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취미생활과 일상사/나의 도반 통풍

[나의 통풍 도전기] 3번째 병원 방문 (강서류마내과)

그루 터기 2021. 9. 6. 22:01

 

오늘 통풍 치료 세 번째 병원 방문날입니다. 

 

   내일이 약속된(내가 한 약속은 아니고 병원에서 일방적으로 통보한 날이다.) 진료일인데 오늘 이침에 병원에 방문했다. 진료일이라고 해서 시간을 따로 예약하는 건 아니고, 도착하는 순서대로 외래진료 하듯이 하는 예약의 장점이 없는 곳이다. 의사 선생님은 두 달 치 약 드립니다. 석 달 치 약 드립니다. 하면 그게 약속일이 되는 거다.

 

  내가 통풍 때문에 가는 곳은 화곡역 6번 출구에서 가까운 강서류마내과이다. 통풍치료 전문 병원으로 목동 우리집에서 가까운 곳이기도 하고, 대한민국 100대 의사에 포함된 분이시기도해서 믿고 간다. 또 내가 자주 말하는 좋은 병원은 집에서 가까운 병원이고, 좋은 의사는 말이 통하는 의사라는 조건을 만족한다. 조금 아쉬운 게 있다면 사람들이 많아서 진료시간에 이것저것 자세하게 물어보기가 좀 죄송하다. 그래서 진료를 가지전에 꼭 질문해야할 사항을 메모해서 재빨리 물어보곤 한다.

   그래도 막상 병원을 나오고 나면 아차하는 것이 생긴다. 질문 중에는 간혹 곤란할 것 같은 질문이 있어서 망설이다가 그만 두는 경우가 있다. 유튜브에 나오시는 유명한 의사 선생님께서 좋다, 나쁘다고 말씀 하신 내용이 있는데 가끔 보면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맥주가 통풍에 제일 좋지 않은 술이므로(의사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표현하지는 않았다.) 먹지 말라고 했는데, 유튜브를 보니까 맥주, 와인, 양주 등은 조금씩 먹어도 되는 음식으로 표에 그려져 있었다. 이런 것들을 질문할 때 유튜브를 보니까 이러이러 하던데요?”라고 질문하기가 좀 어색해서다.

 

   진료를 가면서도 특별한 내용은 없겠지하는 생각을 계속하게 되고, 혹시 하는 생각도 조금씩 했는데 결과를 보니 만족할 만하다.

처음 혈액 검사는 한 달간 페브릭과 콜킨을 먹고 했다. 신장의 기능을 검사하기 위해 소변 검사도 같이 했었다. 다른 기능은 전부 정상인데 고지혈증이 약간 높다고 하시면서 운동을 좀 하라고 하셨다. 요산 수치는 약을 먹기 전 다른 병원에서 했을 때는 얼마라고 의사선생님이 말씀하셨는데 기억하지 못하고 그 다음에 하신 수치가 약간 높게 나왔는데 일단 한 달 약을 드셔보시고, 다시 확인하겠습니다.” 라고 한 기억이 난다.

 

   그 때까지는 약을 먹으면서 술이나 고기류 등 음식을 가리지 않고 섭취하였으니 관리가 되지 않았을 것 같다. 진료를 받으러 갈 때도 걷기 힘들 정도의 통증이 있어서 갔었고, 처방 받은 약을 이틀 정도만 먹으면 깨끗하게 통증이 사라져서 그 다음부터는 또 좋아하는 술과 고기, 회 등을 넉넉하게 먹었었다. 통증 치료약(소염진통제와 위장약)은 술을 많이 먹은 다음 날 약간의 통증이 시작되면 얼른 이틀 정도 약을 먹으면 또 통증이 사라지기 때문에 통풍이 별거 아니구나 생각했다.

