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취미생활과 일상사/그루터기의 일상사

코로나 확진자와 밀접촉자(솔선 자가격리)

그루 터기 2021. 12. 8. 09:46

확진자 밀접촉자

 

   어제 천안에서 기계수리를 마치고, 같이 작업하던 직원이 보이지 않아서 어떻게 된거냐고 물었더니 코로나 검사 받으러 갔다고 하네요. 얼마 전 서울 어머니댁을 다녀왔는데 어머니가 확진이 되었다고 연락이 왔나 봅니다.

   하필 오늘 마음이 급해서 기계수리하면서 마스크를 끼지 않았었고, 그 직원하고 둘이서 기계를 마주잡고 수리를 했었거든요. 갑자기 바보스럽고, 왜 하필 오늘 따라 마스크를 깜빡하고 그냥 작업을 했는지... 뒤늦게 마스크를 하면서 후회한들 걱정이 앞서기 시작합니다.

 

   혹시 그 직원이 확진자가 되면 나도 거의 100% 확진자가 될 것 같은 느낌에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올라오면서 부품을 사기 위해 방문하기로 했던 곳의 약속을 취소하고 바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올라올 때마다 매번 들리던 휴게소도 들리지 않고 집에 곧장 왔습니다. 차에서 내리기 전에 물수건으로 꼼꼼하게 손을 닦고, 엘리베이터 버튼도 장갑낀 손으로 누르고, 도착하자마자 집사람에게 이야기하고 세정제로 현관손잡이와 도어록을 소독했습니다.

   집사람도 같이 마스크를 하고 기본 2m거리를 두고 바로 작은 방에서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저녁 식사는 작은 상에 따로 받아서 방에서 하고, 휴지통도 따로 준비하고 창문을 살짝 열고 방문을 닫았습니다. 입고 갔던 옷은 내 방에서 벗어두고, 샤워도 하고나서 화장실 대청소 다시하고 할 수 있는 건 일단 다했습니다.

 

   그런데 살살 으스스하고 코가 막히고 약간 열도 났습니다. 오늘 감염되서 벌써 증상이 나타나는 건 아니겠지만 며칠 전부터 친구랑 식사도 하고, 파주도 다녀왔는데 혹시나 그때 잘못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파주 친구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파주 친구는 암 수술을 받은 지 2년차라서 코로나에 감염이 되면 큰일이거든요.

   보건소에 가서 PCR검사를 받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벌써 시간이 6시를 지나네요.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임시선별진료소는 대부분 오후 5시에 검사가 끝나고 보건소에서는 저녁 9시까지 한다네요.

   부랴부랴 옷을 입고 양천보건소로 갔습니다. 635분에 길게 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7시부터 저녁 검사를 시작하는데 벌써 30여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7시가 되니 내 뒤쪽으로도 줄이 안보이게 섰습니다.) 미리 핸드폰으로 검진표를 작성하고 실제 검사는 금방 끝났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방문을 닫고 철저하게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침대도 바뀌고, 걱정도 되고, 커피도 많이 먹었고, 11시가 넘어서 잠자리에 들었는데 서너 번을 깨고도 4.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아 책상에 앉아 책도 보고, 검색도 하고, 글도 정리했습니다. 감기 기운이 있던 몸은 다행히 괜찮습니다. 아침에 손주가 7시에 온다고 했는데 걱정입니다. 할아버지 보면 내 방으로 들어오려고 할 텐데. 650분쯤에 밖으로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어디 갈수도 없습니다. 차를 몰고 한바퀴 돌고 오면 9시 반 손주가 어린이 집에 갈 시간입니다.

6시 반쯤 되니 안방에 따로 잔 집사람이 나옵니다. 며느리가 약속했던 곳에서 어제 확진자가 나와 약속이 취소되어 손주가 집에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행입니다.

 

   825분에 천안에서 문자가 왔습니다. 같이 작업했던 직원이 검사결과 음성이라고요. 정말 다행입니다.

   831분에 양천보건소에서도 연락이 왔습니다. 내가 한 PCR검사 결과도 음성이랍니다.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집사람한테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보입니다. 오케이 사인이지요.

! 어제 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코로나방제훈련을 한 기분입니다.

   커피 두 잔을 내려 집사람과 나란히 앉아 한 잔 합니다. 양천도서관에서 예약했던 책이 도착했다고 문자가 왔습니다.

   옷을 주섬주섬 입고, 양천 도서관으로 출발해야겠습니다.

   먼저 이 글을 마무리하구요...

 

   파주 친구 걱정을 덜게 되어 정말 다행입니다. 오늘 날씨가 참 좋네요. 마음도 가볍구요.

 

   뉴스에서 확진자수가 6천명에서 7천명 사이가 될 거라고 합니다.

   걱정이 됩니다. 나쁜 소식은 틀리는 법이 없다고 했는데 12월에 하루 확진자 2만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전문가의 이야기가 기우이길 바래봅니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