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아닌 것이 없다』, 복효근, 천년의 시작, 2018
적게는 두 줄 많아도 열 줄을 잘 넘지 않는 시들이다. 짧으면서도 감동을 주는 시들이 많다.
짧은 글일수록 함축된 뜻이 많은데 그 해석은 읽는 사람의 몫이리라.
저자 소개
복효근
1991년 계간 『시와시학』으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버마재비 사랑』 『새에 대한 반성문』 『누우 떼가 강을 건너는 법』 『목련꽃 브라자』 『마늘촛불』 『따뜻한 외면』 등이 있으며, 청소년 시집으로 『운동장 편지』를 펴낸 바 있다. 최근에 네 번째 시집 『누우 떼가 강을 건너는 법』을 재출간하였다. 편운문학상, 시와시학상, 신석정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독서 메모
초승달
어둠 이쪽으로
빛나는 쇠뿔 하나 불쑥 비쳐 있다.
저 뿔 따라 어둠 저편 헤치고 가면
잃었던 소 찾겠다 .
무지개
저 다리 건너
그리던 그 세상 분명 있을 거라고
하늘이 잠시 잠깐 보여주는
겨울 이야기
내리는 서설을 받으려 마른 부추꽃대궁이 가만 손을 뻗자 바람이 잠시 숨을 멈추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꽃
내 몸의 통점을 이어놓고 나면
나의 형상이 되어라
그렇듯 나무는 나무의 통점의 총합이다.
아픔이 사라진 나무는 장작에 지나지 않는다.
세상에, 생이 아픔과 동의어라니
아프지 않으면 노래가 ᄄᅠᆼ르지 않듯이
다리가 아프지 않을 땐 다리가 있는지도 모른다.
나무의 통점에서 꺼낸 잎이 푸르다.
꽃은 통증의 역설이다.
자서전
한 마리 새를 얻기 위해
한 무리 새 떼를 날려 보내야 한다..
그런 것쯤은 나도 안다.
그런데 이걸 어떻게 변명하나
새 한 마리도 얻지 못하고
새 떼를 다 날려버린
결근 사유
목련꽃 터지는 소리에
아아,
나는 아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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