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훈, 『어느 날, 죽음이 만나자고 했다』. 웅진 지식하우스, 2021
죽기로 결심한 의사가 간절히 살리고 싶었던 순간들
책 제목이 저에게 책을 읽게 만들었습니다
요즈음 부쩍 죽음에 대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옛날 같으면 생각이 아니라 코 앞에 다가왔겠지만
지금 세상은 이제 다시 시작하는 인생 2막 1장인데.
책을 읽어보니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죽음을 이겨내는 이야기 였습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의사, 우울증에 찾아온 의사
행동하는 의사회를 창립해 세상을 고치는 의사가 되고자 했다.
국경없는 의사회 소속으로 아르메니아에서 중요한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결핵균 때문에 생기는 ‘다재내성 결핵’ 환자를 치료했고, 레바논에서는 시리아 난민을 위한 진료소에서 근무했다.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는 치사율이 50~90%까지 치솟는 에볼라에서 긴급 구호활동을 했다. (‘한국 최초의 에볼라 의사’라는 칭호도 얻었다.)
내가 이곳에 온 이유를, 내가 죽음에 이끌린 이유를, 나는 죽음이 아니라 삶의 목소리에 끌리고 있었다. 나는 살아야 했다. 살아서 이곳에 와야만 했다. 그리고 그의 고통에, 살고 싶다는 열망에 응답해 주어야 했다.
코로나보다 에볼라가 더 무서운 병일까?
인류는 늘 이런 위기를 맞곤했다. 물론 언젠가 다시 평화가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희망으로 오늘을 또 버티는게 인간이다. 국경없는 의사회 활동으로 누구보다 가깝게 죽음을 마주보면서 오히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벽을 허물어 간다.
나는 엄마를 사랑하지 못했다. 나와 같은 병을 가진 엄마, 나를 사랑했던 사람에게 이제 시간이 없다. 희망은 왜 절망과 함께 오는지, 나는 알 것 같다. 내가 삶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삶은 희망도 절망도 아니다.
아르메니아에서 만나 어떤 죽음은 자연스럽지도 평화롭지도 않았다. 죽음의 부조리한 민낯은 슬피 우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사경을 헤매다 기적같이 깨어났던 두 살배기 파티마타의 죽음
쉽지 않은 봉사활동과 자신과의 싸움에서 굳굳이 이겨낸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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