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렇다고』, 짧은대본, 아리, 포르체, 2022
그림 에세이라고 표현하면 적당한 책이다. 글보다 그림이 많은 책,
30분 정도면 다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주로 사랑에 대한 내용인데 이 나이에도 고개가 끄떡거려지고, 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 들이 있다.
아직도 사랑이 남아 있는 건가? 피식 웃음이 나오지만, 설렘이 살짝 오는 것도 같다.
사람은 나이가 먹어도 사랑이라는 말에 긴장이 되나 보다.
젊은 시절에 읽었더라면 페이지마다 공감 표시를 했을 것 같다. (물론 그때는 책이 없었겠지만)
마음은 시작을 모른다고 했는데 정말 이미 시작한 건가?
사랑이 고프다.
저자 소개
짧은 대본
2018년 유튜브에 ‘짧은대본’이라는 채널을 개설하였다. 주인공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가희 편〉, 〈시영 편〉, 〈진원 편〉을 제작하였고 2019년부터 안 끝나는 단편 드라마 〈짧게 말해서〉를 연재 중이다. 현재까지 약 120여 편의 짧은 단편 드라마를 제작하였고 〈유사 연애〉, 〈권태기〉, 〈연애 초반 특〉, 〈시영 편〉 등으로 많은 시청자에게 공감을 얻었다.
아리(그림)
일상의 작은 선물 같은 그림을 그리고 싶은 일러스트레이터. 인스타그램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고, 다양한 기업과 여러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성수동 작은 공간에서 개인전 ‘PICNIC’을 담은 《아리의 피크닉 컬러링북》을 출간했다. 오랫동안 다양한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따듯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
독서메모
마음은 시작을 모른다. 이미 시작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첫사랑과 결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당연하지, 이렇게 좋은데? 누구와도 헤어질 수 있고 또 누구와도 만날 수 있다. 좀 더 어렸을 때 알았다면, 시계를 돌려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우린 정말 완벽한 첫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사랑할수록 설렌다? 좋아할수록 설렌다. 좋아할수록 편하다? 사랑할수록 편하다. 좋아할수록 화장이 더 짙어진다. 사랑할수록 서로의 민낯에 더 빠진다.
가장 좋은 순간이. 너무 좋다 만약 우리 헤어진다면, 이 기억 때문에 엄청 슬플 것 같을 만큼.
부딪히기 전에는 왜 벽을 못 볼까.
우린 사랑을 놓친다. 아무것도 안 해서, 혹은 너무 많은 걸 해버려서.
가야 하는 사람 "내가 더 보고 싶으니까 그 사람한테 가고, 내가 더 사랑하니까 먼저 연락하고. 나는 그 사람한테 가야 되는 거고, 그 사람은 나한테 와주는 거래요."
변한다고 수백 번 말해도 변하지 않는 게 사람이라서 결국 사랑이 변한다.
나 때문에
처음엔 그냥 다른 사람 때문에 힘들어 하는 걸 보고 그만 울었을면 좋겠다 였거든. 그래도 나 때문에 웃고 즐거워 하니까. 조금만 더 잘해주면 완전히 다 나을 거 같은 거지. 그런데 이제 나 때문에 울고 있더라. 그게 진짜 최악이야, 최악
“나중에 울고불고 후회할까 봐 안 만나고. 그것만큼 멍청한 일이 어디 있어? 일단 만나. 힘들면 그냥 울면 돼. 속 시원해지고 좋아. 경기에서 지면 후회한다고 하잖아. 진 거는 후회 안 해. 열심히 안 한 거, 그걸 후회하는 거지.
있는 그대로를 좋아한다는 말은 "사랑, 이게 단어만 들으면 추상적일 거 같지?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추상화도 물감 붓칠 작업은 구체적일 수밖에 없어. 생각해봐. 너를 그리는 사람이 널 대충 보지는 않을 거 아냐. 오목조목 다 뜯어보지. 단점도 모두 장점으로 봐주는 게 사랑인 거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봐주는 거?"
"난 이제 좀 친해졌다 싶으면 걔가 꼭 고백을 해서 끝나. 아직까지 내가 알고 있는 남사친 개념은 한쪽이 좋아하고 있거나 한쪽이 모른 척하고 있거나. 두 상황뿐이던데?"
사랑과 우정도 상대를 함부로 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야
어른들은 친구에 목매지 않는다. 평생 가자던 친구와의 이별이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를 만나면 꼭 이렇게 말한다. "젊었을 때 친구 관리 잘해야 한다."
"착한 사람이 나쁜 짓 하면 그동안 착하게 살아왔는데 좀 봐줘야 하는 거 아닌가. 왜 '착하게 봤는데 저러냐'고 두 배로 욕을 먹는 건데."
“너는 쓰레기가 아니다. 내가 너를 절대 버리지 않을 거니까.”
지금이 참 좋을 때라는 데, 아직 지나 보지 않아서 그런가? 그냥 똑같이 치이고, 똑같이 배고프다. 하지만 결코 '나쁘다'는 아니고, '좋다'라고 하기엔 좀 억울하고. 그냥...괜찮다? 오, 괜찮다.
그냥, 그렇다고
어떻게 보면 많이 무의미하지도, 그렇게 유의미하지도 않은 게 사람 사이 같다. 모든 행동에는 책임이 따르지만, 모든 일에 책임을 질 필요는 없는 게, 지금 좋았던 기억이 나중에 가장 아픈 추억일 수도 있고, 마지막이라 생각했던 사람과 이유 없이 평생 갈 수도 있는 게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한 사람 사는 이야기니까. 그래서 할 말 다하고 끝에 이 말 하나 붙인다. 그냥,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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