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 도서관에서 빌려온 내 인생에 용기기 되어준 한마디(정호승) 책을 읽다가 좋은 글이 있어서 저자의 허락도 없이 빌려왔습니다. 저자께서 이 책에 담긴 말씀들이 모두 인생의 용기를 준 양식이라 성경말씀의 오병이어(五餠二漁)처럼 나누어 먹고 싶다고 말씀하셨으니까 이렇게 소개한 것도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시계는 살 수 있지만 시간은 살수 없다.
시계 만드는 기술이 뛰어난 한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시간이 정확하게 맞는 시계를 만들기 위해 늘 최선을 다했습니다.
“내가 시계를 잘못 만들어서 사람들이 약속시간을 어기게 되면 정말 큰일이야.”
그는 늘 그런 생각을 하며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꼼꼼히 살피곤 했습니다.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는 결혼을 하고 예쁜 딸을 얻었습니다. 딸이 태어난 그날부터 온갖 기술과 정성을 다해 딸에게 줄 특별한 시계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덧 딸은 어엿한 소녀로 자랐습니다.
어느 날 그는 그동안 몰래 만들어왔던 시계를 딸의 손목에 채워주었습니다
“이 시계는 너만을 위해 만든 소중한 거란다. 잘 간직해야 한다.”
그는 시계는 다른 시계와 모양은 똑같았지만 초침, 분침, 시침이 각각 금과 은과 동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준 시계를 환히 웃는 얼굴로 요모조모 살피던 딸이 말했습니다.
“아버지, 시침이 금, 분침이 은, 초침이 동이었더라면 더 좋을 뻔 했어요. 시계를 볼 때 맨 먼저 보는 게 시침이잖아요.”
그는 잠시 빙그레 웃기만 하다가 딸에게 말했습니다.
“그래,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그렇지만 초를 아끼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분과 시를 아낄 수 있겠니. 시와 분은 초가 모여 만들어진다. 초를 허비하는 것은 곧 황금을 버리는 것과 같단다. 초침이 가는 길이 바로 황금의 길이야. 인생의 시간이 초침에 의해 흐른다는 것을 잊지 말거라”
“네.”
딸은 아버지의 말씀에 고개를 숙이며 자신의 손목에 채워진 시계를 오랫동안 바라보았습니다.
1초가 모여 1분이 되고, 1분이 모여 한 시간이 됩니다. 불가에서는 ‘1초 전이 전생’이라고 합니다. 1초라는 시간이 현생을 이룰 만큼 1초가 인생에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대부분 1초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삽니다. 1초를 얼마든지 버려도 되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시계 공 아버지는 딸에게 시계의 중요성을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1초라는 시간의 중요성을 말해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정호승 산문집)에서 옮김
인생살이에서 시간의 속도는 나이에 비례한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20대는 시속 20km, 60 대는 시속 60km, 80대는 시속 80km로 나이와 같은 속도로 달린다고 합니다. 요즈음 와서 정말 실감나는 말 같습니다.
이제까지 시간을 시계공 아버지의 마음처럼 귀하게 사용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지만 지금부터라도 달리는 인생의 속도에 맞춰서 아끼고 아껴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책상 앞에는 작은 구호가 하나 적혀 있습니다.
‘지금 하자
한 일을 후회하는 것보다 하지 않은 일을 후회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 표어처럼 달리는 인생열차의 속도만 탓하지 않고, 하나하나 도전해 보겠습니다.
1초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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