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취미생활과 일상사/독서 메모

『나는 천천히 아빠가 되었다. 』, 이규천, 수호서재, 2019

그루 터기 2022. 4. 1. 05:04

나는 천천히 아빠가 되었다. , 이규천, 수호서재, 2019

 

저자를 만난 건 SBS에서였다. 프로그램이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영제발굴단이라고 한다. 정말 자식을 잘 키웠구나 생각했었다. 책을 받아든 순간 이미 빠져들어 있었다. 기대를 저버리자 않는다. 티비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다시 새록새록 기억에 난다. 저자님은 방목이라고 말씀하신 그 방법을 우리는 왜 하질 못하는가? 나도 아들 둘을 다 키워 이젠 할아버지가 되었지만 다시 애들을 키운다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의문이 생긴다.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젠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지 못한 내가 요즈음 더 후회하면서 남은 인생을 멋지게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편이다. 내가 자주 사용하는 말이 행복이다. 어떤 행동이든 행복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맞추고자 노력한다. 애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치면 바로 방목과 일치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저자 소개

이규천

두 딸을 키우며 서서히 아빠가 되었다. ‘지금을 충실히 살기 이한 ‘forget about it'을 삼의 모토로, ’방목을 자녀교육의 모토로, 가정의 화합을 삶의 디딤돌로 여기며 살았다.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생활전선에 뛰어들었고, 암울했던 독재시대에 파면교소가 되는 등 온몸으로 삶과 부딪치며 치열하게 살았다. 건국대 이부대학 법학과, 고려대 대학원 행정학과, 미국 웨스트버지니아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산업은행, 자유아카데미 공산주의 연구원을 거쳐 육군3사관학교 행정학교관으로 군복무를 했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농림부분 R&D전문관리기관장을 역임했다.

 

 

독서 메모

 

머리가 둥근 우리 인간은 생각을 아무 쪽으로든 바꿀 수 있지만 부모는 아이의 그 자유로운 흐름을 교육이라는 틀에 가두려 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생각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의 분위기나 교육 환경 탓이기도 하다. 아이가 뇌를 암기용 기계로 쓰지 않고 둥글둥글 활용하며 용량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작은 아이가 엄마, 아빠, 나에게 공부하라고 하지 말고 유익한 것을 하라로 말해줬으면 좋겠어. 아이의 의견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아이를 진심으로 믿고 기다려주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나 역시 아빠 공부하고 아이 낳은 것이 아니기에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고 어렵고 힘들 때 부모가 감내해야 하는 몫이라며 견뎌냈다. 아이를 낳은 순간부터 시작된 아빠의 성장기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용기를 내 쓰게 되었다.

 

모든 사람이 각자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면 자신도 사회도 행복해진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학생으로서 열심히 공부하고 의사가 되어서는 맡은 일을 충실히 하니 자신도, 주변 사람들도 행복해하더라는 것이었다. 의무란 자기 위치에서 자신의 일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고 그 성실함이 우리와 사회를 건강하게 이끈다.

 

생각과 철학을 공유하면 설령 그것이 서로 일치하지는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일반적인 삶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다. 그것을 내 가족, 그중에서도 자녀와 공유한다면 그보다 더한 행복이 어디 있으랴. 이런 공유가 없으면 가족 간에도 심리적 거리가 우주보다 더 멀 수 있다.

 

항상 마음을 편하게 하고 활발한 상태를 유지하라. 나쁜 상황을 생각하지 마라. 자신을 낮추지 마라. 항상 너에게 호의적인 사람과 함께 있는 것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자존감을 가지고 행동하라. 실패를 두려워하지마라.

 

성공한 빵 가게 주인의 사례를 보았다. 일반적으로 빵은 밀가루를 반죽하고 이스트를 넣어 숙성시킨 재료로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 낸다. 언뜻 이것이 단순해 보이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이 과정에서 자기 고육의 노하우를 가미한다. 오히려 단순할 수 록 차별화하려는 노력에 엄청난 땀이 요구된다. 무수한 시행착오와 고민, 땀을 투입해야 자기만의 독특한 빵이라는 열매를 얻는 것이다. 제빵사는 똑같은 밀가루를 서로 다는 맛을 내는 빵을 만들어낸다. 마찬가지로 우리 아이들도 한 인간이라는 면에서 별다를 차이가 없다. 단지 환경적 요소에 따라 성장하면서 다른 길을 걸어갈 뿐이다. 그 환경적 요소에서 절대적 영향을 주는 존재가 바로 부모다.

