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취미생활과 일상사/나의 도반 통풍

통풍 치료 1개월 그 결과에 달뜨다

그루 터기 2021. 7. 15. 08:00

통풍 치료 1개월 그 결과

 

정확히 말하면 2개월 차라고 해야 하는데 제가 퓨마티스 내과를 찾아간 시점부터 확인하면 1개월입니다.

 

  그전에도 급성 통풍 발작이 있으면 가까운 정형외과를 찾아가서 소염진통제와 콜킨 그리고 위장약을 일주일치 처방 받아 3일 정도 먹으면 통증이 사라졌었습니다. 한 달 정도 지나 다시 통풍이 와서 두 번째 갔을 때는 혈액 검사를 해보니 요산 수치가 정상보다 약간 높다고 이야기 하고 자주 발작이 있으니까 한 달 치 요산 강하제 페브릭을 처방해 줘서 먹었습니다. 그 때 요산수치가 얼마라고 했는데 그 때까지도 요산수치의 개념이 별로 없어서 그냥 약간 높다라는 듣기 좋은 말만 들고 왔습니다.

 

  한 달 분의 통풍약이 저에게는 약간 충격이었고, 그 때부터 인터넷을 찾아보니 OMG!! 통풍이란 것이 한 두달 약 먹어서 낫는 병이 아니더라구요. 한 달이 아니라 한 평생을 같이 가야할 친구였습니다. 통풍은 관절이 아프니 정형외과가 전문이라고 생각 했던 잘못된 생각도 알게 되고, 이렇게 통증이 오기까지 요산 수치가 높은 상태로 오랜 시간 지났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부랴부랴, 인터넷 검색으로 가까운 곳에 류마티스 내과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강서류마내과. 의사 선생님도 대한민국 100대 명의로 선정되신 믿을 만한 곳이라는 것도 병원을 결정하는 주요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역시, 소문난 병원은 기다림이 있네요. 간호사님의 정말 꼼꼼한 사전 문진표(사소한 것도 물어보고 적으시는 병원 처음이었습니다.)을 작성하고, 한 시간 정도 기다림 끝에 진료 후 한 달 치 약 처방을 받아 왔습니다. 통풍 발작증이 있는 중에 찾아갔기 때문에 당장 혈액검사를 할 수도 있지만 다른 병원에서의 결과가 있다고 하니, 한 달 후에 검사를 하자고 하셨습니다. 발작이 있을 때 요산 수치가 일시적으로 낮아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일단 통증 치료를 하고 혈액검사를 하는 것이 정확하다는 인터넷 정보를 읽었습니다. 물론 병원을 다녀와서 본격적으로 통풍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하고 나서지요.

 

  한 달 동안 처방받은 콜킨정과 페브릭정 한 알씩, 정확한 시간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복용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약을 먹으면서 음식 가리지 않아도 된다고, 과식만 하지 말고 조금씩은 먹으라고 했는데, 아직 통증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라 좀 더 철저하게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퓨린 함량이 많은 음식은 가능하면 먹지 않고, 먹게 되더라도 정말 조금만 먹었습니다. 친구들과 모임이 있을 때나 가족 모임이 있을 때는 노알콜, 노퓨린 맥주인 하이트제로 올프리 맥주를 편의점에서 따로 구매하여 먹었습니다. 채소 위주의 식사를 하고 식사량도 줄였더니 체중도 순식간에 3kg 정도 빠졌습니다.

  지금은 통증이 완전히 없어지지도 않고, 충격이나 이벤트가 있으면 발작이 오기 때문에 운동도 조심스럽게 걷는 운동만 조금 했습니다. 물은 정말 많이 먹었습니다. 평소에도 2L 가까이 먹던 버릇이 있었는데 한 달 동안은 하루 3~4L는 기본으로 먹었습니다. 처음에는 막연히 한 2~3L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1L 물통에 덜어서 먹어보니까 금방 알 수 있었는데 보통 네 통 정도는 먹었던 것 같습니다.

 

  한 달 동안 통증은 기분 나쁠 정도만 왔습니다. 처음 이병원에 찾아간 것은 왼쪽 무릎 통증이 있었는데 병원을 다녀오고 나서는 오른쪽 무릎으로 살짝 넘어가더니, 금방 왼쪽 발목과 오른쪽 발등으로 통증이 옮겨 갔습니다. 발목이나 발등 통증은 병원에서 비상약이라고 지어준 소염진통제는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급성 발작이 오기 직전의 신호 정도였는데 그 정도로만 계속 유지가 되었습니다. 요산 저하증 약을 먹어 갑자기 요산 수치가 내려가면 약한 통증이 올 수도 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서 따로 약을 먹지 않고 기다려 봤습니다. 콜킨과 페브릭을 먹지 않은 옛날 같으면 바로 통증이 심해졌을 법도 한데 딱 그만큼만 통증이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은 엊그제 걷기운동 중에 속도를 조금 빠르게 했더니 갑자기 왼쪽 발목에 조금 신호가 왔습니다. 병원에 갈 때는 걸음이 약간 불편할 정도로 통증이 있었습니다. 어제 저녁에 비상약으로 처방해준 소염진통제를 먹을까 고민도 하다가 일단 잠을 푹 자보고 통증이 심해지면 먹어야겠다고 생각 했는데 통증이 약해져서 비상약은 먹지 않았습니다.

