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절 쉬어가면 어때서』, 서기호, 참글문화, 2019,
저자 소개
서기호
경기 이천 출생, 성균관대 문과대학 졸업, 한국문인회 회원, 전 경기도문인협회 시분과 회장, 들꽃문학동인회 회원, 시집으로 ‘잊고 찾는 시간들’, ‘작은 바람결’, ‘한나절 쉬어가면 어때’, ‘불고산의미소’, ‘한국대표 시선집’ 공저 외
독서메모
고추 잠자리
코스모스 위 날개 짓은
가을의 주인공이요
눈에 밟히는 삶인데
빈자리에 걸터 앉은 너느
주막의 길손이요
나그네
만나고 떠나가는 인연이 그러하듯
미련한 가을은
고개 내젖는 입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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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절 쉬어가면 어때서
이수봉 올라
아무리 목청을 높여도
서로 오해가 없다.
용트림하는 만경봉아래
대공언이 둥지 틀어
가족처럼 얼굴을 뽐내고
속옷마저 바람에 던져버린 알몸들
풀을 뜯는
양때 같다.
산 아래
하늘 아래 소중한 당신
손님으로
한나절 쉬어가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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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잔 인생
한 잔
두 잔
세 잔의 기분을 나는 안다.
다른 삶
더 마신 기분은
보고 들어 알고 있다.
비틀거리는 한 병, 세 병의
살아온 삶을 모두
아는 척 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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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세레나데
애원하듯 다가오는 매미 소리는
응석인지
고백인지
영혼을 노래하는 가난뱅이의
노을 속 오솔길은
시인의 쉼터
시한부 삶에도
꿈틀대며 귓전 맴도는 소리
오늘도 낙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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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눈부신 날
작은 이 성화가
세상을 끌어안았지
은행잎은 햇살에 고개 떨구고
조형물 곁에 뒹구는 낙엽 밟으며
추억 하나를
희비가 엇갈렸던 젊은이들의 축제
국위선양에 힘든 줄 모르던
대한의 아들딸
오늘도
내일도 쉽표는 없다.
(월드컵 16강 진출을 보며 이 시와 비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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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양목
장군봉 허리춤에
춘양목 가득한 신천지를 만나니
대추나무 세월을 토하고
더덕은 진동하는데
드릅이 촘촘이 보초를 섰다.
화전민이 숨을 쉬던 골에
꿈을 펼치고 있는 춘양목
얼굴도
키도
숲속의 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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