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강릉』, 박용재, 곰곰나루, 2021
필사를 위해서 빌려온 책이다.
필사하기 전에 먼저 한 번 읽어봤다. 사소한 주변의 일들을 어렵지 않은 단어로 차분하게 풀어 놓은 시다. 비슷한 연배 작가님들의 글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생각이지만 이 책도 나의 주변을 둘러 보는 듯 하다. 필사도 얼른 끝내야 겠다. 이번 필사는 만년필과 붓펜으로 하는 것이라 시간이 좀 걸릴 듯 하다.
붓펜으로 필사를 하기 전에 만년필로 필사를 끝냈다. 이제 붓펜으로 시작해야겠다.
저자 소개
박용재
박용재 1960년 강릉시 사천면 하평리 출생. 1984년 『신인』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조그만 꿈꾸기』, 『따뜻한 길 위의 편지』, 『불안하다 서 있는 것들』, 『우리들의 숙객-동숭동 시절』,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강릉』, 『애일당 편지』 등 출간. 단국대 대학원 문학박사. 현재 가톨릭관동대학교 교수.
독서 메모
꽃 같은 그사람
부서질까봐
만질 수도 없고
멀어질까봐
가까이 갈 수도 없네
그리워할 수 있어
행복한
흰 보랏빛 그 사람
조금 떨어져서 봐야
더 아름다운
제비꽃 같은
그 사람
겨울나비의 꿈
얼음 쌓인
땅속에서 들리네
구근들이 요동치는 소리
다가올 새봄엔
땅을 뚫고 피워낸
노란 영춘화 꽃잎에 앉아
세상사는 한 즐거움
얻어보려네
작은 꽃잎
너의 숨소리는 아주 작지
오랫동안 곁에 있지 않으면
그 소리를 들을 수 없어
눈을 감고 가만히 귀를 대면
콩닥콩닥거리는
너의 심장 소리가 들려와
그 작은 소리에
온 세상이 숨을 쉬는 듯해
그럴 때마다
너의 작은 얼굴에 피는
미소를 잊을 순 없지
작은 꽃잎 같은 그대
느닷없이
널 사랑했다.
느닷없이
외딴 해변에 핀
갯메꽃 한 송이
60세에
너에게 깊은 눈길을 주었다.
그게 전부 였다.
느닷없이, 지친 몸이
그 사람
평생 완전한 사랑을 찾아해매다.
결국 인생마저 미완으로 마감하고는 마는
그 사람 우리 그 사람
그 사람 스스로 지워졌네
들꽃
강릉 사천 하평리
들판에 누워
질경이, 쑥부쟁이, 토끼풀, 미나리아재비
구절초 그리고 민들레와 놀았다.
바람에 떨어지는 작은 꽃잎에
넋을 잃은 채 바라본 들판
나는 그 무슨 꽃도 못되네
천인국 한 송이
날 보고 빙그레 웃네
꽃잎 강릉
꽃은 좋겠다
강릉에서 피어서
강릉은 좋겠다
꽃을 피워서
나 여기 품었다
꽃잎 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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