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신, 『인생견문록』, 해냄출판사, 2017
태양운수주식회사를 운영한다.
- 아침에 눈뜨면 동쪽에 있는 태양을 온종일 서쪽으로 옮겨놓고, 자고 일어나면 또 동쪽으로 가버린 태양을 서쪽을 옮기곤 합니다.
몸속의 세포는 그 사람이 생각한 대로 변합니다. 나의 주인은 바로 내 마음인 것입니다. 모든 두려움은 자신이 만듭니다. 생각에 얽매여서 괴로움이 자꾸 증폭되거나 점점 더 커집니다. 내가 만드는 것이 인생이라고, 그렇게 살자고 다짐하지만, 이런 생각이 며칠이나 갈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사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배설물은 방에 있으면 오물이지만 밭에 있으면 거름이 된다. 우리가 지니고 있는 근심, 아픔, 두려움 따위는 마음에 그대로 두면 고통일 뿐이지만 마음 밖에 두고 바라보면 지혜가 된다.
“전에는 둥글고 가지런하게 가지치기를 했지만 요즘은 나무의 생김새를 살려 깎습니다.”
다리가 떨릴 때 여행하지 말고, 가슴이 떨릴 때 여행하라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하면, 가려고 할 때 못 간다.
혹시 내가 오래전에
지인들과 한 약속을 잊지나 않았는지? 차분하게 기억을 더듬어 봐야겠다.
다만 세상을 빌려 쓸 뿐이면서도 마치 내 것 인양 함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따뜻한 마음도 퍼내지 않으면 말라 버린다.
웃음, 여유로움, 친절, 사람, 베품, 용서도 퍼내지 않으면 말라 버린다.
사람은 세월을 먹고살기 때문에 나이 들면 손바닥에든 마음에든 잊어서는 안 될 것들을 적어놓아야 하겠습니다. 현대인들에게 건망증이 심한 것은,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알아서 기억에 과부하가 걸리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정작 나와의 약속, 잊어서는 안 될 사람이나 용서, 베풂, 진실, 행복과 같은 인간적 코드는 소홀히 하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1년에 한두 번쯤 휴대폰을 며칠 꺼놓거나, 신문 방송과 절연한 채 호젓한 곳에서 명상을 하거나 하루 이틀 정도 단식을 해보면 자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렵지 않게 자기의 인간적 코드를 읽을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편리함은 디지털의 몫이지만, 행복은 아날로그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인간적 코드는 결국 아날로그이고 그것이 곧 행복입니다.
불안, 두려움, 근심, 걱정은 모두 마음에서 오고 생각에서 일어나는 것인데, 그 마음을 찾을 수 없다면 이미 해결된 것과 같습니다.
태풍을 제 힘으로 막을 재간은 없습니다. 지붕을 와이어로 고정하고 바람 구멍을 실리콘으로 막고 창문에 테이프와 신문지를 붙이고 장독 뚜껑을 무거운 것으로 눌러놓은 것은 제 마음을 편안케 하고 저를 안심시키는 행위였습니다.
고등동물일수록 걱정이 많다고 하지요. 걱정거리는 사람의 몸에 잘 달라붙는 숲속의 도깨비바늘 같은 것이어서 달라붙고 떼어내기를 반복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인생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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