 

   통증의 빈도가 자주 오게 되면서 인터넷으로 통풍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고, 두 권의 통풍 책을 사서 읽어본 후에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통풍 상식이 정말 바보 수준의 상식이란 걸 알게 되었다. 내가 하는 행동이 얼마나 바보스런 행동인지, 거꾸로 알고 있는 상식도 있었다. (물론 인터넷에 있는 자료를 모두 100% 신뢰하지는 않는다.) 닥치는 대로 인터넷의 통풍에 대한 자료를 읽어보기 시작했고, 통풍 관련 유튜브도 일일이 찾아서 몇 시간이고 돌려 봤다. 그렇게 보고 찾은 자료를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하기도 했다. 그러고 나니 통풍에 대한 기본 상식이 어느 정도 정립이 되고 누가 뭐라고 하던지 큰 기둥은 흔들리지 않을 정도는 되었다.

통풍 전문 병원이 정형외과가 아닌 류마내과라는 것도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집 가까운 정형외과에서 통풍 진료를 받으러 차를 몰고 가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그동안 인터넷으로 확인해 둔 강서류마내과로 핸들을 꺽게 되었고, 지금도 참 잘했다는 걸 느낀다.

 

   그날 첫 진료 방문 때는 저의 통증 치료와 한 달 치 통풍치료제 페브릭과 콜킨을 처방해 주셨다. 다른 병원에서 이미 혈액 검사를 한 번 했다고 하니 한 달 약을 먹어보고 혈액 검사를 하자고 하신다. 의사 선생님께서 술, 담배, 식사에 대한 주의 사항과 비만에 대한 경고(?)를 강하게 하셨다. 제가 술을 너무 좋아해서 술은 소주 반병씩만 먹으면 안되는지 몇 번씩 간절하게 물어봤는데 단호하게 안된다고 말씀 하셨다.

 

   그 때부터 처방한 약도 꼬박꼬박 잘 먹었지만, 술과 음식에 대해 절제를 시작했다. 한 달 동안 술은 입에도 대지 않고( 무알콜 무퓨린 맥주는 조금씩 먹었습니다.) 고기, , 등푸른 생선, 표고버섯 등 통풍에 좋지 않다는 음식은 철저하게 배제하고 통풍에 좋다는 채소 위주의 식단으로 먹었다. 운동도 열심히 하라고 했는데 발목 미통이 있어서 조심조심 걷는 운동을 조금씩 했다. 간혹 조금 많이 걷거나 빠르게 걸으면 다음날에는 통증이 약간씩 더 하는걸 느껴서 아주 조심조심 운동을 했다.

   한 달 후 줄어든 몸무게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렇게 좋아하던 술을 끊고, 안주도 먹지 않으니까 한 달 만에 몸무게가 3~4키로 저도 빠졌다. 어디선가 읽어보니 몸무게는 한 번에 빼지 말고 한 달에 1키로 정도 서서히 빼라고 되어 있었는데, 살짝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특별히 몸무게를 빼려고 노력한 게 아니고, 술만 먹지 않았는데, 안주를 먹지 않으니까 바로 몸무게가 빠지기 시작했다.

 

   한 달을 관리를 한 후 두 번째 진료 방문이며 이 병원에서 처음으로 혈액 및 소변검사를 했다. 병원에 가지 전까지는 요산 수치가 6.8mg/dL 이하로만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갔었는데 결과는 대박이었다. 요산 수치 3.4mg/dL. 상상도 하지 않았던 수치였다. 신장도 이상없고, 간도 이상없고, 다른 것 대부분은 이상 소견을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콜레스테롤이 정상치 보다 약간 높다고 하신다.

 

콜레스테롤이 높으니까 뱃살을 빼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뱃살이 항상 문제였는데 약간 부끄럽다.

대답은 하면서 나왔지만 과연 그게 될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과 고기를 거의 먹지 않으니까 좀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겹쳐서 떠오른다. 그러시면서 2달 분 통풍약을 처방해 주신다.

