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취미생활과 일상사/인색 2막

백수가 과로사 한다. (백수 일년을 뒤돌아 보니 바쁘게 살았네!!)

그루 터기 2021. 9. 15. 18:23

 

 

그루터기의 백수 일년을 뒤돌아 본다.

 

   작년 8월 31일 인생2막 1장을 시작한 후 1년 나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남들은 백수 3개월만 지나면 몸살이 나고, 우울증에 걸린다고 하는데 나는 조금 별종인가 보다. 일 년이 지난 지금도 정신없이 바쁘고 행복하다. 딱 하나 너무 집에만 박혀 있다고 잔소리하는 집사람만 빼면 말이다.

   ‘백수가 과로사 한다.’ 딱 나한테 맞는 이야기 같다. 학교 다닐 때도 자주 하지 않던 밤샘공부도 하고(소방안전관리자 1급 시험 때는 밤을 꼬박 새고 아침 5시까지 한 적도 있다.), 하루에 4권 이상의 책도 읽고, 하루 5편 이상의 글도 써봤다.

 

   그 첫 번째로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틈틈이 교육도 받고 자격증 시험에도 응시하고 취득도 하고 했었는데 이번에도 나름 몇 가지 자격증도 취득하고 교육도 받았다.

 

   그중에 단연 으뜸은 작년 11월 5일간의 오프라인 교육을 받고 취득한 소방안전관리자 1급 자격증 취득이다. 이 자격증은 현재 대학학점으로 8학점이 인정되는데 법이 개정되기 전 20학점이 인정되는 마지막 날인 12월 15일 이전에 합격했기 때문에 혹시라도 학점이 필요하게 되면 12학점이나 유리하게 받을 수 있어서 행운이 함께 온 것이라 생각된다.(학점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좋겠지만...)

 

   두 번째 자격증 취득은 금년 4월에 취득한 기계설비유지관리자 특급 자격이다. 이 자격증은 법이 새로 제정되어 금년에 처음으로 자격증이 발급하기 시작하였는데 그동안의 회사 경력과 설비보전기사 자격증 취득 경력을 합하여 최고 등급인 특급을 취득하였다. 이 두 자격증은 앞으로 건축물 관리쪽에 취업을 하게 된다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자격증이다.

 

   세 번째 자격증은 직업훈련교사 2급 자격증이다. 이 자격증은 이번에 새로 공부를 해서 취득한 자격증은 아니고, 옛날에 직업훈련관련 교육학 이수한 경력과 기능장 자격증 취득한 자격으로 신청해서 받은 자격증이다. 옛날에는 기계공작과 교사로 자격증이 나왔었는데 이번에는 프레스금형, 사출금형, 특수가공, 기계가공 등 4개의 자격증을 교부 받았다. 그 외에도 몇 가지 종목을 더 받을 수 있었는데 당장 필요한 자격증이 아니라 4개만 신청해서 받았다.

 

   그 외에 국가과학기술인 등록과 국가자격검정 감독위원에 위촉 되었다. 국가과학기술인 등록을 하니 며칠에 한 번씩 이메일이 오는데 실속은 없는 것 같다. 감독위원에 위촉되어 교육도 받고 왔는데 내가 신청한 종목이 관할 지역에 별로 없는 시험이라 자주 갈 것 같지는 않다. 전국에 한 곳에만 신청할 수 있는데 신청 당시 확실하게 확인해 보지 않고 했더니 시험이 거의 없는 곳에 신청을 하게 되었다. 또 산업기술 평가위원과 국가자격검정 출제위원을 신청했는데 아직 위촉을 받지는 못했다.

 

   이렇게 잘 된 것만 있는 건 아니고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한 일도 몇 가지 있다. 작년 산업현장교수에는 신청을 했었는데 서류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소개서도 잘 쓰지 못해서 탈락을 했다. 올 초에도 접수가 있었는데 너무 늦게 알아서 후반기에 다시 기회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 외에도 기술지도사와 전기기사에 도전하려고 검토하고 공부를 시작하다가 더 좋은 일에 빠져버려 평생 다시 하게 될지 모르지만 일단 보류가 되었다.

 

   더 좋은 일이 어떤 것일까? 바로 독서와 블로그 글 올리기이다. 먼저 소방안전관리자 관련 문제들을 정리해서 올리는 일을 시작했다. 시험을 보면서 정리해 둔 요점정리를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두 번의 응시 때 기억나는 기출문제를 정리하여 올리고, 자주 가는 카페에 올라온 기출문제들을 하나하나 새로 만들고 정리하여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 이 때도 정신없이 워드작업을 하다보면 새벽이 되곤 했다. 잠 많은 내가 이렇게 잠을 잘 새는 것도 불가사의 중에 하나지만 뭔가에 꽂히면 옆도 보지 않고 달리는 것 또한 나의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기출문제 위주로 올리던 것을 단원별로 정리하여 다시 올리고, 출제 빈도가 높을 문제들을 분석하기도 하고, 소방안전관리자 문제가 문제지를 만들어 돌아가면서 시험을 본다는 것도 알게 되고, 매년 문제지가 바뀐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소방안전관리자 시험문제 외에도 기술지도사 시험 준비를 위해 정리한 기계공작번에 대한 글도 꾸준히 올렸다. 스킨 스쿠버나 골프 등 취미생활에 대한 자료도 정리하여 올리고, 설비보전기사나 기계정비산업기사 등과 같은 자격증 관련 자료도 가끔씩 정리하여 올렸다.

