도 두 시간 남짓 걸릴 뿐이다. 큰 도로 표시를 제외하면 변변한 이정표도 없어 국경이 아니라 옆 동네를 드나드는 것 같다. 독일까지는 차로 약 30분 거리로, 안톤은 한 달에 한두 번은 맥주를 사러 독일에 다녀온다. p199
언젠가 이웃에게 이꽃이 한국의 국화라고 말했더니 한국이 이렇게 가까이 연결되어 있었냐며 좋아했다. 거기에 착안해서 얼마 전 우리 집 앞마당에 무궁화를 여러 그루 심고 안톤 부모님 산소 옆에도 몇 그루 심었다. 내친 김에 우리 집 앞, 뒷마당에 온갖 종류의 무궁화를 심어 아예 무궁화동산으로 만들고, 그 꽃으로 이 동네 사람들 ‘참교육’을 시켜볼까나? p 220
은퇴했다면서 친구들에게 ‘바쁘다’고 얘기하려면 민망하기도 했지만 그것 사실이었다. (…) 오랜 친구들과 다시 정기적으로 만나고 새로 이웃을 사귀는 데도 시간이 많이 들었고, 무엇보다 비야와 새로운 삶을 계획하고 꾸려가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은퇴 전보다 바쁘다는 말을 더 자주 하며 살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66세에 자발적 은퇴를 결심하고 실행에 옮긴 건 정말 잘한 일이다. (나도 65세에 자발적 은퇴를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다. 정말 잘했는지는 아직도 진행형이지만 후회하거나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은퇴 후 변화한 내 생활보다 변화한 내 생각이 더 많고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p 221
한번은 성당 안에 있는 예수님 초상화를 보면서 옆에 있던 수녀님에게 “예수님은 중동 사람인데 왜 하얀 피부에 푸른 눈동자일까요?”라고 묻다가 혼난 적도 있다. (글을 읽다가 보니 그렇네요. 그리고 그런 질문에 왜 혼이 나야하는지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그때 마다 안톤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도 궁금해. 그러나 세상에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지. 인간의 이해와 설명을 넘어선 신의 영역이라고나 할까? ~”p244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과 결혼해서 좋은 점은 같이 기도할 수 있는 거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우리는 아침에 15분 정도 번갈아서 소리 내어 기도한다. 그렇게 하면 상대방의 마음속을 속속들이 알 수 있고 내 마음도 잘 전해진다. 함께 손잡고 고개 숙여 기도하는 그 시간 자체가 말할 수 없이 깊은 동질감과 연대감을 만들어 준다. p246
용서를 청하고 용서해주는 일, 둘 다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나이 들수록 이걸 잘하면 얼마나 좋을까? 연습하면 잘할 수 있을까? 안톤 말대로 사람 힘으로는 안 되는 일이니 하느님께 도움을 청해야만 하는지도 모르겠다. p262
안톤과 나를 과일에 비유하면 우리는 고유한 맛과 색깔을 가진 독립적인 과일이다. 이 두 과일이 섞였을 때 각자의 고유성을 유지하면서도 조하를 이루는 생활, 함께할 때 오히려 각자의 고유함과 존재감이 더욱 선명하게 빛나는 과일 칵테일식 공동생활! 이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결혼 생활의 본질이자 핵심이다. 과일 칵테일이 맛있고 보기도 좋으려면 한쪽 과일 맛이 너무 강하거나 한쪽의 양이 너무 많으면 안 된다. 한쪽으로의 일방적인 흡수나 동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흔히 결혼은 자기 반쪽을 찾는 일이라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불완전한 두 개의 반쪽이 모여서 비로소 하나의 완전체가 되는 게 아니라, 혼자로도 이미 완전체가 되어야 둘이 있어도 완전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p268
