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취미생활과 일상사/그루터기의 일상사

내 마음의 냉장고

그루 터기 2021. 9. 7. 21:31

   몇 년 전에 유명인을 비롯한 연예인의 냉장고를 공개하는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티비 프로그램이 있었다. 국내 일류 세프들이 그 속에 있는 재료들을 찾아서 멋진 요리를 만들어 주는 내용이다. 유명인 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 본인의 냉장고 속에 어떤 재료가 들어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막상 요리를 하려고 해도 무슨 재료가 있는지 알지를 못하고 엄두도 나지 않는다고들 했다.

 

   나의 경우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요즈음 내가 집에서 간단하게라도 요리를 하려고 냉장고를 열어보면 어디에 어떤 재료가 있는지 모른다. 집에서 요리는 아내가 다 하기 때문에 주 재료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지만 양념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심지어는 요리를 할 냄비나 후라이팬을 어느 것으로 사용해야 가장 적당한지도 잘 모른다.

   티비 속의 일류 요리사 들은 남의 집 냉장고 속의 재료들을 하나하나 파악하여 재료 본연의 맛과 조합을 멋지게 구성하여 맛있는 요리를 뚝딱하고 만들어 낸다. (역시 전문가답다)

 

   나의 삶도 냉장고와 같지 않을까 문득 생각이 든다. 60년이 넘도록 살아오면서 그 때 그 때 꼭 필요하지는 않았지만 하나씩 따놓은 꽤나 많은 자격증을 비롯하여 취미생활이나 직장생활을 위해 받은 수많은 교육까지. 이 모든 것들이 유효기간 다 되어 가는 식재료 처럼 구석에 덩그러니 처 박혀 있다가 이제는 더 이상 필요 없는 것들이 되어 버리는 것은 아닐까?

 

   인생에서도 ‘냉장고를 부탁해’의 일류 요리사처럼 숨겨진 재료들을 꺼내서 멋진 인생2막의 요리를 만들어 줄 사람이 있으면 참 좋겠다. 과연 그 요리사는 어떤 분일까?

   그 요리사가 바로 독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내가 내 자신을 제일 잘 알고 있지만 냉장고처럼 내가 넣어준 지식을 내 스스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을 때 다양한 책을 많이 읽어 보는 것이 멋진 요리를 만들 수 있는 레시피가 될 거라는 생각을 해 본다.

 

 

   오늘도 열심히 책을 읽는다. 냉장고의 재료를 잘 조합할 수 있는 소양이 생기길 기대하며

 

 

 

오전에 읽은 책입니다. 

총 3권이 있는데 두 번째 이야기까지 읽었습니다. 내일을 세 번째 이야기를 마져 읽어야지요

 

 

 

 

 

오후 부터는 정호승 시인의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를 읽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딱딱한 듯 했었는데 페이지가 넘어갈 수록 슬슬 재미있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