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취미생활과 일상사/독서 메모

『나는 울 때마다 엄마의 얼굴이 된다』, 이슬아, 문학동네, 2018

그루 터기 2021. 12. 30. 07:53

나는 울 때마다 엄마의 얼굴이 된다, 이슬아, 문학동네, 2018

 

 

작가의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의 이야기를 글과 만화로 엮은 책

인터넷에서 일간 이슬아라는 글을 6개월간 만원씩 받고 이메일로 보내주는 방식으로 연재한 내용의 일부를 엮은 책

보통사람들이 들어내가 쉽지 않은 자전적인 성, 담배, 누드모델, 엄마와의 관계 등 내용도 약간씩 있었다. 독서록에 기록할 만한 좋은 문장은 찾지 못했지만 새로운 경험이었다.

 

 

 

작가 소개

이슬아

199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글을 쓰고 만화를 그린다. 누드모델, 잡지사 기자, 글쓰기 교사 등으로 일했다. 2013년 데뷔 후 연재 노동자가 되었다. 여러 매체에 글과 만화를 기고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늘 어떤 플랫폼으로부터 청탁을 받아야만 독자를 만날 수 있었던 이슬아는 어느 날부터 아무도 청탁하지 않은 연재를 시작했다.
2018년 2월 시작한 시리즈의 제목은 《일간 이슬아》. 하루에 한 편씩 이슬아가 쓴 글을 메일로 독자에게 직접 전송하는 셀프 연재 프로젝트다. 그는 자신의 글을 읽어줄 구독자를 SNS로 모집했다. 한 달 치 구독료인 만 원을 내면 월화수목금요일 동안 매일 그의 수필이 독자의 메일함에 도착한다. 주말에는 연재를 쉰다. 한 달에 스무 편의 글이니 한 편에 오백 원인 셈이다.
학자금 대출 이천오백만 원을 갚아나가기 위해 기획한 이 셀프 연재는 6개월간 절찬리에 진행되었다. 어떠한 플랫폼도 거치지 않고 작가가 독자에게 글을 직거래하는 메일링 서비스를 통해 이슬아는 독립적으로 작가 생활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반년간 연재를 지속한 뒤 그 글들을 모은 『일간 이슬아 수필집』을 같은 해 10월에 독립출판했다. 매일 달리기를 하고 물구나무를 선다.4

돈은 더 벌려면 시간을 그만큼 더 쏟아야 했는데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돈이 없는 것보다 더 불행한 일이기도 했다. 부자는 결국 시간을 맘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을 말하는 거 아닐까? 내가 돈이 많아지면 엄마에게 가장 주고 싶은 것은 시간이었다. 일을 멈춰도 되는 시간을 엄마에게 선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엄마는 내 나이 딱 두 배였고 내 나이는 엄마가 나를 낳았던 나이와 같았다.

 

 

 

 

독서 메모

 

 

엄마 고난이란 무슨 말이야?” “너무 너무 힘든 걸 말하는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무슨 뜻이야?” “뭔가 어려운데도 지지않고 계속할 때 쓰는 말이야.”

 

태어나 보니 제일 가까이에 복희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몹시 너그럽고 다정하여서 나는 유년기 내내 실컷 웃고 울었다.

 

복희는 알려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난에 지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나도 무르게 눈물이 났다. 엄마가 울었기 때문이다. 엄마랑 나는 눈물샘의 어딘가가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다. 그 후로도 한참을 엄마가 울 때마다 울었다.

 

목희는 가끔 생각할까. 그녀가 될 뻔한 자신의 모습을. 놓쳐서 날려 버린 기회와 가능성들을. 그게 아쉬울까. 혹시 아무렇지도 않을까.

 

엄마가 너희를 열 달 동안 뱃속에 품고 사랑으로 키웠는데..! 서로 이렇게 상처를 주면 어떡하니

 

지금보다 더 나이든 엄마를 생각하면 꼭 슬퍼졌다. 나는 아무리 자라도 엄마 없이는 못 살 것 같다.

 

엄마는 자식을 키우는 건 영원한 짝사랑이라고 말했다.

너무 비싸다 그치.”

내가 한숨을 쉬면서 말하자 어마는 나에게 처음으로 그런 걸 물었다. 정말로 돈의 제약이 없다면 무엇을 하고 싶냐고, 나는 대답을 못했다. 그런 질문은 처음 들어봤기 때문이다.

 

자기가 초라해 보일 때 괜히 엄마를 미워해 보는 것은 딸들이 자주 하는 일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