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서울에 대설주의보가 내렸었다.
최고 7cm. 이 정도가 대설주의보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나마 최고라고 했던 량에 어림도 없는 1~2cm 정도의 눈이 왔다. 눈발이 날렸다고 해야 할 정도다. 저녁때 부지런한 아파트 청소담당 아저씨들이 사람들이 다니는 길의 눈을 치워서 빙판을 면한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 밤새 눈이 많이 왔나하고 내다 봤더니 눈이 더 이상 오지 않았나보다. 문든 앞쪽 저층 아파트의 지붕이 눈에 들어왔다. 지붕의 눈들이 고르게 쌓여있거나 녹지 않고 줄무늬를 형성하고 있다. 일정한 패턴의 무늬다. 어떻게 저렇게 되었을까 곰곰이 생각해본다. 참 한가하다.
눈은 열에너지가 전달되어야만 녹는다. 그렇다면 밤새 태양의 빛을 받지 못한 지붕의 눈은 집 안에서 올라오는 열기에 의해 녹았을 것이다. 자세히 보니 벽이 있는 부분이 먼저 녹은 것 같다. 베란다 부분도 먼저 녹았다. 눈이 남아 있는 부분은 방과 거실이다. 그렇다면 답은 단열에 있는 것 같다. 거실과 방에는 전부 천정이 있어서 중간에 공간이 있고, 여기서 단열역할을 하는데 벽은 바로 지붕에 닿아 있어서 열을 그대로 빼앗기는가 보다. 천정이 없는 베란다 부분도 단열이 되지 않아서 먼저 녹은 것 같다.
우리 집같이 중간에 끼여 있는 집은 괜찮은데, 제일 위층에 사는 분들은 난방비가 더 많이 나올 것 같다. 지어진지 30년이 넘은 오래된 아파트라서, 주택이 부족한 상태에 급하게 단지를 만들어 지은 아파트라서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옆에 있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지붕과 어린이집 지붕을 봤다.
여긴 아파트보다 더 심하다. 이 곳은 아마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 독서실이나 사무실 위쪽이 다 녹았다. 벽과 거실의 차이가 나지 않고 그냥 모두 녹았다. 단열이 거의 되지 않았나 보다. 어린이 집은 더 심하다. 야간에 사람이 없는 사무실 개념이라 아무래도 단열을 소홀하게 한 것 같다.
난방비가 무지하게 많이 나오는 건 아닐까 걱정을 하면서 아내에게 설명을 했다.
그게 뭐 중요하냐는 듯 처다 보던 아내 왈
“관리사무실 난방비는 우리가 다 내는 거잖아!”
“그렇게 되나.”
저층 아파트 지붕의 눈이 녹은 모습입니다.
좌측이 관리사무실, 가운데 낮은 건물이 어린이집(유치원)입니다.
'그루터기 취미생활과 일상사 > 그루터기의 일상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자의 재롱(22개월 손자의 우르드바다누라아사나 ) (0) | 2022.01.21 |
---|---|
'이웃을 더 사랑하라' - 멋진 친구 자랑 (0) | 2022.01.20 |
아버지 기일에 생각나는 '지공거사' (0) | 2022.01.16 |
이놈의 층간 소음 , 나는 가해자. 이사를 갈 수도 없고.... (0) | 2022.01.16 |
[사이언스프리즘] 바이러스 팬데믹시대 (0) | 2022.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