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취미생활과 일상사/독서 메모

『괜찮아, 다시 봄이 올거야.』, 김영곤, 로그인, 2022

그루 터기 2022. 3. 11. 05:37

괜찮아, 다시 봄이 올거야., 김영곤, 로그인, 2022

 

이 책은 ‘2021년 만화 독립 출판 지원사업선정작이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작가의 첫 번째 에세이집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으로 이어지는 계절을 연결하는 간결한 이야기 들이다. 그림과 짧은 문장이 잘 어울리며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저자 소개

김영곤

디지털 펜슬과 물감으로 그림 그리는 사람. 인천에서 태어났으며 대학과 대학원에서 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그리는 일이 좋아 잘나가는 디자인프로덕션의 CEO를 과감히 내려놓았습니다. 홍익대와 남서울대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강의했고, 한동안 유럽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 국내에 소개하는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그림책을 비롯해 어린이 간행물 작업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인천에 마련한 개인 작업실에서 마음 껏 물감 칠하며 개인전 준비와 작품 활동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수 많은 저서가 있다.

 

독서 메모

 

기다림

 

겨울은 쉽사리 물러나지 않고,

그럴수록 새로운 계절에 대한 간절함은 커져만 간다.

시린 바람 속에 어느 순간 노랗게

꽃망울을 터트린 개나리.

내가 그토록 기다리던 그녀였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밤을 접는다.

 

긴 긴 밤을 고이 접어

서리서리 넣는다.

먼동이 터온다

내일 다시 굽이굽이 펴리라.

 

 

 

아껴야 잘 산다

 

왜 그렇게 자신을 아끼지 않는 건가요?”

그러게,

왜 그러는 걸까.

 

 

 

편지 할게요

 

마음 담아 꾹꾹 눌러 쓴

편지 한 통.

우표까지 붙여 보내면

언제쯤 네 손에 오나

네게 연락 올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 기다림이 좋아

이 가을, 편지를 쓴다.

 

 

 

사랑한다.

 

매일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도 좋으니까.

네 에플펜슬을

다 물어뜯어놔도 좋으니까

비싼 사료만

쏙쏙 골라 먹어도 좋으니까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나랑 오래오래 같이 살자

 

 

 

괜찮아, 다시 봄이 올거야.

 

가야 할 때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짧은 만남이 못내 아쉬워도

고이 보내줄 수 있는 건

분명 봄은 또 다시 올 테니까.

 

 

 

 

이따끔 멈춰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마음에 여백을 만들다 보면

 

다시 봄이 올거예요

 

느리다고 해서 늦은 건 아니잖아요

우리 천천히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