 

우리 집에는 작은딸의 어록이 있다. "유익한 일을 하라." 작은 딸이 초등학교 사 학년 여름방학 때. "나한테 공부하라고 말하지 말고 유익한 일을 하라고 해줘. 나한테는 노는 것도, 잠을 자는 것도, 바이올린을 켜는 것도, 숙제하는 것도 다 유익하니까"

 

우리집에서 하라는 명령조의 말이 사라진 것은 그처럼 어린 딸과의 대화에서 시작되었다.

사람은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극복하려 애쓰다 보면 오히려 그 일에 더 능숙해져 그걸 업으로 삼기도 한다.

 

아무리 좋은 방법도 내가 현실에서 구현하지 못하면 별다른 의미가 없다. 이것은 평균의 오류와 마찬가지다. 다치지 않을 확률이 평균 98퍼센트인데 만약 내가 다쳤다면 평균과 상관없이 내게는 100퍼센트 확률이 되어 버린다. () 이론은 뒤집히길 기다리고 있고 뒤집혀질 때까지만 이론일 뿐이다

 

대화와 설명이 통하는 아이가 있는 반면, 어느 정도 강제가 필요한 아이도 있다. 그럴 때는 즉시 아이의 타고난 결이 어떤가를 가늠할 수 있도록 관찰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서로 다른 인격체이고 각자의 방식으로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필요로 할 뿐이다.. 아이의 본성대로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양육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은 그 자체로 교육적. 아이가 부모를 바라보며 세상 편한 표정으로 웃는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지 않던가. 그것은 또 부모를 얼마나 행복하게 만드는가. 우린 이미 그때 아이들에게서 효도를 다 받았다. 그렇게 행복하게 커주는 모습만으로도 아이들은 효도를 다한 셈이다.

 

누군가 내게 아이들을 어떻게 키웠냐고 물어올 때 떠오르는 단어는 단연 '방목'이다. 내게 방목이란 매우 단순한 것이다. '아이를 위한 것인가? 나를 위한 것인가? 이 한 가지만 생각하면 된다.

 

세상에 자식처럼 부모를 훈련시키고 인생의 쓴맛과 단맛을 동시에 맛보게 하는 존재가 또 있을까? 내게 자식만큼 내 감정을 쥐락펴락한 존재는 없었다. () 자연에서 마음껏 뛰놀며 자란 가축은 면역력도 강하고 건강해서 항생제를 쓰지 않아도 된다. 사람도 다르지 않다 정해진 틀에 맞춰 키우는 것도 사육에 가깝다. () 부모의 계획이나 틀, 인위적 환경의 영향을 늦게 받을수록 아이는 자신의 내적 공간을 최대한 확대한다. 이것이 곧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가는 과정이다.

 

교육 정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녀에 대한 믿음과 관계맺음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는 부모의 못다 한 한을 풀어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인생을 살기 위해 태어난 존재다. 부모가 되기까지 설령 자기 인생에서 아쉽고 후회스러운 것이 있더라도 그것을 아이에게 이입해서는 안 된다. 아이와 부모의 인생은 별개다. 이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기다림의 여유가 생긴다.

 

부모가 먼저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결코 아이가 어른스럽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책임을 위임받은 존재로서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마음으로 아이를 돌보면 그 마음이 아이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아이의 자존감은 부모에게 인정받는다고 느낄 때 싹이 튼다. 자존감이 싹튼 아이는 지금은 비록 깨지기 쉬운 유리 같은 존재지만 당당한 인격체로 성장해간다.

 

방목은 무관심이나 무절제가 아니다. 오히려 드러나지 않게 아이들의 본성과 독특함을 최대한 보장하고 유지해주려는 세심한 배려다.

 

나는 부모로서 욕심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어찌 보면 철저히 계산적이었을 수도 있다. 다만 그것을 표현하지 않았을 뿐이다. 딸들이 내게 진로 문제를 상의할 때마다 나는 항상 내심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일지' 분주하게 판단하고 계산했다. 어떤 방향이 아이가 더 행복해지는 길일까, 지금 아이가 진짜로 원하는 답은 무엇일까, 나는 어떻게 아이를 키우고 싶었던가, 머릿속으로 분주히 생각했고 조금의 강요도 섞이지 않은 말투로 "아빠는 이렇게 생각하는데"라고 말해주었다.

