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취미생활과 일상사/그루터기의 일상사

커피잔에 담긴 맑은 가을 하늘

그루 터기 2021. 9. 13. 13:58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있으려니 좀이 쑤셔서 
점심 먹고 운동 겸 커피 한 잔 하러 나왔습니다.

 

언제 부터인지 모르지만 우리나라가 카페 왕국이라고 할 만큼  전국적으로 갑자기 카페들이 정말 많이 생겼습니다.

동네 구석구석에도 카페와 테이크 아웃 커피점이 참 많습니다. 

별다방이라고 하는 스타벅스 같은 경우 반경 1km 안에 7개 씩이나 있고(더 있는지도 모르지만)

다른 이름의 카페도 수십개씩 있으니, 조금 과장하면 두 집건너 커피집이라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저는 목동홍익병원 사거리 코너에 있는 테이크아웃 커피통에서 (체인점은 아닌 것 같고) 가끔 커피 한 잔씩 합니다 

커피통 사장님은 30대 초반의 두 형제분이신데, 언제나 꼭 필요한 말씀만 하시고 무덤덤하십니다. 

좁은 가게에는 테이블이 4개 정도 있고 가게 앞에 비치파라솔 두개가 있습니다. 저는 항상 비치파라솔 아래에 앉아 커피를 즐깁니다.  지나가는 차들이나 사람들 구경도 하면서요. 가게앞 벽면옆에 설치한 커피볶는 기계가 항상 돌아가고 있는데 그것을 보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지금 생각하니까 제가 이 가게에 꽤 오래 다녔는데 항상 혼자만 왔었던 것 같습니다. 

왜 그랬을까? 아마도 집 가까이 있기도 하지만 친구들을 자주 만나는 장소에서 멀기도 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람의 습관이나 관성이 무서운 것이 저의 집에서 큰사거리를 대각선으로 건너야 이곳인데 사거리를 건너기 전 우리집 쪽으로도 커피를 테이크 아웃하는 곳이 하나 있거든요. 그런데도 거기는 한 번도 가게되질 않네요

오늘도 애써 그 커피집 앞까지 갔다가 왠지 모르게 어색하여 다시 이곳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신호등을 한 번만 건너면 되는 곳에서 카페가 하나 있는데 거기도 한 번도 안가게되고 꼭 신호등을 두 번 건너는 이곳만 다니게 됩니다. 

(제가 새로운 걸 꽤 좋아하고 궁금해 하는 사람인데 아닌가?)

 

오늘은 커피집을 소개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구요.

커피를 마시면서 문득 커피잔에 비친 맑은 가을하늘이 이뻐서 소개합니다. 

그동안 커피를 마시면서 핸드펀에 올라온 퍼블리 글을 읽느라고 정신이 다른 곳에 있었는데 

오늘은 커피잔 속의 하늘에 푹 빠졌습니다 

 

햇살이 가장 뜨거운 시간에 나왔는데도 이제 뜨겁다기 보다 따뜻하다고 느낄 정도로 날씨가 선선하고 좋습니다 

하늘은 더 맑고, 깨끗하구요.

 

커피잔 속에 비친 하늘을 찍느라고 커피 마시는 것도 잊고 정신없이 똑 같은 사진을 계속 찍고 있네요....

커피가 조금더 찰랑거리게 담겨있었다면 다른 각도의 그림도 이쁘게 나올 것 같은데 하늘과 나뭇잎이 나오는 

가장 적당한 사진이 이정도 뿐이고 나머지는 파라솔이 검게 나오거나 하늘이 보이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길거리 같은 곳에 두고 다시 찍어보려고 했는데 지나가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오늘은 여기까지 했습니다. 

 

세번째 사진에 비친  24시간 연중무후 테이크 아웃은 커피점이 아니고

커피점 옆에 개그맨 김준호가 하는 고기무인 판매점입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