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들이 참 좋았습니다.』, 초록담쟁이, 알에이치코리아, 2019
소녀 감성을 느끼고 싶어 빌려온 두 권의 책.
며칠 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밀쳐놨다가 오늘에야 순식간에 읽었다. 아직 나에게도 소년 소녀의 감성이 남아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이쁜 이야기가 공감이 가고 맘에 든다. 그림 잘 그리고, 노래 잘하고, 외국어 잘하는 친구들이 평생 부러운건 어쩔 수 없다. 아참 글씨 잘 쓰는 사람도 많이 부러워했는데 요즘은 노력중이다. 모든 글씨를 잘 쓸 수 없지만 컴퓨터 글씨와(잘 치는 거지만) 캘리에 빠져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데 만족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아닌 여름, 가을, 겨울, 봄으로 연결된 글들이 참 신선하고 좋다.
내 인생 가을이라고 걱정하고 살고 있는데, 겨울 지나고 다시 봄이 올 수 있는 걸 왜 몰랐을까?
이 책을 캘리 글씨로 옮겨 적고 싶다. 멋진 그림에 멋진 글씨로 책을 낸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욕심을 조용히 내려놓는다. 아직 난 부족한게 너무 많으니까.
하늘 아버지께 드리는 사랑 노래이며 연애편지라는 글들이 작가가 아름다운 그날의 흔적을 찾아 떠나듯이 나도 그날을 그리며 책을 덮는다.
저자
초록담쟁이
미술을 전공했지만, 본격적으로 그리는 일을 시작한 건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산골생활을 하던 때입니다.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과 제 모습을 하루하루의 일기처럼 그린 그림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게 되어 어느덧 그리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우리 반』『붉은 실』『빨간 머리 앤 모빌 아트북』 『날마다 말씀으로 자라요』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에 대한 그림과 이야기를 <아름다웠던 날들>이라는 제목으로 네이버 그라폴리오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동경은 제 그림에 담긴 중요한 이야기이자, 그림을 그리는 동력입니다. 그림을 보는 동안, 저마다의 아름다웠던 시절을 떠올리며 위로와 작은 쉼을 얻을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독서 메모
소나기
갑자기 만난 소나기에도
깔깔대며 즐거운 우리들
인생이라는 길에서 소나기를 만날 때
비에 젖는 것도 그리 힘들지 않게 함께 있어 줄
그런 친구 옆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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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보다 어여쁜 이름
사방이 알록달록 꽃들로 가득 찼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 마다 싱그럽고 아름다운 날이었습니다.
나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꽃을 땄지요.
한 바구니 가득 꽃을 모아 오는 길
나무 그루터기를 만났습니다.
판판한 게, 꼭 스케치북 같았어요
나는 꽃으로 글씨를 써 보았습니다.
꽃보다 더 어여쁜 이름
엄 … 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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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비가
세상은 아름답고 모두들 즐거운데
내 마음에만 장대비가 내리는 그런 날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의 어둠 속에 조용히 들어와
함께 비를 맞아 준
고마운 네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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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길
가을이 깊어지면
내가 참 좋아하는 자작나무 길을 지나
도토리를 주우러 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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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일어나
따뜻한 봄이 오고 있어
이제 그만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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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타임
오늘같이 사랑스러운 봄날엔
예쁜 꽃 아래
식탁보를 깔고
찻잔에 향기로운 차을 담아
마주 앉은 너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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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 밑줄 그은 날들,
오늘 우리를 행복하게 할 그날들을 만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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