 

   그로부터 2달 후 오늘 세 번째 루마내과 방문이다. 이번에는 소변 검사는 없고, 혈액검사만 했다. 이번 두 달은 처음 한 달 보다가는 고기도 조금씩 먹고, 특히 친구들 만나면 무알콜무퓨린 맥주와 회를 어느 정도 먹었었기 때문에 은근 걱정이 되기도 했다. ‘요산 수치가 56은 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야 지금처럼 이라도 고기를 먹을 수가 있으니까 말이다. 이 번에도 두 달 동안 몸무게가 2키로 정도 빠졌기 때문에 조금씩 걱정이 된다. 몸무게가 빠지면서 지방도 빠지지만 첫 번재로 근육이 빠지는 것 같다. 나이를 먹고 근육이란 건강한 삶의 바로 미터이기도 하고, 없어진 근육은 새로 생기기가 아주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단백질 섭취가 어려운 통풍환자의 경우 근육을 만드는 일은 최고의 난이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아직 키에 대한 표준 체중보다 약간은 높지만 이젠 몸무게가 그만 빠졌으면 좋겠다. 차라리 뱃살이 조금 남아 있더라도 근육도 유지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침으로 세수를 할 때 거울을 보면 내가 깜짝깜짝 놀랄만큼 살이 빠져 있다. 20년 전 새벽과 퇴근후에 골프 연습한다고 하루 4시간씩 연습할 때 그때 뺏던 몸무게보다 1키로나 더 빠졌는데 살짝 겁이 나기도 한다. 40대의 몸무게라니..

 

   한 시간 정도 기다림 끝에 혈액검사 결과가 나오고, 진료실로 들어갔다. 큰 화면에 지난 번 혈액검사와 같은 표에 오늘 검사 결과가 적혀 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영어로 적혀있는 내용들은 별로 좋지도 않은 시력과 엉터리 영어 실력으로는 겨우겨우 더듬거리면서 읽을 수 있는데 의사선생님이 쉽게쉽게 읽고 넘어가신다.

특별나게 문제 되는 것은 없습니다. 잘 관리하시고 계시구요. 요산 수치, 간수치외 다른 것 모두 정상입니다.”

하신다.

요산 수치를 자세히 보니 지난번 3.4에서 이번에는 3.1로 떨어져 있다.

! 다행이다!”

안도의 한 숨이 나왔다.

선생님 지난번에 콜레스테롤이 조금 높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어떤가요?”

콜레스테롤도 정상입니다.”

 

   의사선생님이 가르키는 숫자를 보니 콜레스테롤 정상치가 0~150mg/dL이고(인터넷에 찾아보니 중성지방 수치), 지난번 검사 때는 175이던 수치가 이번에는 135로 나와 있다. 아 정말 다행이다. 요즈음 뱃살도 거의 다 빠져서 손에 잘 잡히지 않더니 중성지방은 많이 빠진 것 같아 좋다.

관리 잘 했다고 의사선생님께서 칭찬도 빼놓지 않으셨다.

이번에는 3개월 뒤에 검사하도록 하겠습니다. 3개월 치 약 처방합니다.”

내 목소리가 조금 올라간 듯하다.

병원을 나서는 내 발걸음이 가볍다.

 

   그런데 조금 맘에 걸리는 게 있다. 혈액 검사를 할 때 다른 건 검사를 안 하느냐고 여쭤봤을 때 여기서 필요한 내용만 검사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먼저인지 나중인지는 몰라도 두 번 정도 다른 것은 다 괜찮으니까 암 검진을 잘 받아 보시라고 하셨다. 암 검진? 혹시 혈액검사에서 암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이 있었던 건 아닌지? 갑자기 걱정이 된다.

암은 혈액으로 검사하는 것보다 직접 들여다 보는게 가장 좋으니까요라는 말이 계속 걸린다.

 

   위와 대장 내시경을 제작년에 했고, 작년에는 어쩌다가 건강검진을 하지 못했느데 올해 건강검진을 할 때는 위와 대장 내시경을 자비로라도 꼭 해 봐야겠다. 위와 대장암보다 취장암이 발견이 어렵다고 하는데 췌장암도 같이 검사를 할 수 있는지 그것부터 알아봐야겠다.

 

 

   그래도 검사 결과가 좋고, 술도 음식도 잘 참아온 나에게 칭찬해 주고 싶은 하루다.

 

한식아! 잘했어, 앞으로도 멋지게 잘해보자.”

 

 

 

 

   의사 선생님께 여쭤봤던 질문에 대한 아쉬운 답을 마지막에 적는다

 

저는 평생 통풍약을 먹어야 할까요?”

 

예 평생 드셔야 합니다. 고혈압 약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