 

아이의 인생은 부모의 인생과 별개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기다림의 여유가 생긴다.

 

내게 방목은 편안한 관망이라기보다 믿음. 기다림 그리고 인내하는 과정이었다. 본질적으로 방목은 자유를 의미하지만 그 자유에는 정치적, 사회적 윤리적으로 분명한 한계가 있다. , 자유는 일탈이나 방조의 개념과는 차원이 다르다.

 

부모 수업에서 스승은 아이다. 이 부모 수업은 가끔 나를 넘어선 나를 요구하고 내가 알지 못했던 나 자신을 가르쳤다. 또한 나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좀 더 희생적이고 절제하며 인내하기를 요구했다.

 

아빠는 에너지가 끊임없이 흐를 수 있는 통로 제공해주기, 삶의 가치는 물질에서 나오지 않고 나한테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열심히 할 때 비로소 발견하는 자신의 철학에서 나온다는 가르침을 주셨다.

 

인간의 진보과정은 실수나 실패의 과정과 맞물려 있다. 진보는 실패의 다른 이름이고 실패는 곡 발전이다. 아이가 실수나 실패했을 때 먼저 아이가 스스로 딛고 일어날 시간을 준다. 삶은 실패와 실수의 연속이다. 살면서 겪는 실수와 실패 하나하나가 미래로 연결되는 점이다. 넘어지지 않고 걸음마를 배울 수 없듯 수많은 실패를 겪으면서 우리의 인생이 여물어간다. () 넘어지면 그 자리에 주저앉아 지나간 시간을 곱씹으며 한탄할게 아니라 툴툴 털고 일어나 계속 나아가면 그만이다. 성공이란 한 번의 도전이 아니라 수많은 시도와 오류를 거치며 한 발짝씩 전진해 임계점에 이른 상태를 말한다.

 

"잊어버려. 아빠는 네 전부를 사랑한다. 네 실수와 실패까지도" "성적은 성적일 뿐이고 넌 이소은이야. 성적과 너를 분리해서 생각해. 아빠와 엄마가 사랑하는 건 이소은이야! 네 실패를 축하해!"

 

모든 것은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세상에 정해진 것은 하나도 없다. 다만 세월의 흐름과 함께 우리 스스로 만들어갈 뿐이다.

 

아내가 언젠가 내게 말했다. "아이들이 아빠를 신뢰하고 존중하니 성공한 삶이네."

 

아이들은 어른의 행동을 보고 배운다. 무엇이든 그대로 배운다. 아이들은 부모가 하는 말이 아니라 사는 모습을 보고 배운다.

 

부모는 자녀를 키우면서 비로소 삶의 껍질에서 알맹이 속으로 들어가는 길을 발견한다. 아이가 주는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은 삶의 내용이자 핵심으로 그것은 부모와 내면을 채워 진정한 어른이 되게 만든다.

 

아이들이 실수나 잘못을 했을 때 부모가 인내하고 배려하는 것은 아이들의 넉넉한 품성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 다른 사람의 입장을 헤아리는 부모의 모습은 아이들을 너그러운 품성의 소유자로 자라게 하며 외유내강하고 자신감 있는 사람이 되게 한다.

 

삶에는 굴곡이 있게 마련이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문제를 모두 해결해 줄 수 없지만 그냥 옆에 있어줄 수는 있습니다. 결국 오랜 시간을 두고 본다면 그것이 가장 강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 그 길을 걸어가는 사람은 행운아다. 나는 내 딸들이 인생 백세 시대를 밥벌이만을 위해 살면서 지루하게 보내기를 바라지 않는다. 인생이 길어진 만큼 아이들이 더욱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내 소신이다.

 

성적과 너를 분리해서 생각해. 너는 성적이 아니라 이소은이야!” 아내는 너를 평가하는 숫자와 자신을 동일 시 하지 말라고 말했다. () 온갖 숫자가 나를 대신하는 정체성 혼란시대에 우리는 가끔 내가 누구인지 잃어버린다. 아이들은 날마다 자라고 변한다. 오늘의 아이는 한 달 전의 아이와 생각이 다르고 마음도 다르다. '너는 왜 항상 그러니?'라는 말은 아이의 변화와 진보를 놓치고 있는 말일뿐 아니라 상처를 주기도 한다. 자녀를 바라보는 시선은 한 지점에 머물지 않아야 한다.

