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취미생활과 일상사/그루터기의 일상사

어린이날의 북한산행

그루 터기 2011. 5. 6. 10:47

어제는 어린이날이기도 하지만 제 생일이기도 한 날이라

 

와이프와 가까운 산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얼마전부터 계획했던 일인데. 제가 어제 새벽4시에 집에 들어오는 바람에

 

와이프 입이 50리쯤 나왔었는데..

 

지친(?) 몸을 이끌고 도살장 끌려가는 심정으로 따라나섰습니다.

 

저는 산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집사람은 산이라고 하면 자다가도 벌떡일어나는.  산을 무지하게 좋아하는 사람이거든요..

 

 

역시 어린이날이라 외곽순환도로가 많이 밀려 보통때보다 두배정도 시간이 걸려

 

송추나들목으로 나와 북한산성주차장에 11시가 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오래전에 북한산을 서울쪽(수유리쪽인가??)으로 두어번 왔었던 기억이 나는데

 

산성쪽으로는 처음이라 기대도 되고, 모처럼 산에와서 걱정도 되었습니다.

 

사전에 코스에 대한 지식도 없이 그냥 왔는데.. 자세한 지도가 있어서

 

산성주차장 - 대서문 - 무량사 - 대동사 - 위문 - 백운대의 가장 짧은 코스를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전날 먹을 술 때문에 많이 힘들고 고생은 했지만

 

봄 꽃이 만발한 산행에 즐거운 하루 였습니다.

 

5시가 다되어 집에 도착하여 큰 아들이 생일 선물로 준비한 삼겹살과에 조니워커 한잔하고

 (제가 술을 좋아하니까 아들이 생일 선물로 술을 사 왔네요)

 

웃어라 동해야 열심히 보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침에 다리가 아파서 고생할 줄 알았는데 언제 그랬냐듯이 깨끗해서 놀랐구요.

 

새벽에 일어나 골프연습도 열심히 했습니다.

 

어제 산행하면서 찍은 사진도 같이 올려 봅니다.

 

 

 

 

입구에서 만난 들꽃인데 제가 들꽃은 이뻐해도 이름은 잘 모르거든요

어릴때 시골에서 똥풀이라고 했던 기억이 나는데 같은 풀인지 모르겠네요.

 

 

용암사인가 절을 지나 몇구비 돌아가니 역시 산성코스인지라 작지만 아담한 대서문이 나오네요..

 

 

대부분의 천하대장군이나 지하여장군상은 나무로 조각하여 세우는데

여기는 특이하게 돌로 조각하여 세웠더라구요.. 여기말고도 많이 있을텐데. 저는 기억이 별로 나지 않아서

상당히 특이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산세가 좋고 물이 맑아서 그런지 사찰이 많았습니다.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아담한 무량사입니다.

갑자기 부석사 무량수전이 생각났었습니다. 그냥 지나쳤지만 천년고찰 무량수전과 어떻게 다를까 궁금했네요.

 

 

 

 

산 아랫쪽에는 철쭉이 하나씩 피기 시작했는데 중턱에는 아직 진달래가 한 창이었습니다.

먼산에 있는 진달래는 눈으로 볼때는 아름다웠는데 핸드펀 사진이라 별로라서 안 올렸습니다.

 

 

바위틈에서 어렵게 피어난 야생화가 참 보기 좋았습니다.

그냥 많이 이뻣습니다.

 

 

 

어느산에도 있는 이름하여 깔딱고개.. 이제막 시작이네요..

다른산에서 깔딱고개라고 한다면 북한산 백운대 코스는 깔딱하고는 절대 못올라가는 까~~~~~~~알~~~딱 코스네요. 정말 끝도 없는 오르막이었습니다.

 

 

 

그나마 계단으로 된 코스는 정취는 조금 떨어지지만 올라가기는 좀 수월했습니다.

오르내리는 사람들끼리 부딛히지도 않아 좋았구요.

