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취미생활과 일상사/그루터기의 일상사

손자의 재롱(22개월 손자의 우르드바다누라아사나 )

그루 터기 2022. 1. 21. 06:07

손자는 지금 22개월이다. (글을 올리는 지금은 23개월이 지났는데 사진은 22개월이었음)

 

저의 엄마가 바쁠 땐 자주 우리집에 와서 지냅니다. 

재롱이 보통이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 마음을 쏙 뺏어갔습니다.

가끔은 말썽도 피우지만요. 

 

집에 오면 놀이가 정말 다양합니다.

거실 창문을 통해 지나가는 비행기보기와 짹짹이 보기는 훨씬 어릴적 부터 재미를  들인 거라 일단 오면 창문 밖을 확인합니다. 모든 새들은 짹짹이로 통합니다. 주로 비들기와 직박구리를 볼수 있고, 가끔 놀이터 부근에서 참새를 보거나 하는데 모두 '짹짹'입니다. 강아지는 '멍멍', 고양이는 '야~옹' 입니다. 

그 다음엔 장남감 통을 뒤집어 온통 매트위에 장난감을 흩어놓고 이것 저것 고릅니다

좋아하는 장난감도 종류가 다양하고, 애들이 오래 동안 한가지에 집중하지 못하고 이것 저것 좋아하다보니 거의 전부를 골고루 돌아가면서 가지고 놉니다.

여러권의 책 중에 좋아하는 책이 몇 권 있어서 일단 한 번씩 읽어봅니다. 직접 읽는게 아니고 할머니가 읽어주면 따라 뭐라고 뭐라고 합니다.  동물 흉내는 잘 내니까 주로 그 대목에서 같이 합니다. 책보기가 끝나면 '스티커 붙이기'  A1정도 크기의 판에 바다와 산, 집 같은 그림이 그려져 있고, 물고기나 육지 동물 그리고 집에서 사용하는 물건까지 다양하게 있는데 자주하다보니 금방 외우더라구요. 모든 동물이나 사물의 이름을 발음하기에는 아직이구요. 발음은 비슷하게 하고 인지는 확실하게 합니다.  숫자 외우기도 하고, 영어 알파벳 외우기도 합니다.  

 

나열하기로 하면 끝이 없을 것 같은데 특히 좋아하는 것이 

장난감 자동차에서 나오는 노래를 틀어놓고,(그것도 꼭 좋아하는 노래를 한곡을 선택합니다)  빙글빙글 도는 겁니다. 

보는 내가 더 어지러운데 정작 손자는 어지럽지 않은가 봅니다.  한 두번에서 열번 정도 도는 게 아니라 스무번 서른번 한없이 돕니다. 가끔은 비틀거리기도 하는데 바로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해서 신기하기도 합니다.  혼자만 도는게 아니라 꼭 할머니 할아버지를 같이 돌게 졸라서 보통 고역이 아닙니다.  그래서 나름 요령이 생겼는데 한쪽방향으로만 돌면 어지러워서 몇 바퀴 돌지 못합니다.  한 서너바퀴돌고 반대로 서너바퀴 돌고 하면 어지럼증은 없습니다. 그래서 요령을 피움니다.  손자가 그런 잘 모르나 봅니다. 

 

엊그네 놀다가 갑자기 구르기를 하네요.

집에서도 자주 했었나 봅니다.  

 

 

 

 

 

 

 

그러더니  급기야 '우르드바 다누라 아사나 : 아치 자세'를 해서 깜놀했습니다.

허리 다칠까봐 걱정이 되는데 너무 쉽게 아치자세를 취합니다.  얼른 핸드폰을 들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동영상을 찍으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사진을 찍을 때 까지만 하고 그 이후로는 하라고 해도 안하네요.. 아마 의사전달이 잘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한쪽 손을 들고 재주를 부립니다. 

 

 

신나합니다. 

 

 

 

 

다음날도 아치를 보고 싶어 시켰는데 아무리 이야기해도 알아 듣지를 못하는지 하지 않습니다.  핸드폰을 들고  사진을 찍자고 하니 폼을 잡습니다.  소파에 늘어져 있는 폼입니다.  평상시에는 이런 폼을 거의 보지 못했는데, 왜 갑자기 이런 폼을  잡는지 알수 없지만 잘 놀다가 핸드폰을 들고 사진을 찍자고 하면 계속 이런 폼을 잡네요.  이것도 이날만 하고 다음날 부터는 하지않았습니다.  손자와 의사소통이 아직은 많이 부족한가 봅니다. 

 

 

 

 

 

 

손자 보느라고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게 지나갑니다. 

손자보는 할머니의 허리에도 슬슬 부담이 갑니다. 

아내는 손자가 오는 날은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 시체놀이를 합니다.

애짠한 마음 뿐입니다. 

 

가까이 있는 큰 손주는 이렇게  육아를 도와줄 수 있는데 

멀리 지방에 있는 작은 손주는 도와줄 수 없어서 안타깝고 또 보고 싶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