 

  어제 한 달간의 약 복용 후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하려 병원을 찾았습니다. 약을 먹었다는 것을 빼면 평상 시 통증이나 불편함이 그대로여서 치료가 되고 있는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인터넷 카페에 모인 환우님들께서 올리신 글에 보니 페브릭으로 요산수치가 내려가지 않아 다른 약으로 바꾸시는 분들도 계시고, 몇 달 씩 계속 먹어도 조금밖에 내려가지 않는다는 분도 계셔서 병원을 방문 할 때 마음을 비우고 갔습니다.

 

  지난번 많이 기다린 것 때문에 병원 문을 열기도 전에 미리 가서, 문 앞에 놓여있는 접수순서 대기표에 1번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아침 출근 시간 차량이동이 불편할 것 같아 지하철을 이용했더니 정말 편했습니다. 지하철로 3정거장이고, 역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발의 통증이 심하지 않아서 충분히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9시 조금 전에 문을 열고, 접수를 받고, 1착으로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했습니다. 자체 검사시설이 있는 병원이라 그 자리에서 약 한 시간 정도 기다렸습니다. (오늘도 한 시간 기다리는 건 지난번과 똑 같네요..) 기다리는 동안 혈압도 측정하고, 책도 읽고, 신문도 읽었더니 지루하지 않고 지나갔습니다.

 

  드디어 의사선생님과의 면담시간(처방이라고 해야 할지?, 치료라고 해야 할지?, 면담이라고 해야 할지?)이 되었습니다. 모든 사항은 결과로 말하는 것이니까.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결과가 커다란 모니터에 가득 올려져 있었습니다. 재빨리 가방에서 안경을 꺼내 썼습니다.

 

  모니터 차트를 주루륵 내리면서 의사선생님의 말씀이 빨라지시네요.

 

간수치도 전부 정상입니다.”

신장 관련 수치도 전부 정상입니다.”

요산 수치도 3.4로 아주 좋습니다.”

 

? 3.4?”

 

저의 목소리가 약간 달뜨며 올라갑니다. 제가 예상했던 수치보다 한 참 낮았거든요.

모니터의 항목에 틀림없이 uric acid’ 이렇게 써져 있고, 그 옆에 3.4로 표시가 정확했습니다.

 

다 좋은데 한 가지만 약간 문제가 있습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약간 높은데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닙니다. 뱃살을 조금 빼셔야 됩니다.”

 

주황색으로 표시된 콜레스테롤을 마우스로 드레그 하시면서 말씀하시는데 귀에도 눈에도 스쳐지나갑니다.

 

체중은 열심히 빼고 있습니다.”

 

  저의 대답도 건성입니다 머릿속에는 오로지 3.4 라는 숫자만 생각이 납니다. 결과가 나오기 전에 제가 걱정을 잘 안하는 편인데도 오늘의 결과가 앞으로의 치료 방법과 식생활 등 여러 가지를 결정을 하기 때문에 은근히 걱정이 되었었거든요. 만약에 요산수치가 내려가지 않으면 처방약을 자이로릭으로 바꿔야 하나? 자이로릭으로 바꾸려면 정말 위험한 부작용 때문에 유전자 검사도 해야 하는데. 비용이 비싸도 오늘 바로 하고, 처방 받는 게 좋은가? 아니면 페브릭을 일단 몇 개월 더 먹어보다가 그 때 안 되면 바꿔? 거의 의사의 처방 수준으로 고민이 있었습니다.

 

신장에는 문제가 전혀 없는 건가요? 선생님? 가족력이 있어서 걱정했었거든요

! 신장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간도 문제가 없다고 하셨는데 이상하네요. 제가 수 십년 동안 술을 정말 많이 먹었거든요. 최근 몇 년 동안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소주 2~3병씩 먹었는데 이상하네요.”

술을 그렇게 많이 드셨어요? 이젠 조금씩 줄이세요. 술은 조금만 드세요.”

예 선생님! 요즈음은 아예 무알콜 무퓨린 맥주만 조금씩 먹고 있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들 평생 먹을 술 3배 이상은 먹었으니 지금부터 못 먹어도 억울해하면 안되지요. 허허

 

  갑자기 대화가 진료가 아닌 여담으로 흘러갑니다. 얼른 자세를 고쳐 앉으며,

 

꾸준히 열심히 치료해 보겠습니다.”

그러셔야지요. 약은 2달치를 처방하겠습니다. 혹시 모르니까 비상약도 10일치를 드릴 테니까 갑자기 통증이 오면 드시고, 필요 없으면 드시지 마세요. 비상약이니까

,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달 뒤에 오셔서 다시 혈액검사 하겠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병원을 나서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아침에 올 때 아프던 왼쪽 발목도 다 나은 듯 걸음도 당당합니다.

 

한식이 잘 했어” 

 

  한 달 동안 열심히 노력했던 식습관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동안 통풍 발작이 온 과정과 횟수로 봤을 때 평생 먹어야할 것 같은 통풍약을 앞으로 관리만 잘하면 혹시 끊을 수 있지 않을까?

 

  엉뚱한 기대가 자꾸만 드는 건 좋은 현상이겠지요?

 

 

 

 

 

  강서류마내과에서 사진 한 장 찍었습니다. 

  의사 선생님 성함이 요즈음 뉴스에 매일 나오는 유력 대선후보와 똑 같습니다. 

  의사 선생님!  한문도 똑 같은지는 모르지만요

 

  TV 프로에도 자주 나오시는 모양입니다. 사진을 찍지 않았는데 지상파 방송 몇 군데와 케이블 티비 몇 군데 나오신 거 사진 찍어서 벽에 붙여놓으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