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랑이 온다. 』, 이정하, 문이당, 2016
저자 소개
이정하 시인
저자 이정하는 수백 만 독자의 가슴을 적신 시집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로 사랑하는 사람의 슬픈 이면을 감동적으로 그려 낸 대한민국 대표 감성 시인.
작품으로는 시집 『한 사람을 사랑했네』,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어쩌면 그리 더디 오십니까』, 『혼자 사랑한다는 것은』, 『다시 사랑이 온다』 등과 산문집 『우리 사는 동안에』, 『소망은 내 지친 등을 떠미네』,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불쑥 너의 기억이』,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등이 있다.
독서 메모
당신, 이라고 부르면 금세 저벅저벅 걸어와
환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 보는
당신, 당신, 당신
살다보니 바람이 아닌게 없더라
내 걸어온 모든 길이 바람길이더라.
그대 향한 내 마음을 보고도 모른 척 하는 가
그대 보지 못하는 가마른 가슴에도 사람은 돋아나니
척박한 땅에도 꽃은 피어나듯
내가 피운 꽃송이하나를 그대 보지 못하는가
허겁지겁 내려와 눈 감으면
네 생각보다 먼저 따라와
냉큼 내 얼굴을 덮는
아카시아 꽃 향기
가난해서 울었다
너에게 해 줄게 없어 울었다.
사랑한다는 말 조차 해 줄수 없어
희디흰 각혈 네 발 밑에 쏟아 놓았다.
붙잡지 못했으나 보낼 수도 없어
나는 또 목놓아 울었다.
어디 내 생애 바람불지 않은적 있었더냐
날마다 크고 작은 바람이 불어왔고
그때마다 나는 두리번 거리며
바람이 잠잠해지길 기다리곤 했다.
각자 사랑하라
둘이서 하려하지 말고
혼자서 사랑하라
눈물로 한평생 살아가다
죽어서야 한 톨 풀씨로 피어난 꽃
망초야
개망초야
달빛 환한 초 여름밤
오늘은 어인일로 웃음 짓느냐
그를 위해 기도할 각오 없이 사랑한다고 생각지 마라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들기 까지
그 사람만 생각 한다고 해서
사랑이라 생각하지 마라
사랑한다는 것은
어느 한 쪽으로 물드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색깔로 서로 빛나게 하는 것
사랑한다는 것
그렇게 홀로 가던 각자의 사랑은
언젠가는 만나 하나의 사랑으로 이어지나니
처음부터 왜 하나면 안돼냐고 조바심 치고 불평하는 사람은
햇볕 좋은 날을 골라 양수리행 기차를 타보라
내 사랑이 작았던게 아니라
그대가 본 것이 작았을 뿐
내게로 오라
나는 조용히
그에게 주문을 걸었다
그러나
나는 서툰 마법사였다.
사랑하는 법을 알고 있었지만
그 사랑이 떠나지 않게 하는 법을 몰랐던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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