 

'아빠의 다섯가지 과제'

첫째, 아이들이 잘못하거나 실수한 것을 강조하기보다. 발생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초점을 둔다.

둘째, 아이가 좋은 성적을 받아오면 성적 자체만 칭찬하지 않고 그 노력을 더 많이 칭찬한다.

셋째, 아이의 실패를 의연히 받아들인다. 아이가 실패 했을 때 아빠가 그것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면 아이는 성공했을 때도 자만하지 않고 더 노력하려 한다.

넷째, 아이들의 호기심을 격려해 그 범위를 넓혀줌으로써 더 많은 기회를 얻게 한다.

다섯째, 아이가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가족 모두가 나서서 함께 충분히 기뻐해준다

 

성공은 매일 작은 성취에서 얻는 힘의 합산이다. 어릴 때부터 아침에 일어나 침구를 정리하고, 방을 치우고, 부모를 도와 식탁을 차리고, 자신에게 필요한 물품을 스스로 챙기는 일은 아이들에게 작은 성취를 맛보게 한다. 작은 일을 완성하는 경험을 쌓으면서 아이들은 다른 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다. 무언가 성취하려는 동기는 자긍심에서 나온다. 자긍심의 기본은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이 외적 요소, 즉 시험 성적이나 아이의 잘잘못에 따라 변하면 부모를 신뢰하지 않는다.

 

미국 대통령의 자서전을 쓴 어느 작가는 대통령 어머니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대통령의 어머니들은 어려움을 겪거나 힘든 상황에서 평소대로 돌아가는 활기와 복원력이 강하다고 한다. 이런 태도는 자녀들의 정서 안정과 긍정적인 자세를 계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을 대하는 방식에서 변화의 출발점은 잊음이라고 생각한다. 잊음은 또 다른 기억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가는 장치다. 어찌보면 잊는 것은 새롭고 생산적인 삶을 취하기 위한 버림이다. 오래된 컵 안의 물, 오염된 냉장고 음식 버리기와 같다.

 

자신의 내면에 저장된 감정의 찌꺼기를 버리기 위해서는 컴퓨터 삭제 기능 사용하듯 잊음을 수시로 눌러주기. 잊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상실한다. 지금을 충실하게 살기도 시간이 부족한데 과거의 문제에 집착해 인생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사실 지난 일을 되새기며 고민하고 고뇌에 빠지는 것은 사고의 유희이자 사치스러움이다. 과거의 일은 짧게 생각하고 교훈을 얻는 것으로 충분하다.

 

거대한 상실과 마주할 때 인내하라. 삶의 모든 것은 한시적이라는 것을 깨달아라. 그리고 그 변화를 늘 하고 싶었지만 용기를 내지 못했던 일을 할 기회로 삼아라.

 

팝스는 딸들에게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었다. ‘우리가 세상에 나올 때 신이 거울 하나를 세상으로 던져 산산조각을 냈다. 그리고 인간은 삶을 살면서 깨져 흩어진 거울 조각을 하나씩 찾아서 모으고, 삶이 끝날 때 비로소 완성된 거울에서 진정한 자신을 마주할 수 있다.’ 이야기였다.

수많은 사람이 신이나 천사의 존재를 열심히 찾는데도 세상이 좋아지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우리가 신이나 천사, 즉 선에 대한 관념적 인식으로 사회 현상에 접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식을 반대로 해보는 것, 이를테면 천사적 요소(정의:이상적인 사회)를 찾는 게 아니라 현실에서 악마적 요소(부정의:사회적 문제)를 줄여가는 방법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사실 정의 개념은 추상적이고 미래지향적이다. 이로 인해 사회정의를 실현해야 할 정치가 이를 현실에서 적용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그 반대 개념인 부정의를 중심으로 연구할 경우 접근이 용이할 것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부정의는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공부와 외로움, 로스쿨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아빠는 고생을 선택해서 하는 것은 행운이야. 그걸 기억하면 견딜 수 있을 거야라고 하셨다. 뉴욕에서도 치열한 로펌의 업무 스트레스와 국제기구의 정치적인 플레이로 머리가 복잡해질 때면 아빠의 단순 명쾌한 조언이 듣고 싶을 때가 있다. “어려움은 피한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야. 맞서서 확실하게 보고 판단하는 거지. 맞짱을 뜰 수 있는지? 오히려 즐길 것인지? 즐기지 못하면 가끔은 오기나 허세도 부려! 그게 인생 아니겠니?”

