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취미생활과 일상사/나의 도반 통풍

늙으막에 좋은 친구 하나 얻었습니다.

그루 터기 2021. 7. 16. 21:33

 

인생 2막을 같이 즐기며 살아갈 친구

 

  금년들어 오랫동안 저의 주변만 맴도던 친구와 악수를 시작했습니다. 

 

  주로 저녁 시간 친구들과 맛있는 안주에 소주 한 잔 할때 근처를 맴도던 친구인데요. 

지금 생각해보니 벌써 10여년 전부터 제 주위를 맴돌고 있었습니다. 특히 참치만 거의 매일 먹던 7년의 시간과  소맥을 밥먹듯이 하던 횟집에서의  5~6년 동안 쳐다 보지도 않았는데도 꾸준히 저의 옆자리를 지켜준 친구입니다. 

  쳐다만 보고 있던 저도 작년부터 마음이 급했는지 옆구리를 슬슬 찌르기 시작하더니 금년 들어서는 아주 노골적으로 불평하면서 손목을 잡아끕니다. 

  그동안 그렇게 옆에서 신호를 줘도 눈길 한 번 주지 않았었는데  올해부터는 제가 쳐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이 친구는 '바람만 스쳐도 아픈 통풍' 이란 이름 처럼 겉보기에는 성질 더러운 친구인데 자세히 뜯어보면 꽤 괜찮은 친구이기도 합니다. 처음 볼 땐 하는 짓이 괘씸하고, 얄미웟는데 가끔 생각해 보면 도움이 많이 되는 친구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친구는 절대 사람을 죽이지 않습니다.  크게 잘못하고 있는 친구들에게도 조금 아프게 할 뿐 사망에 이르게 하지는 않습니다. 이 친구 주위에는 고혈압, 심장병, 신장병,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친구들이 많이 있지만 딱 그 한가지 살인만은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요즈음 유행하는 코로나 보다는 훨씬 좋은 친구입니다. 코로나란 놈은 좋은 점은 하나도 없고, 조금만 틈을 보이면 급소를 때려서 사망에 이르게 하니까요. 거기에 비하면 통풍이란 친구는 정말 신사 같은 친구입니다. 

 

  이 친구는 쳐다보지 않아도 최소한 10년 정도는 기다려주는 정말 의리 있는 친구입니다. 몸속에 요산수치가 정상보다 높아도 대부분 10년 동안은 발작을 하지 않습니다.  10년이 넘어가고 더 오래되어도 10~20%만 발작을 하니까 대부분의 통풍이란 친구는 옆에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갑니다 그래도 아무말 없어 묵묵히 쳐다만 보며 아쉬워합니다. 

 

  결정적으로 이친구가 좋은 점이 있습니다 .

내가 이 친구와 악수를 하고나서야 알게된 내용입니다.  

이 친구는 주위의 나쁜 친구들을 말려줍니다. 고혈압, 신장병, 당뇨병 같은 친구들이 가까이 오지 않도록 막아 줍니다. 그런데 조건이 있습니다.  반드시 통풍이란 친구와 친하게 지내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통풍이란 친구를 못본체하면 안됩니다.  술 조금 줄이고, 살 좀빼고, 운동 좀하고, 음식도 건강한 음식만 골라서 먹으라고 합니다. 그래야 이 친구와 친해질 수 있습니다. 딱 한 가지 요산 수치를 정상으로 관리하라고 합니다. 그러면 통풍이란 친구가 성인병 친구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방어를 해 줍니다. 

  

  오랫동안 저의 주변을 맴도던 통풍이란 친구가 섭섭하지 않도록 잘 관리하고 치료하겠습니다. 이참에 아슬아슬하던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를 한 칼에 무찌르고 말겠습니다.  간이나 신장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폭음이 아니라 즐길 줄 아는 음주로 바꾸겠습니다. 무엇보다 건강한 노후가 될 수 있도록 달려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