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취미생활과 일상사/스킨스쿠버(공부하는 스쿠버)

2000년대 어느 여름휴가 추암 투어 후기 - 1

그루 터기 2020. 9. 6. 08:01

2000년대 어느 여름휴가 추암 투어 후기

 

첫 째 날

 

83일 새벽에 출발하려고 생각했던 여름휴가를 시골에서 마나님 벙개동창회(부부동반)를 한다나 뭐라나 하는 바람에

오전에 회사에 잠깐 출근했다가 할인마트에 들러 몇 가지 먹을 거 준비하고, 간단하게 점심 먹고, 출발하니 이미 두 시 반.

 

인터넷에 들어가 고속도로 사정을 수시로 확인하고,

그때까지도 저들끼리 놀러간다는 큰아들 꼬시다가 포기하고 작은 아들만 데리고 셋이서 영주로 출발...

 

몇 군데 막힌다는 안내가 있었지만 그래도 오늘은 고속도로가 가장 빠르리라

 

서부간선도로에서 서해안을 타고 다시 영동고속도로에 들어서니

! 이건 완전히 자동차 레이스 수준... 아싸! 신난다. 중간 중간 약간씩 멈칫거리는 곳만 빼고 이건 휴가철인지?

 

어제는 강릉이 열 몇 시간 걸렸다는게 도저히 실감이 나지 않는다.

 

치악 휴게소에서 잠깐 커피 한 잔 하고도 영주에 도착하니 두 시간 오십분. 이건 완전히 평일 수준.

잠시 어머님께 인사드리고, 장모님 잠깐 만나 뵙고 짐풀고, 장모님께서 사위온다고 꺽어 삶은 옥수수(제가 옥수수 귀신이거든요)

 

다섯 자루 순식간에 먹어치우고(저녁 먹으러 가는 넘이 넘 많이 먹었지요?) 냇가에 있다는 친구 찾아 갔더니 웬걸 이곳에도 휴가 즐기는 사람이 인산인해네요

 

텔레폰 피융~~~~ 안정 비상활주로 옆 폭포수 횟집에 있다나요

먼저 온 마누라 친구와 친구 남편들 스무 명 정도가 순식간에 테이블 그득하게 빈소주병 만들고

구수한 사투리 섞인 옛날 어릴 쩍 이야기에 배꼽이 어디로 갔는지.. 벌써 잊은 지 오래된 사투리가 순간순간 분위기를

반전하고 누군가가 요놈의 지지바들 오늘 일내내 일내!” 하는 말에 우리 모두 뒤집어 졌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사십대가 만나면 가는 곳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맥주가 두 박스 들어오고 허업씨의 십팔번

꽃을 든 남자부터 시작하여 부르스에 관광버스 춤, 막춤까지 순식간에 분위기가 익어가네요.

 

몇 분의 술취한 남편들의 귀여운(?) 행동에 웃느라 노래를 못 부를 지경까지가고 내일 추암으로 이동만 아니라면

주는 술 다 마시며 밤 세워 놀고 싶지만 약속은 약속이니까요.

 

두시가 넘은 시간 처갓집으로 와 잠을 청하고 모처럼 만난 엄마와 딸의 늦은 대화를 뒤로 드르릉 드르렁.....

 

 

 

둘 째 날

 

덜 깬 술을 뒤로하고 그래도 아침 한 그릇 뚝딱해치우고 7시에 영주를 출발하여 봉화, 태백, 석포를 거쳐 태백산맥을

넘어 삼척으로 꾸불꾸불 , 오르락 내리락 산길을 잠시도 쉬지 않고 달려가 추암리조트에 도착한 시간은 930

너무 빨리 도착한게 아닌가? 역시 아직 송 사장님 식구들은 강릉쯤 오고 있다네요.

 

일단 짐을 내리고 촛대바위 전망대에 올라 시원한 바다를 바라보며 어서 방이 비워지길 기다립니다.

어제 마눌님께서 한 시간 정도 밖에 잠을 못 잤거든요. 이동 중에 한 잠 자라고 했는데 성질에 잠을 잡니까.

어림없는 소리지요.

 

한 시간 쯤 지나니까 송 사장 식구들이 도차하고 다이빙을 왔는지 가족 휴가를 왔는지 짐 내리자마자 다이빙 준비....

가족들은 방에 짐 풀고 바다에 나가 물놀이하라고 하고 장비메고 보트에 승선합니다.

 

2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