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취미생활과 일상사/인색 2막

동행

그루 터기 2022. 8. 16. 07:34

 

엊그제 30개월 손자에게 바다에서 살고 있는 생물을 아르켜 주기 위해 소래포구를 찾았습니다 

 

막바지 여름 철이라 사람이 조금 늘었다고 하는데 

늦은 2차 장마비로 그동안 장사를 못해서 상인들이 울상이었습니다 

 

몸보다 말이 빠른 30개월 손자는 요즈음 "왜?"를 달고 삽니다.
어떤 때는 왜에 대한 설명을 하다보면 열개 정도는 수월하게 이어갑니다 

이제 왜를 계속 하지 않게 하는 방법도 터득했지만 

가능하면 많은 설명을 하려고 합니다 

 

아들을 키울때는 먹고 사는게 바빠서 어떻게 컷는지 기억이 하나도 없는데 

손자는 커가는 모습이 귀엽고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말도 잘 하지 못했을때 책을 보거나 사물을 보고 

그냥 간단하게 설명한 것 하고, 

다큰 어린애 한테 설명하듯 조금은 과하게 설명했던 것들이 

지금 말을 하는 단계에서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요즘 "왜?"라는 질문에 지루하리 만큼 답답해도 자세하게 답을 해 줍니다. 

심지어는 초등학생이나 이해할 정도로 까지요.

 

그런데 정말 놀랍습니다. 

그걸 기억합니다. 그리고 표현합니다. 

도리어 말조심하라고 어른들에게 가르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소래에서도 물고기는 다 생선이라고 말을 해야 알아들을 수 있을까 말까한 애기인데

가재, 꽃게, 대게, 오징어, 낙지, 문어, 소라, 멍게, 광어, 새우 등등 다 기억하고 정확하게 맞춥니다. 

돌아오는 길에 이렇게 말합니다. 

"오늘 문어도 보고, 낙지도 보고, 가재도 보고, 멍게도 보고.....  상어는 못봤어"

소름이 끼칩니다. (다른 애들도 다 겪는 과정일텐데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건가요?)

 

나의 남은 인생길 같이 갈 손자

진정한 동반자가 아닐까 문득 생각해서 쓰고 만들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