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고 아낀 말』, 정세윤, 위즈덤하우스, 2022
‘바람이 부는 걸까 내가 흔들리는 걸까’란 부제가 붙은 책이다. 지금 나의 모습이 혹시 이런 것일까? 잠시 짬을 내어 책을 들고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 앉혀 책을 닫는다.
청춘에세이라는 말에 흥미가 더해진다.
짧게 쓴 내용들이 부담없이 순식간에 읽게 되는 책이다. 그러나 글 하나하나가 허투로 넘어가기엔 마음을 흔드는 내용들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이 들어 봤음직 한 내용이지만 읽어봐도 다시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다.
저자 소개
정세윤
뮤지션.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고 노래한다. 음악을 통해 행복을 찾고 음악을 통해 행복을 주는 사람.
10대 시절 TV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대중 앞에 등장한 이후 2017년 첫 번째 앨범 〈EVER〉로 데뷔했다. 부드러운 목소리와 가창력은 물론 자작곡 능력까지 겸비하여 ‘싱어송라이돌’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담백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노래로 듣는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의 순간을 선물하는 가수이자 계속해서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고 성장하는 아티스트이다.
《아끼고 아낀 말》은 싱그럽게 빛나는 동시에 방황하며 흔들리는 20대 청춘의 풋풋하고 청량한 고백이다. 또한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아 기억하기 위한 기록이고, 이 시간을 함께 보내는 모든 ‘나’에게 속삭이는 연가이다. 어제와 오늘, 내일에 대한 고민과 소망을 특유의 따뜻하고 섬세한 감성으로 담아낸 이 책이 당신의 지친 하루를 감싸는 작은 불빛이 되기를
독서 메모
벌써 20대 중반, 이유 모를 압박감이 몰려오기 딱 좋은 나이다. ‘벌써’라는 표현을 나도 모르게 쓴 걸 보면 말이다. 흐르는 시간이 참 날카롭고 순식간에 휙 지나가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기록하고 싶었다. 오늘의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기분인지. 빠르게 흘러가는 20대의 나를 붙잡아 도망가지 못할 이 종이에 기록하고 싶었고, 또 기록하면서 새롭게 알게 되는 나의 모습도 있을 거라 기대했다.
건강한 것도, 아픈 것도, 아픈 뒤에 아팠던 걸 잊는 것도, 다시 다치는 것도, 한 순간.
내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흐른다. 오늘 한 게 뭐 있다고. 태양과 달 사이에 뭔가 하나 더 있으면 좋겠다.
“괜찮아”라는 말을 듣고 싶고 “괜찮지 않아”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싶고
무표정에 둘러싸여 있을 때, 그 표정들을 뚫고 웃음을 짓는 것도, 내가 먼저 남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것도, 아무 목적 없이 나를 바라봐주는 눈빛을 찾는 것도, 전부 쉽지 않다.
자꾸만 더 편한 것을 찾는 것도, 알면서도 모르는 척 내 생각만 하는 것도, 순간의 짜릿한 감정들을 만끽하는 것도, 모든 걸 내일로 미루는 것도 전부 참 쉽다.
고등학생 이전 시절의 기억이 떠올려보니 생각나는 일들이 많지 않다. 아니, 거의 없다. 또렷하게 기억나는 장면들도 있지만, 나에게 그 장면들은 좋지 않은 기억들이다. 왜 좋지 않은 기억들은 사라지지 않고 내 마음 깊은 곳에 생생히 남아 있을까. 행복했던 순간도 분명히 있었을 텐데.
나는 나를 넘는 선택을 하고 싶다. 때로는 내가 하기 싫어도, 때로는 내가 좋지 않아도.
무작정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사랑해야 할 나에 대해 잘 아는 것부터. 마음껏 나를 사랑해주기 전에 사랑하지 않아야 할 내 모습을 찾아내는 것부터.
과거에 젖어 자책하고 있을 시간이 없잖아. 반복된다 해도 새로운 희망을 포기할 이유는 아니잖아. 끝이라 할지라도 동시에 새로운 시작임에 틀림없잖아.
잘해왔잖아. 조금 느려도 괜찮아. 이대로도 좋아. 멈추지만 않으면 돼. 나의 계절도 미소를 띠며 다가와 살포시 날 안아줄 거야. 나를 토닥여줄 거야.
불편함을 느낀다는 건 불편함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있는데 불편한 것을 스스로 나쁜 것이라고 여기지 말아야겠다.
가끔 이렇게 왼손을 사용해서 일상을 새롭게 보내봐야겠다. 너무 편한 것에만 익숙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따뜻한 얼음이고 싶다. 차가움으로 바라보고 싶고, 따스함으로 살아가고 싶다.
내가 역전하고자 마음먹을 때,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할 때, 비로소 연장전은 시작된다. 나의 하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언제든지 찾아와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언제나 편안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너의 작은 불빛이고 싶다.
기다리는 게 설레고 행복하다면 그건 사랑이 아닐까.
누구나 다른 사람들에겐 보여주기 싫은 마음의 그늘이 있다. 나는 너의 그늘이 궁금하다. 동정도, 호기심도 아니다. 그저 너의 마음이 그늘이지지 않았으면 해서. 더 이상 너의 마음이 아프지 않았으면 해서
손가락에 난 상처가 완벽하게 아물기까지도 몇 주 걸리는데 마음에 난 상처는 어련할까.
내가 아는 건 별로 없지만, 한 가지 확실히 아는 게 있는데, 나는 눈에 보이는 걸 위해 살지 않는다는 거야.
충전이 필요하기는 기계나 사람이나 마찬가지인데 사람은 배터리가 떨어져도 경고 알림이 따로 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이 충전 시기를 알아차리는 게 정말 어렵고 중요하다. 매일 나의 상태는 어떤지 확인하고 방전되지 않도록 꼭꼭 충전해야 한다.
무언가 볼 때 이상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 그렇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를 뿐인 것이다. 내가 이상하다고 해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면 마음껏 이상하자. 결코 틀린 것이 아니니까.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은 다르다. 잘 하려고 하지 말고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성공하려고 하지 말고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지금 당신의 마음엔 무엇이 담겨 있나요? 어떤 생각으로 가득한가요? 그것이 앞으로의 날들을 만들어 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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