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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의 결혼기념일은 모두 14일이다.

그루 터기 2021. 6. 14. 08:00

우리 가족의 결혼기념일은 모두 14일이다.

 

요즈음 젊은 사람들은 매월 14일을 무슨 기념일 데이라고들 한다.

화이트 데이나 발렌타인데이 같은 경우는 메스컴에도 자주 나와서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그 외에도 매달 14일은 기념하는 종류도 많다. 궁금해서 인테넷을 찾아보니

 

1월 14일은 다이어리데이라고 한다. 좀 쑥스럽고 어색하지만 다른 달에는 적당한 것이 있는데 1월에는 딱히 적당한 것이 없어서 그렇게 정했나 보다. 라는 생각이 든다.

2월14일 발렌타인데이나 3월 14일 하이트데이는 새롭게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다 아는 날이다. 4월14일은 솔로들이 짜장면을 먹는 블렉데이라고하고, 5월14일은 사랑하는 연인에게 장미꽃을 선물하는 로즈데이(장미데이), 6월 14일은 키스데이라고 한다. 7월 14일은 실버데이, 8월 14일은 그린데이 또는 뮤직데이, 9월14일은 포토데이, 10월 14일은 와인데이 또는 인형데이, 11월 14일은 영화를 보고 쿠키를 선물하는 무비데이쿠키데이, 12월 14일은 허그데이라고 한단다. 몇 개는 그럴듯한데 몇 개는 억지로 갖다 붙여놓은 듯하다. 아마도 상업적인 의미로 붙여놓은 이름이 더 많은 듯하다.

 

그런데 우리 가족도 모두 14일이 결혼기념일이다. 일부러 14일로 맞춘 것은 아니지만 토요일로 맞추다보니 우연의 일치로 14일이 되었다.

 

먼저 내 결혼식이 39년 전 11월 14일이다. 그 때 결혼식 날짜를 내가 결정했었다.(그 때는 대부분 여자 쪽에서 결혼식 날을 받았었다) 년 초에 중매로 만나 5월 5일 약혼식을 하고, 가을 쯤에 결혼식을 하자고 해서 날을 받았는데, 공교롭게도 음력으로 생일을 하는 아내의 생일이 일요일인 11월14일이라 최고의 결혼선물이 될 것 같아 그렇게 결정했었다. 그 날은 과수원을 하시는 아버님의 입장에서는 수확을 해야하는 가장 적당한 날이었는데 아들이 직장에서 그날밖에 시간이 나지 않는다는 말 때문에 어쩔 수없이 그날로 결정이 되었다.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님께 불효막심한 거짓말을 한 나쁜 아들이 되고 말았다.

 

이번엔 큰아들의 결혼식이 다가왔다. 요즈음은 저희들끼리 결혼준비에 결혼식 날짜도 정하고 장소도 정하다보니 부모는 그냥 하객에 불과하다. 큰아들이 결정한 결혼식은 5월 14일이였고, 작은 아들이 결정한 결혼식 날짜는 2년이 지난 뒤 4월 14일이였다. 모두 주말로 날짜를 결정했는데 우연히 모두 14일이 결혼식 날짜가 되었다.

 

그런데 올 봄 시골에 살고 있는 조카가 결혼식 청첩장을 보냈는데 3월14일이 결혼식날이라고 한다. 우린 웃으면서 너도 우리 식구인가보다라고 농담을 했던 기억이 난다.

 

결혼식 날짜가 생일처럼 완전의 신의 영역은 아니지만 이렇게 모두 맞추기가 쉽지 않은데 우연이지만 참 좋다.

 

그리고

또 하나

난 지금 714동에 살고 있다. 이것도 14의 연속인가? 억지로 14의 틀에 끼워맞춰 본다.

 

 

 

큰아들 며느리 결혼식 날입니다.  지금 다시 봐도 멋지고 날씨도 많이 도와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