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취미생활과 일상사/독서 메모

『한나절 쉬어가면 어때서』, 서기호, 참글문화, 2019,

그루 터기 2022. 12. 30. 08:32

한나절 쉬어가면 어때서, 서기호, 참글문화, 2019,

 

 

 

저자 소개

서기호

경기 이천 출생, 성균관대 문과대학 졸업, 한국문인회 회원, 전 경기도문인협회 시분과 회장, 들꽃문학동인회 회원, 시집으로 잊고 찾는 시간들’, ‘작은 바람결’, ‘한나절 쉬어가면 어때’, ‘불고산의미소’, ‘한국대표 시선집공저 외

 

 

독서메모

 

고추 잠자리

 

코스모스 위 날개 짓은

가을의 주인공이요

눈에 밟히는 삶인데

 

빈자리에 걸터 앉은 너느

주막의 길손이요

나그네

 

만나고 떠나가는 인연이 그러하듯

미련한 가을은

고개 내젖는 입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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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절 쉬어가면 어때서

 

이수봉 올라

아무리 목청을 높여도

서로 오해가 없다.

 

용트림하는 만경봉아래

대공언이 둥지 틀어

가족처럼 얼굴을 뽐내고

 

속옷마저 바람에 던져버린 알몸들

풀을 뜯는

양때 같다.

 

산 아래

하늘 아래 소중한 당신

손님으로

한나절 쉬어가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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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잔 인생

 

한 잔

두 잔

세 잔의 기분을 나는 안다.

 

다른 삶

더 마신 기분은

보고 들어 알고 있다.

 

비틀거리는 한 병, 세 병의

살아온 삶을 모두

아는 척 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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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세레나데

 

애원하듯 다가오는 매미 소리는

응석인지

고백인지

 

영혼을 노래하는 가난뱅이의

노을 속 오솔길은

시인의 쉼터

 

시한부 삶에도

꿈틀대며 귓전 맴도는 소리

오늘도 낙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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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눈부신 날

작은 이 성화가

세상을 끌어안았지

 

은행잎은 햇살에 고개 떨구고

조형물 곁에 뒹구는 낙엽 밟으며

추억 하나를

 

희비가 엇갈렸던 젊은이들의 축제

국위선양에 힘든 줄 모르던

대한의 아들딸

 

오늘도

내일도 쉽표는 없다.

 

(월드컵 16강 진출을 보며 이 시와 비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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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양목

 

장군봉 허리춤에

춘양목 가득한 신천지를 만나니

대추나무 세월을 토하고

더덕은 진동하는데

드릅이 촘촘이 보초를 섰다.

 

화전민이 숨을 쉬던 골에

꿈을 펼치고 있는 춘양목

 

얼굴도

키도

숲속의 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