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취미생활과 일상사/스킨스쿠버(공부하는 스쿠버)

2000년대 어느 여름휴가 추암 투어 후기 - 2

그루 터기 2020. 9. 6. 08:03

 

첫 다이빙

포인트명 : 우럭대기 자연암반짬

최대수심 : 20.3m

수온 : 11

시야 : 8~10m 정도

바람 조류 : 없음

파도 : 장판

잠수시간 : 29

버디 : 송덕용, 전국현(아프리카에서 온 추장)

 

추암 우럭대기는 앙카줄이 매여 있어 입수하기가 쉽고 입수 후 어느 쪽을 가더라도 광활한 자연짬이라 초보들이 다이빙하기 좋습니다.

 

추장님께서 첫 번째 다이빙부터 하강을 얼마나 조심하는지 하강하는 속도인지 상승하는 속도인지 모를 정도로 내려갔구요. 혹시 이상이 있나 수시로 신호해도 모두 오케이 사인이네요

 

(다이빙 후 왜 그렇게 천천히 내려왔느냐니까 이퀄라이징을 했는데도 귀가 뚤리는 것 같지 않아 계속 이퀄라이징을 하면서 내려 가다보니 늦었답니다.-강사님들께서 이퀄라이징은 귀가 아프기 전에 해야 한다니까 내려가지도 않고 계속 코를 잡고 킁킁 대가다 나중에 귀밑이 아프답니다.)

 

지난번 왔을 때 자연짬은 최대수심 33.9m 의 깊은 계곡을 따라 움직였었는데 이번에는 비교적 얕은 수심에서 부채산호와 아기자기한 바위, 계단식으로 넘을 수 있는 바위와 직벽, 군데군데 멍게(우렁쉥이), 미더덕 등 전형적인 자연짬이었다.

 

추장님 잔압을 수시로 체크하고 하늘을 나는 배트맨 자세를 수정해 드리고 이곳저곳 고기들 구경 시켜드리고 바위에 붙은 작은 개전복도 따서 보여드리고, 부채산호에 붙은 여러마리의 약간 희고 노란 갯민숭달팽이가 너무너무 멋있어서 덕용임과 마주보며 즐거워했습니다.

 

! 카메라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꼬...

 

오며가며 일용한 약식 정도를 비시 주머니에 넣고(덕용님 비시가 참 좋더라구요.) 50바에 세사람 서로 상승 사인을 보내고 상승시작, 우리의 추장님 또 20m에서부터 무지하게 천천히 올라 오시네요.

 

조금 빨리 올라오라고 해도 천천히 천천히 완전히 졌습니다.

 

5m에서의 3분 안전감압도 잘하고 출수 사인을 보냈는데도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네요.

 

(이것도 제가 컴퓨터를 보고 상승속도 조절하고 시간 체크하고 올라오는데도 너무 빨리 올라가는 것 같다고, 시간이 3분 안된 것 같다고 계속 더 있으려고 했다는 겁니다. )

 

하긴 안전한 것이 좋긴 하지만 아주 천천히 상승한다고 꼭 안전한 것만은 아니다. 적당한 시간과 속도가 필요하다고 말씀 드리고 간단한 예를 들어 설명을 해드렸는데도 조금은 못 믿는 표정이었습니다.

 

 

 

둘째 다이빙

 

포인트명 : 우럭대기 자연 암반짬

최대수심 : 20.6m

수온 : 11

시야 : 8~10m 정도

바람 조류 : 없음

파도 : 장판

잠수시간 : 23

버디 : 송덕용, 전국현

 

점심먹고 한 시간 정도 있다가 둘째 다이빙을 시작했습니다.

 

추장님이 웨이트를 10kg로 줄이고도 입수가 잘되시네요. 바닥에 도착하여 이상 유무 확인 오케이. 첫 다이빙과 같은 곳에 다이빙을 하고 추장님도 잘하는 것 같아 이번엔 다른 방향으로 가야지하고 장난치다가 뒤를 보니 추장님이 3m 정도 위에서 바둥바둥.

 

얼른 따라가 비씨를 잡고 끌어내리려는데 잘되지 않네요. 바둥 바둥, 뒤뚱뛰뚱 거리다가 에그머니나 결국은 비씨 바람도 제대로 빼보지 못하고 수면까지 두둥실....