 

부모가 바르게,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 더 좋은 교육은 없다. 아이들의 행동에는 부모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다.

 

사람들은 자주 되돌릴 수 없는 과거와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끌어다 미리 고민한다. 과거와 미래의 문을 닫아놓고 오로지 현재에만 집중하면 살아내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 더구나 우리의 일상에는 작은 기쁨, 소소한 아름다움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부모가 현재에 집중하면서 밝고 명랑하게 지내면 아이들의 표정도 밝다. 인생에는 즐거움과 슬픔도 있게 마련이다. 다만 어느 것을 먼저 보느냐가 가정에 미치는 여향은 크다. 특히 부모가 표정이 밝고 온화할 경우 아이는 자신의 고민을 가장 먼저 부모에게 털어놓는다. 특히 부모가 표정이 밝고 온화할 경우 아이는 자신의 고민을 가장 먼저 부모에게 털어 놓는다.

 

아이들은 어른의 기다림을 먹고 자라는 열매다. 빨리 결실을 맺게 하고자 조급하게 다그치면 부작용이 따른다. 과일이 익을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듯 아이들의 성장에도 때가 있는 법이다.

 

세상의 모든 나무의 모양이 다르듯 아이에게도 각자 타고난 모습이 있다. 제 모양대로 자라는 나무를 주인이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려고 하면 많은 손상을 입는다. 아이도 각각의 본성대로 자라게 두지 않으면 기형이 된다. 기형을 막는 방법은 부모의 사랑뿐이다.

 

시청각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보고 듣는 많은 것이 아이들의 마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시각적 이미지를 마음에 품으면 막연했던 꿈이 구체화된다. 공부하라는 말보다 공부가 무엇이고 왜 해야 하는지 아이들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주거나 부모와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유익하다.

 

가정은 아이들이 성장해서 떠난 후에도 되돌아와 쉴 수 있고, 다시 새로운 에너지를 얻어나아가게 해주는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곳이어야 한다. 아이들은 옹달샘인 가정에서 묵자가 말한 것처럼 아이라는 백지를 사회의 도리를 아는 사람으로 물들이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그렇게 부모가 물들이는 색깔이 아이들이 평생 안고 삶을 영위하는 인성이다.

 

신영복 선생은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에서 인격적 가치란 물질적 가치에 대한 반성이라고 정의 했다. 부모가 인격적 가치를 얻으려면 먼저 개인과 사회를 성찰해야 한다. 성찰을 통해 인식이 깊어지면 창조적인 삶을 열 수 있다. () 덱스터 예거는 끝없는 추구에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겠습니까? 아니면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사람을 바르게 인도하겠습니까?”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이 질문처럼 아이들이 올바른 방향을 찾게 하기 위해 어떻게 할까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빨리 변화해가는 시대에 천천히 가는 것도 너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 고정된 길이나 관념에서 벗어나면 새로운 길이 보인다. 전환점의 선들로 연결된 네 인생은 베토벤의 곡보다 더 아름다운 악보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아이들을 지지하는 방식은 그럼, 아빠가 어떻게 도와주면 될까?”라고 묻는 것이다.

 

시도하지 않으면 길을 찾을 수 없고 도전하면 새로운 길이 열린다. 천재는 좋아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한다. 좋아하지 않으면 절대 즐기 수 없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즐기는 것을 선택하도록 도와주는 게 자녀를 행복하게 하는 길이라는 믿음. 나는 이것 하나로 어렵게 딸과의 헤어짐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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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복병은 우리의 내면에 있는 지력과 용기, 의지를 드러낼 기회를 준다. 삶이 던져주는 모든 어려운 일은 대개 우리가 경험한 적 없는 미지의 것이라 처음에는 그저 두렵기만 하다. 그 두려움과 충격에서 벗어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도움이다. 가족이 함께 겪는 크고 작은 아픔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는 것과 마찬가지로 간접 경험을 안겨주면서 자신의 뿌리를 굳건히 다지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미국에서 어려운 살림살이를 꾸러가면서도 아내는 틈틈이 자기계발에 몰두했다. 현실적인 삶의 경험을 자기발전에 활용하고 주어진 여건에서 최대의 결과를 도출하는 아내는 공부만 한 나보다 훨씬 더 폭넓은 인간관계와 사회를 경험했다. '일상은 배움의 과정이고 불평불만은 새로운 것과 진부한 것이 충돌할 때 발생하는 소음'이라는 것이 아내의 모토다.

