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갖춘 마디』, 윤혜주, 북랜드, 2021 또 한 번의 가슴 설렘을 감당할 수 없었다. 몇 달 전 ‘먹을 갈다’ 이후에 이렇게 첫 꼭지 글에서부터 정신을 빼앗긴 적이 없었다. 둥둥거리는 가슴을 어찌하지 못하고 두 번째 꼭지 ‘그 때 그 사람’을 만났다. 메모를 하는 손이 벌벌 떨린다. 수필의 생명은 사실감의 표현이라고 배웠다. 아니 들었다. (저는 문학관련 교육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어서요) 이 책의 글들에는 두드러진 사실감과 찰떡궁합을 연상케하는 적재적소의 단어들과 표현들이 나의 가슴을 두드린다. 두 꼭지를 읽고 더 이상 읽을 수가 없었다. 커피를 한 잔 내려 천천히 마셨다. 온갖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마음을 가다듬고 세 번째 꼭지 를 폈다. ‘가을이 부쩍 수척해졌다. 여름내 가들막하던 강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