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취미생활과 일상사/독서 메모

『꽃잎 강릉』, 박용재, 곰곰나루, 2021

그루 터기 2022. 9. 13. 09:07

꽃잎 강릉, 박용재, 곰곰나루, 2021

 

필사를 위해서 빌려온 책이다.

필사하기 전에 먼저 한 번 읽어봤다. 사소한 주변의 일들을 어렵지 않은 단어로 차분하게 풀어 놓은 시다. 비슷한 연배 작가님들의 글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생각이지만 이 책도 나의 주변을 둘러 보는 듯 하다. 필사도 얼른 끝내야 겠다. 이번 필사는 만년필과  붓펜으로 하는 것이라 시간이 좀 걸릴 듯 하다.

붓펜으로 필사를 하기 전에 만년필로 필사를 끝냈다. 이제 붓펜으로 시작해야겠다. 

 

 

 

 

저자 소개

박용재

박용재 1960년 강릉시 사천면 하평리 출생. 1984신인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조그만 꿈꾸기, 따뜻한 길 위의 편지, 불안하다 서 있는 것들, 우리들의 숙객-동숭동 시절,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강릉, 애일당 편지등 출간. 단국대 대학원 문학박사. 현재 가톨릭관동대학교 교수.

 

 

 

 

독서 메모

 

 

꽃 같은 그사람

 

부서질까봐

만질 수도 없고

멀어질까봐

가까이 갈 수도 없네

 

그리워할 수 있어

행복한

흰 보랏빛 그 사람

 

조금 떨어져서 봐야

더 아름다운

제비꽃 같은

그 사람

 

 

 

 

 

겨울나비의 꿈

 

얼음 쌓인

땅속에서 들리네

구근들이 요동치는 소리

 

다가올 새봄엔

땅을 뚫고 피워낸

노란 영춘화 꽃잎에 앉아

 

세상사는 한 즐거움

얻어보려네

 

 

 

 

작은 꽃잎

 

너의 숨소리는 아주 작지

오랫동안 곁에 있지 않으면

그 소리를 들을 수 없어

눈을 감고 가만히 귀를 대면

콩닥콩닥거리는

너의 심장 소리가 들려와

그 작은 소리에

온 세상이 숨을 쉬는 듯해

그럴 때마다

너의 작은 얼굴에 피는

미소를 잊을 순 없지

 

작은 꽃잎 같은 그대

 

 

 

 

 

 

느닷없이

 

널 사랑했다.

느닷없이

 

외딴 해변에 핀

갯메꽃 한 송이

 

60세에

너에게 깊은 눈길을 주었다.

 

그게 전부 였다.

 

느닷없이, 지친 몸이

 

 

 

 

그 사람

 

평생 완전한 사랑을 찾아해매다.

결국 인생마저 미완으로 마감하고는 마는

그 사람 우리 그 사람

그 사람 스스로 지워졌네

 

 

 

 

들꽃

 

강릉 사천 하평리

들판에 누워

질경이, 쑥부쟁이, 토끼풀, 미나리아재비

구절초 그리고 민들레와 놀았다.

 

바람에 떨어지는 작은 꽃잎에

넋을 잃은 채 바라본 들판

나는 그 무슨 꽃도 못되네

 

천인국 한 송이

날 보고 빙그레 웃네

 

 

 

 

 

 

꽃잎 강릉

 

꽃은 좋겠다

강릉에서 피어서

 

강릉은 좋겠다

꽃을 피워서

 

나 여기 품었다

꽃잎 강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