 

'일상은 배움의 과정이고 불평불만은 새로운 것과 진부한 것이 충돌 할 때 발생하는 소음'이라는 것이 아내의 모토다. 새로움에 따른 반감으로 불만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 아내는 어떤 상황에든 배울 것이 있고 그 경험은 내일의 디딤돌이 된다는 것을 확신한다.

 

인생설계 책임자인 아내는 영어 속담 ‘Every cloud has a silver lining’을 좋아한다. 모든 구름 뒤에는 은빛이 있다. 역경은 희망을 내포하고 있고 구름 위에는 태양이 있다는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삶의 자세다.

 

헨리 나우웬 신부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의 삶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 중 하나가 부모는 아이들을 위해 형제나 자매가 되는 것이고, 아이들은 부모를 위해 아빠와 엄마가 되는 것이며, 형제와 자매는 친구가 되는 것이다."

 

그저 다 괜찮을 거야라는 상투적인 말은 극도로 심약한 상태에 있는 아이를 오히려 무기력하게 만들기 십상이다. 괜찮지 않은 상태에서 괜찮을 거라는 말을 하는 것은 진실을 토로하는 사람에게 농담을 던지는 것이나 다름없다. 가장 현실적인 것이 가장 진실한 것이다. 최선을 다한다는 말은 주어진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부모는 상선약수처럼 흘러야 한다. 흐른다는 것은 끊임없이 비워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부모는 자녀와 관련해 끊임없이 비워야 한다. () 부모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딱딱하게 굳어버린 습관을 찾아내 그것을 매번 새롭게 만드는 일이다. 부모의 반응이 고정되고 패턴화 되면 아이들과의 소통에 장애가 된다. 걱정과 노파심에서 하는 말은 자칫 훈계나 잔소리로 변질되기 쉽다. 빈 마음으로 아이들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흡수해야 한다. 설사 미숙하고 설익어 될 성싶지 않은 생각이나 계획을 늘어놓아도 속내를 드러낼 필요는 없다. 아이는 아이니까 얼마든지 어설플 수 있다. 그 어설픔에서 긍정적인 면을 찾아 격려하면 된다. () 인식하든 그렇지 않든 부모는 아이들과 함께하며 더욱더 인간적인 완성에 가까워진다.

 

매일 자기 일에 온전히 집중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아주 많다. 불앞에 용접하는 노동자, 회사에서 중요한 메일을 읽고 답하는 회사원,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연구자, 수술하는 의사, 몇 시간씩 요리를 하는 요리사, 어린아이를 돌보는 교사 등 대다수가 하루 중 적어도 몇 시간은 집중하며 보낸다. 그 시간 덕분에 하루가 보람으로 채워지고 사회가 진보하며 삶이 질서 있게 흘러간다. 사회는 소수의 특별함이나 특정 분야로만 구성될 수 없다.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모든 것이 특별하고 귀중하다. 특별한 일이라서 특별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해내는 우리의 자세와 내적 태도가 그 일을 특별하게 만든다. 신념에 바탕을 둔 자세와 태도로 삶을 가꿀 때 우리는 비로소 행복해진다.

아이를 재우는 시간,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시간, 청소년 자녀가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를 청하는 시간, 이 모든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고 머물면 부모로서 살아가는 시간이 다 소중하고 특별하지 않을까?

 

미래 사회는 학벌과 지식이라는 한정된 틀 안에서 벗어날 것이다 주입식으로 배운 지식보다 수백 배, 수천 배 더 많은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 및 통합하는가에 따라 삶이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미래 사회는 원활하고 막힘이 없는 사고, 사람과 문화를 통찰하는 소양,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능력을 갖춘 통합적이고 수평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이끌어가야 한다. 정해진 틀에 맞춰 아이들을 규격화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을 충돌 없이 최대로 분출하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삶을 개척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충분할 터다

 

아내는 언제나 아이들의 스승이자 멘토였다. 가족에게 독서 습관, 마음 키우기, 정신적 가치의 중요성, 절약을 가르쳐준 아내는 결핍도 축복으로 생각한다. 그녀는 앞으로도 계속 우리 가족의 멘토로 남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