혼자로도 충분하다는 자각, 혼자 서겠다는 각오, 혼자 버티고 견뎌내면서 마침내 혼자 해내는 힘이 있어야만 둘이 같이 있어도 좋은, 과일 칵테일식 결혼이 가능하다고 나는 믿는다. 그러니 비혼 상태든 결혼 상태든 관건은 ‘혼자 있는 힘’이고 그 힘을 길러야 한다. 내게 이 ‘혼자 있는 힘’이 생긴 건 장기간의 오지 여행 때도 긴급구호 전문가로 일할 때도 아닌 고등학교 1학년 겨울이었다. p269
“외부 밧줄이 모두 사라졌을 때 무엇으로 나를 지탱할 것인가?” 외부의 밧줄이란 아무리 굵고 튼튼해 보여도 조금만 상황이 달라지면 새벽안개처럼 사라지는, 참으로 믿을 수 없는 무엇이라는 걸. 기준과 호불호가 손바닥 뒤집히듯 쉽게 변하는 세상에서 믿을 건 스스로 서 있게 하는 자기 뿌리밖에는 없다는 사실을. 그러니 힘들고 괴롭더라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끈질기게 물어야 한다. 외부 밧줄을 모두 빼고 오로지 나만 남을 때 묻고 답해야 한다.p274
은퇴 후 종종 일이 그립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한마디로 답하면 하나도 그립지 않다. 충분히,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다. 인생의 오전인 27세에 집을 나가 열심히 일하다. 66세, 인생이 늦은 오후에 집으로 돌아온 기분이다. 돌아와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는 차를 마시는 중이다. 이 시간이 넉넉하고 평화롭다. p281
요즘 들어 우린 틈만 나면 이 주제로 얘기를 나눈다. 둘 다 진심으로 그렇게 나이 들고 싶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수없이 많은 원칙과 전술 전략을 세웠다 고쳤다 없앴다 하고 있다. 의사들은 늘 말한다. 몸에 좋은 100가지를 하는 것보다 몸에 나쁜 한 가지를 하지 않는 게 훨씬 낫다고. 이 조언을 응용하여 최우선으로 하지 말아야 할 두 가지에 합의하고 대책을 마련해보았다. -289쪽
품위 있고 귀엽게 나이 들기 연습
첫째, 아는 척하거나 말 길게 하지 않기
1. 물어보기 전에는 말하지 않기(대부분의 지식과 정보는 인터넷 검색 5분 만에 나옴을 명심)
2. 우리의 경험과 의견을 물어봤더라도 질무의 핵심 및 요점만 간단 명료, 명쾌하게 말하기 (주저리주저리는 절대 금물)
둘째, 다른 사람이 말할 때 끼어들지 않기. p290-291
나는 나이 들어서까지 외국에서 이방인으로 살고 싶지 않다. 한국에서 한국말을 하고 한국 책을 읽고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랑 산과 들을 다니며 지내고 싶다. p313
가진 것을 꼭 쥐고 있다가 버리듯 갈게 아니라 평소에 바로바로 나눠야 한다. 나의 어머니가 늘 말씀하시던 네델란드 격언이 있다. ‘차가운 손보다 따뜻한 손으로 주어라.’ 일상사도 그렇지만 특히 유산은 살아 있을 때 따뜻한 마음으로 잘 나눠주라는 뜻이다. p315
어떤 사람은 말했다. 60대에 이르면 더 이상 똑똑해질 필요는 없지만 더 지혜로워졌음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나 자신의 우월함을 입증하려는 노력은 덜 하고 대신 내가 배운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려는 노력을 더 해야 한다는 말이다. p317
“그래요, 근데 인쇄를 우리만을 위해 쓰는 건 너무 아깝잖아” “그렇기는 해” (…) “100퍼센트 찬성이야! 그렇게 하자. 그럼 인쇄를 어떻게 나눌까? 우리가 좋아하는 비율, 50대 50은 어때? 우리를 위해서 50퍼센트, 다른 사람을 위해서 50퍼센트로 말이야.” “아주 좋아. 그러면 인세를 주는 독자, 인세를 받는 우리, 우리에게 도움을 받는 사람들 모두에게 두루두루 좋은 일이 될 거야.” 그의 얼굴에 흡족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래서 아직 나오지도 않은 이번 책의 인세는 이렇게 쓰기로 결정했다. p3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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