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취미생활과 일상사/그루터기의 일상사

제 노래방 18번 악보

그루 터기 2021. 6. 21. 08:00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 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책을 백 번 읽으면 그 뜻이 저절로 드러나게 된다. 부지런히 학문을 닦으면 저절로 성취함이 있게 된다는 말이다.


라떼 이야기 하면 노인네라고 다들 싫어 한다고 하는데 
또 라떼 이야기 합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 친구들과 통키타 들고 모여서 밤새도록 떠들고 시끄럽게 노래 부르고 놀았다가 
다음날 온 시골 동네에 누구네집 아들이 잠도 안자고 밤새도록 떠들어서 어른들께서 잠을 설쳤다고 소문이 난 적이 있습니다. 
야단은 맞은 기억이 없는 걸 보니 어른들께서도 젊은이들의 하루 정도의 취기는 이해를 해 주셨나 봅니다.
그 때가 아마도 고등학교 2학년 여름 방학 때 였던 것 같은데 
친구중에 키타를 잘 치는 친구가 리드를 하고 우린 변성기를 지난 허스키한 목소리로 꽥꽥 소리를 질렀던 기억인데요.
그 때 한 창 유행하던 포크송 들이 었습니다. 

저는 친구들 중에서도 겨우 박치를 면한 음치였는데요. 지금도 그렇지만 고음에 아주 약해서 노래 한 곡 제대로 
부를 수 있는 것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8,90년대 이후로 한국에서도 노래방이 유행을 하기 시작하고 친구들과 모임을 하면 항상 2차로 노래방을 가게 되었는데요
음치인 저는 순서대로 돌아오는 노래부르기가 너무 고역이었습니다.  
제가 박치는 아닌데 고음에서 항상 삑사리가 나기 때문에 겨우 부를 수 있는 노래가 과수원길, 바위섬 같은 노래였습니다.  그것도 같은 친구들 끼리나 동료들 끼라 가면 매번 그 노래 두개만 가지고 긴 시간을 해결 할 수 없었습니다. 

어느날 티비에 국회의원 한 분이 대담 프로에 나오셨는데 저와 같이 음치라서, 음치 탈출을 위해 한 곡을 100번 정도 부르니까 멋지게 부를 수 있게 되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렇다면 나도 할 수 있겠다 생각하고,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생각해 봤습니다.
그 당시 화물차를 몰고 지방으로 출장을 자주 다녔는데 이거다 생각하고, 차량용 카세트에 노래 테이프를 사서 넣고 무한 반복으로 같은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  때 유행하던 '서울대전대구부산 찍고' 를 아마도 300번 이상을 불렀을 것 같은데 저는 그 국회의원분 보다 더 음치였나 봅니다. 결국 어정쩡한 정도의 실력으로 끝이 났습니다. 


그 이후 혼자 운전하는 시간만 되면 노래를 부르다가 이 기억력 나쁜 버릇 남 못주고 가사를 기억 못해 노래를 따라 부를 수가 없었습니다.  인터넷에 노래 가사를 찾아 크게 프린트하여 운전대 앞에 붙여놓고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급기야 악보도 찾아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러다보니 차츰 노래 실력도 늘어나기도 했지만 저하고 딱 맞는 노래를 찾게되고, 머나먼 고향, 울고 넘는 박달재를 지나 이제는 '숨어우는 바람소리'가 저의 18번이 되었습니다. 
노래방가서 매번 18번 하나가지고 어림도 없어서 18-1,2,3... 몇 곡 더 준비하게 되었구요. 

아래에 있는 악보가 그때 사용하던 악보 입니다. 

요즈음 같으면 유튜브를 보면서 열심히 연습 할 수 있었을 텐데 그 땐 녹음 테이프와 이 악보가 멋진 선생님이 셨습니다. 



그 때 정말 무지하게 노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   이 악보는 인너넷 카페 등에서 다운 받은 것이구요. 어디서 받았는지 모르 것이 대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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