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취미생활과 일상사/독서 메모

『제비꽃 (어른을 위한 동화)』, 정채봉, 현대분학북스, 2001

그루 터기 2022. 10. 13. 23:29

제비꽃 (어른을 위한 동화), 정채봉, 현대분학북스, 2001

 

어린이 동화작가 정채봉님. 순수한 마음을 가진 멋진 작가님이셨는데 아쉽게도 너무 일찍 떠나셨습니다. 살아계실 때 그 멋진 모습을 그리며 동화를 읽었습니다. 좋은 곳에서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저자 소개

 

1946년 전남 승주의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났다.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꽃다발이란 작품으로 당선되어 등단했다. 그후 대한민국문학상(1983), 새싹 문학상(1986), 한국 불교 아동문학상(1989), 동국문학상(1991), 세종아동문학상(1992), 소천아동문학상(2000)을 수상했다.

 

동화작가, 방송프로그램 진행자, 동국대 국문과 겸임교수로 열정적인 활동을 하던 1998년 말에 간암이 발병했다. 그가 겪은 고통, 삶에 대한 의지, 자기 성찰을 담은 에세이집 <눈을 감고 보는 길>을 펴냈으며 환경 문제를 다룬 동화집 <푸른 수평선은 왜 멀어지는가>, 첫 시집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를 펴내며 마지막 문학혼을 불살랐다.

 

 

 

독서 메모

 

아름다움이란 뭔가요?

꽃잎이 크고, 빛깔이 진하고 향기가 많이 나면 아름다운 건가요?” “그런 것은 진짜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없어. 진짜 아름다움이란 꽃이 어떤 모양으로 피는가가 아니야. 진짜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에게 좋은 뜻을 보여주고 그 뜻이 상대의 마음속에 더 좋은 뜻이 되어 다시 돌아올 때 생기는 빛남이야.”

 

수도자는 그의 손에서 마음 찍는 사진기를 빼앗아 내동댕이치면서 소리쳤습니다. “이건 어느 것보다도 악마가 들어가서 장난하기 쉬운 물건입니다 이후로는 절대 이런 것을 만들지 마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신의 저주가 들어 있을 겁니다.”

 

흔들리는 관솔불에 노인의 그림자가 길게 바위를 덮는 순간, 바위 속에 거울처럼 환하게 비춰져 보이는 것이었다. 석공은 무릎을 꿇었다. 바위 안에서 넉넉한 미소를 띠고 앉아 있는 부처님을 향하여 . “부처님, 이젠 그만 밖으로 나오십시오. 제 손을 잡으시고 이 세상으로 걸어 나오십시오.” 동해의 먼동이 밝아오고 있었다.

 

아이야 이 세상살이가 외롭고 슬플 때면 이이야기를 떠올려다오. 그리하여 천년을 하루같이 그날그날의 상처를 강물처럼 지우면서 오직 베푸는 마음 하나로 저 하늘을 향해 뻗어 올린 내 팔을 그려주려무나. 아이야.

 

'나에게는 지금 너한테 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후일 네가 마음을 갖기에 따라서 장미꽃보다도 더 거룩하게 될 때가 있을 것이다.'

하느님의 이 말씀을 믿고 가시나무는 세상살이를 시작하였습니다. 나무들 사이에 우두커니 서서 눈총만 받고 사는 나날이었지만 결코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서서히 나무들과 풀들을 가려서 옮겼습니다. 과실나무와 꽃나무들은 뜰 안으로 곡식과 채소들은 논밭으로 가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가시나무는 산에서는 밀려 내려오고 들에서는 쫓겨나서 비탈진 언덕 같은 곳에서나 간신히 뿌리를 내리고 살아야 했습니다. 많은 날이 흘렀습니다. 할아버지 가시나무가 죽고, 아들 가시나무가 아버지가 되고, 또 아들 가시나무가 태어나고...

 

용기를 가져 너는 제비풀로 그만하면 훌륭한 거야” “그러나 내가 미운 걸 어떡해요” “바보 같은 소리, 너도 꽃을 가진 풀이야. 귀를 기울이고 네 몸속의 소리를 들어봐. 꽃을 피워내려고 열심히 물을 길어 올리는 두레박소리가 들릴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