 

추장님이 다이빙을 포기 하신다네요. 배로 올려 보내고 나서 잔압계이지를 보니 150!

 

순간 다시 입수하기로 마음먹었죠, 덕용님이 걱정할 것도 같고, 아직 공기도 많이 남아있고 보트로 약간 이동하여 버블을 보고 바로 입수 금방 덕용님을 찾아 추장님 올라갔다고 알리고 다이빙을 시작했네요.

 

덕용님 잔압을 체크해보니 거의 비슷하게 남아 있어서 다행이다 생각하고 여기저기 구경 다녔어요.

 

요즈음 군소가 짝짓기 철이라더니 혼자 있는 놈이 없을 정도로 전부가 다 붙어 있어요(크크). 어떤 놈은 대여섯마리는 되는 것 같은데 엉커있구요. 아니 그러면 그놈들도 그룹으로 ???

 

군소도 작은놈, 큰놈, 검은놈 약간 회색빛 나는 놈 여러 가지인데 단 한 놈도 혼자 있는 걸 못봤다니까요. 모두 모두 두 놈이 붙어 있네요.

 

길이가 약 5~60cm 정도되는 붕장어 한 마리가 유유히 헤엄쳐 다니니까 붕장어가 맞는가 궁금할 정도네요

이번 다이빙도 일용한 약식으로 해삼, 멍게 두 종류만 비시에 붙은 걸로 해결했습니다.

 

 

 

 

셋째 다이빙

 

포인트명 : 우럭대기 자연 암반짬

최대수심 : 24.5m

수온 : 11

시야 : 8~10m 정도

바람 조류 : 없음

파도 : 장판

잠수시간 : 20

버디 : 김강사, 마스터 한 분

 

둘째 다이빙을 끝내고 장비를 세척하는데 리조트 사장님이 채집망을 빌려 달랜다. 둘째 다이빙 때 어촌계장님이 멍게를 좀 따달래서 작업을 했었는데 추장님과 내가 사라지는 바람에 김강사님께서 작업을 제대로 못해서 다시 한 번 들어가기로 했다는 군요.

 

오강사님과 친분도 있고 재미도 있을 것 같아 같이 들어가 작업을 도와주기로 하고 장비를 준비했습니다.

 

처음엔 4사람이 들어가기로 했었는데 보트위에서 장비의 에어가 새는 바람에 세 사람이 들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

 

280도로 치기로하고 떨어지지말자, 헤드포스트로 바닥에 도착하고 바로 방향 확인 한 번하고 작업시작. 여기저기 다니면서 작업하다보니 금방 세 사람이 따로따로 떨어져 작업하고 조금 있다가 또 만나고...

 

대략 10분정도 지나니까 한 망태기 오케이, 에어가 대략 100바 정도 남아 있어서 여기저기 조금씩 구경도하다가 천천히 상승했습니다. 날이 어둡기 시작하니까 바닷 속이 금방 어두워 잘 보이지 않구요. 시야가 점점 나빠지네요.

 

상승해보니 내가 제일 먼저 올라 온 것 같네요. 다른 사람들은 멀리도 갔네. 멀리서 한명씩 머리를 내밉니다. 이게 바로 독고로구나. 별로 좋아하지 않던 독고를 내가 해보다니...

 

작업이란 걸 해보니 다른 건 전혀 눈에 띄지 않고 그놈들만 보이데요. 해삼 세 마리만 보이고 오로지 멍게만 보이는 걸 보니 역시 다이빙 할 땐 먹거리에 신경을 쓰면 안될 것 같습니다.

 

 

셋 째 다이빙을 하는 동안 덕용님은 제트스키를 타고,

다이빙하느라 보지는 못했지만 온가족들을 차례로 태워주며 즐거운 시간이 되었나 봅니다.

 

저녁에 삼겹살에 해삼, 멍게에 한잔 했죠. 추장님이 가져오신 양주에 얼음까지 타서 한 잔씩 하며 한여름밤의 타는 더위를 깨끗이 날려버렸습니다.

 

맘껏 마시고 싶으나 내일도 다이빙을 해야 하지 않는가. 추장님은 정말 딱 한 잔만 하시네요.

 

추장님이 평생 동안 한 번도 바닷가 텐트에서 자보지 않았다고 꼭 한 번 해보고 싶다고 하셔서 결국 텐트치고 추장님 소원 푸시는 하루였습니다.

 

3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