 

   그 중에 가장 많이 올린 건 단연 그루터기의 일상사에 올린 글들이다. 이 글들은 나의 일기에 가까운 글들인데, 두 가지 목적이 있다. 첫 번째 목표가 글쓰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이 글을 쓰기 전에 올린 글들이 거의 대부분 기술자료이나 시험자료의 글들이었다면 이 곳에 올린 글들은 일기나 수필의 개념이 강하다. 기술자료의 글들은 어쩌면 워드작업이나 노동에 가깝다고 한다면, 그루터기의 일상사에 올린 글들은 글쓰기에 가까운 글들이다. 물론 글짓기하고는 다소 거리가 있다. 나의 일상이나 주변에 있었던 일들은 가감없이 쓰려고 노력한다. (제 기억력이 저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기억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다소 과장되거나 오류가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 봅니다.)

   지난 3월부터 시작한 하루 한 편의 게시글 올리기 약속이 쉽지는 않았지만 6개월이 넘어간 지금 내 글의 변화가 느껴져서 행복하다. 우선 철자법 틀린 경우와 띄어쓰기 틀린 부분이 많이 줄었다. 반복해서 쓰는 단어도 많이 줄었고, 제일 많이 변화된 것은 긴 문장이 별로 없이 간단한 단문으로 글 쓰는 글들이 많아졌다. 한 문장에 주어가 하나가 들어가도록 노력은 하고 있지만 아직도 옛날 글쓰기 버릇이 많이 남아 있어서 쉽지는 않다. 아참! 부사도 많이 줄었다. 그러나 새새한 묘사나 꼭 맞는 단어를 찾아쓰는 것이나 기승전결이 없는 글들이 거의 대부분이라 내 맘대로 일기 정도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이 말이 맞는 말인가는 잘 모르겠지만 사건은 많은데 주제가 딱 부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직도 이과형의 글쓰기 습관이 그대로 배어있어서 중요사항을 나열하는 것을 좋아하니 말이다.

 

   이것 말고도 많이 달라진 것은 금년 3월부터 지금까지 9월까지 6개월 반 동안 200권이 넘는 책을 읽었다. 대략 하루 한 권의 책인데 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짧은 시간에 많은 책을 읽은 기간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처음에는 책 몇 권을 빌려오면 하루에 한 권 정도를 볼까 말까하고, 다른 약속이나 갑작스런 일이 생기면 보지 못하는 날이 많다보니 며칠에 한 권 꼴로 책을 봤다. 7월 들어 VIP 회원이 되어 한 번에 7권의 책을 빌려올 수 있고 부터 집중적으로 책을 보기 시작해 평균 하루에 2권 정도의 책을 읽게 되었다. 올해 3개월 정도의 기간이 남아 있는데 금년 12월 말까지 목표인 300권 읽기도 무난하게 달성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올해의 책읽기 목표를 잘 달성하고 나면 3년 동안 1,000권 정도의 책을 읽는 목표를 정해 도전해 볼까 한다. 내년에는 새로운 일을 시작해보려고 하고 있어서 지금처럼 하루 종일 책을 읽을 수 있는 백수처럼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여건만 된다면 꼭 해 보고 싶다. 도전은 꼭 성공하면 좋지만 도전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니까 말이다.

 

 

 

백수 1년 동안 결과

 

# 소방안전관리자 1급 자격증 취득

# 기계설비유지관리자 특급 자격 취득

#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자격증 취득

( 프레스금형 2급, 사출금형 2급, 특수가공 2급, 기계가공 2급)

# 국가 과학기술인 등록(국가연구자번호:12681265)

# 국가자격검정 감독위원 위촉

# 무인 비행기 이러닝 교육 수료,

# 무인헬리콥터 이러닝 교육 수료,

# 무인멀티콥터 이러닝 교육 수료

# 3D 프린팅 전주기(플라스틱) 교육 수료

# 산업기술혁신사업 평가위원 신청

# 국가자격검정 출제위원 신청

 

 

   이제 다시 시작하는 백수 2년차이다.

   처음 백수 1년 차 때는 아무 계획도 없이 시작해서 일년이 후딱 지나갔는데 이제는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보고 싶다. 우선은 진행되고 있는 책읽기 목표와 글쓰기 목표를 년말까지 잘 지켜가고, 내년 1월 부터는 새로운 계획을 세워 숨겨놓은 버킷리스트를 하나하나 꺼내 실천해 보고 싶다.

 

 

   퇴직기념 가족파티에서 슬쩍 말을 꺼냈다가 두 아들 한테 “그건 절대 반댑니다.” 소리를 들었던 '라이더'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배달 라이더'가 아닌 '전국일주 라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