 

 

위문 조금 못가서 백운대가 400m 남았다는 표지판에 힘을 얻어 열심히 올랐습니다.

 

 

정신없이 올라가다보니 작은 석문이 하나 나왔습니다 어제까지는 문 이름을 몰랐는데

아침에 인터넷에 찾아보니 위문이라고 하네요...

 

 

위문에서 바깥으로 보고 찍었습니다.

 

 

위문에서 바라본 인수봉의 모습입니다.

클라이머들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구요.

 

 

백운대에 오르는 등산객들의 모습도 가물가물합니다.

 

 

백운대에 오르는 길목에서 잠시 기다리는 동안 만경대쪽 위문 바로위 바위에 맨손으로 바위를 오르는

두분이 있었습니다. 남여 두분이었는데 아래에서 바라보는 우리가 오금이 저릴 정도로 불안불안하게 바위를 오르는 모습이 역시 젊은사람의 특권이 아닌가 생각이 나네요.

 

 

 

백운대를 오르는 길이 좁고 가팔라서 올라가고 내려오는 사람이 서로 양보해 가면서 이동해야하는 곳이

몇군데 있었습니다. 한 없이 기다렸는데 양보가 없더라구요... 참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올라가봐야 바로 위에서 또 기다리거든요.

 

 

백운대를 중간에서 바라본 인수봉에 까만 점들이 모두 모두 암벽등반하시는 분들이었습니다.

한 십년만 젊었어도 한 번 붙어보는 건데....ㅋㅋㅋㅋ

 

 

정상에서의 마나님입니다. 조그은 시건방진 듯한 모습이네요.. 저만 그렇게 느끼나??

 

 

사진을 잘 찍히지 않는 편인데 오늘은 한 컷 박았습니다.

 

 

그것뿐이 아니라 옆에 계신 등산객에게 부탁하여 둘이서 한 컷 찍었네요..

오늘하루 중에 유일한 두사람 사진입니다.

 

 

뉴스에서 들었던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산상시위 플랭카드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을 수 있도록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싶은 사람인데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만약에 북한산에 케이블카가 있다면 무릎관절로 고생하시는 장모님을 모시고

이좋은 풍경을 보여 드릴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너무 가족 이기적인가요?)

 

 

백운대 정상에서 내려본 인수봉입니다. 사람이 개미만 하네요...

 

 

백운대 바로 아래 작은 바위가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틀림없이 좋은 이름을 붙혀줬을텐데 저는 그냥 바위로만

알고 있으니......

 

 

내려올때도 많이 복잡했습니다.

 

 

한 1km 쯤 내려와 가져간 과일과 옥수수를 먹고 있는데 다람쥐 두마리가 나타났습니다. 한 마리는 그냥 지나가고

한 마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도 전혀 관심이 없이 따뜻한 햇볕을 쬐느라 허리를 빳빳하게 세워서 처다보고 있습니다. 핸드펀의 줌으로 최대한 당기고 다시 확대했더니 많이 흐리네요

 

 

내려오다가 도룡룡 한마리를 봤습니다. 그렇네요.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도룡뇽 때문에 오랫동안 공사가 중단되었던 사패산 터널이 있지요... 아니지 도룡뇽은 천성산이지... 사패산은 사찰문제였지요.. 하여간 오래간만에 귀하신 몸을 구경했습니다.

 

 

거의 다 내려와 계곡의 물이 맑고 꽃이 아름다워 한 컷 찍었습니다.

 

 

물소리만 들어도 시원한 계곡의 작은 폭포가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코스 였습니다.

 

 

 

한 2년 만에 집사람과 같이 산행을 했네요.. 그러고 보니 저가 산에 간지가 한 2년 되는 것 같습니다.

 

집사람 비위 맞춰주느라고 같이 간지 2년이 되었으니까요..

 

그래도 오늘은 짧은 산행이었지만 행복한 하루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